특수활동비와 특정목적경비가 서로 구별이 잘 안되는, 그러니까 특정목적경비가 지출증빙이 없이 집행되는 경우가 많아서 특수활동비처럼 보이는 경우가 많은 게 우리 나라 실정이다. 이런 국가예산의 누수, 착복구조의 문제점을 나는 예전부터 언론사 선배들로부터 들어왔었다.  고질적인 국가불투명성, 부패구조에 대한 분노는 이렇게 오래됐다. 

나는 특정목적경비라는 것이 특수활동비의 일종인줄 알았는데, 오해였다. 둘은 별개의 비목. 이 때문에 처음에 내 글이 많이 헤매고 있었는데, 아무튼 특수목적경비는 헌재를 비롯한 다수의 국가기관 부처에서 원칙없이 집행되고 있고 이동흡은 그러한 원칙없는 특정목적경비 사용의 한 사례로서 많이 문제가 되고 있다.

나는 이동흡이 헌재소장으로는 부적격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지만 그것은 이동흡의 헌법재판소 판결에서 나타난 기본권 경시의 헌법관 때문에 재판소장으로는 부적합하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나는 민주당이 이 점을 더 부각시켜서 청문회를 진행해나가기를 바랐다.  그런 전략은 일석이조의 효과를 가져온다.  현 정치판도의 분위기를 일거에 역전할 수 있는 새누리당 전체에 대한 공격 및 국민의 기본권의식 고취.

지금 여론처럼 횡령여부가 헌재소장 낙마의 결정적인 결격사유로 거론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많이 유감스럽다. 왜냐하면 아직까지는 횡령이 증명되지 않은 상태이고 아무리 법정이 아닌 청문회라 하더라도 충분한 증거가 없이 심증만으로 유죄까지 인정하는 것은 정의롭지 못하다고 보는 것이 나의 신념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지금의 논란 수준은 이동흡은 기소되어야 할 판인데 아직 무사한 것은 또 다른 모순이다. 

개인통장에 넣고 특정목적경비를 사용하면 횡령의 의심을 받을 수도 있지만 민통당 의원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수표로 받은 특정목적경비를 개인통장에 넣은 순간에 바로 횡령이 성립하지는 않는다.  

횡령이 인정되려면 용도에 따른 지출을 했는지와 관한 구체적인 증거가 필요하다. 그런데 횡령의 증거는 찾아내기 어려워 보이길래 헌법의 기본권 존중원칙에 대한 국민적 관심사 부각, 특경비에 관한 부조리한 국가적 관행을 개선하는 쪽으로 관심을 쏟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더니,  진영논리 공격들이 들어온다.    

설령 지출내역서의 거래 내역이 만천하에 밝혀지더라도 과연 횡령이 될지는 미지수다.  이동흡이 부서차원에 등어온 돈을 혼자서 이해관계인 면담에 지출했다하더라도 그것이 횡령이 되지는 않는다.  아마 적어도 횡령여부에 관해서는 지루한 공방이 펼쳐지고 난 뒤에 결론이 날 것이다.  횡령여부는 처음부터 한두달 안에 결판 날 사안이 아니었다.  이동흡이 미련하다면 지출내역서를 별 생각없이 허위로 적었을 것이다. 허위로 적어내지 않았다면 횡령은 입증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단지 국가예산을 부적절하게 썼다는 비판을 받을 수는 있겠지.

어쨋든 이동흡은 낙마할 가능성이 높은데 과정이 어쨋든 기본권을 경시하는 헌법관을 가진 후보자가 낙마하는 것이 민통당의 원래 의도였다면 민통당은 성공했다.  그러나 그게 좋은 일이라고 믿어야할지는 심미주의적 입장에서 판단을 내리지 못하겠다.  이동흡 하나만 떨어뜨린다.  특경비 사용에 대한 관심 고취? 그거야 언론이 한 거지 민통당과 최재천이 한 건 아니다.  기본권 의식의 고취? 회의적이다. 

 
특정목적경비, 특수활동비 사용실태는 알면 알수록 기가 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