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광화문 스키 점프대 사진을 분석하며 두가지 이유를 들었습니다. 1) 아직 완성이 되지 않은 가설무대다 2) 망원렌즈로 찍어 볼륨감이 살지 않는다. 

님이 인용한 해외 사진을 보면요.일단 사진 모두 점프대에 눈이 깔려 있습니다. 반면 광화문 사진 보세요. 절반쯤만 깔려있어 훨씬 칙칙하고 어수선해보입니다. 즉, 전자는 완성된 모양인데 반해 후자는 공사가 진행중인 모습이죠. 맨마지막 광화문 사진은 눈은 그만두고 숫제 널판지도 덜 깔려 있네요. 귀찮아서 할 생각은 없지만 포토샵으로 광화문 사진의 슬로프 전체에 눈만 제대로 깔아줘도 훨씬 깔끔해 보일 겁니다.

미술관 예를 드셨는데 님이 비교한 사진은 준공 끝난 건물과 공사중인 건물을 비교하는 격입니다. 물론 뛰어난 건축가는 그 둘을 놓고도 예술적 가치를 잘 느끼겠지만 일반인들이 콘크리트 타설중인 건물 보며 완성된 형태를 상상하며 아름다움을 느끼긴 어렵지 않겠습니까?  해외사진 몇은 완성된 정도가 아니라 숫제 이벤트 중인 모습이네요. 광화문 스키 점프대도 이벤트 중의 사진보면 괜찮습니다. 심지어 환상적이기까지 합니다.

그 다음 렌즈를 비교해 보세요. 해외 사진은 광각이거나 (심지어 굴절까지 나타납니다) 최소한 표준입니다. 반면 광화문 사진 첫번째 두번째 모두 망원렌즈고 세번째는 약간 망원성 표준이구요. 마지막 네번째만 광각에 가까운데 공사중인 모습입니다. 그래서 해외 사진은 볼륨이 살아있기에 보드나 스키의 속도감을 실감하기 쉬운 반면 광화문 사진은 그냥 밋밋합니다. (재밌는건 -보는 사람에 따라- 광화문 사진만 비교하면 오히려 인부들이 공사하고 있는 마지막 네번째 사진이 그래도 나아보일 겁니다. 왜냐면 광각이라서 슬로프의 입체감이 살고 아래에서 위를 올려다보는 앵글이라서 점프대가 부각되는 각도고 반면 주변의 다른 건물이 보이지 않아 훨씬 깔끔하니까요. 즉 어떤 렌즈로 어느 각도에서 어느 시간대에 찍었냐에 따라 사진은 그만큼 달라보인다는 겁니다. 뭐 그러니까 사진만 찍어도 밥먹고 사는 사람이 나오는 거지요.) 

또, 어느 시점에 찍었냐도 중요합니다. 해외 사진보면 맑은 날 주변이 눈으로 뒤덮였거나 노을이 배경이거나 밤이거나 합니다. 한마디로 그림되는 시간대지요. 반면 광화문 스키대는? 뿌옇게 안개가 살짝 끼어있거나 맑아도  하늘이 배경이 아니라서 훨씬 어수선합니다.

이제 제 말이 이해가 되십니까? 기왕 애써 찾아주신 대가로 제가 인물 촬영 팁 하나 드리죠. 

배경으론 잎이 우거진  나무가 좋습니다. 역광 상태에서 배경 - 인물 - 카메라 이 셋이 각각 최대한 멀리 떨어진 가운데 망원 렌즈로 인물을 찍습니다. 즉 인물의 뒤통수에 햇빛이 묻고 있는 상태에서 배경은 아주 흐릿하게 보이는 사진입니다. (이때 수동으로 노출을 조정하여 인물의 얼굴이 어두워지지 않도록 조절합니다)

그 다음 햇빛이 얼굴을 정통으로 강타하는 가운데 노출을 좀 어둡게 한 뒤 광각 렌즈(어안렌즈면 더 좋습니다)를 최대한 코에 들이대서 찍습니다.

이렇게 두가지 방식으로 찍으면 똑같은 인물이 얼마나 다르게 보이는지 실감하실 수 있을 겁니다. 사진 너무 믿지 마세요. 증명사진만 보고 미팅했다가 폭탄 맞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잘 모르는 영역이 나오면 흥분도 자제하세요.

ps - 1. 광화문 슬로프 사진 멋진게 없다는 님 주장은 이해가 안됩니다. 네이버로 검색해서 야간에 광각으로 찍은 사진들 보세요. 해외 사진만큼이나 멋집니다.(사진이 안올라가네요. 잠을 설친 김에 들어온 거라서 걍 포기하겠습니다)

2. 중앙일보보다 해외에서도 다 하는 거가지고 마치 한국만 존내 후진 사회라서 이렇게 말도 안되는 이벤트 한다는 식으로 조롱해댄 진중권이 더 문제 아닐까요? 이훈범 기자는 최소한 자기는 잘 모른다는 단서라도 붙이지 않습니까?

3. 해외 사진보면 고전적 건물을 배경으로 슬로프 깔아 놓은거 보이실 겁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역사적 건물 앞에 이런 현대식 이벤트 하는거, 외국에서 진작에 하고 있습니다. 광화문 앞에 슬로프가 왠 말이냐라는거...솔직히 전 촌스러운 비난, 혹은 비난을 위한 비난, 혹은 대중이 얼마나 현대적인가 조차도 파악 못한채 혼자 잘난 척하는 비난으로 느껴집니다. 물론 개개인이 그렇게 느낀다는거야 무슨 문제가 있겠습니까만(취향의 자유죠) 이른바 진보 진영을 지지한다는 지지자들 사이에서 집단적으로 그런 비난이 존재한다면 문제는 좀 심각해집니다.  어느 순간부터 진보 개혁 진영의 지지층의 문화적, 정치적, 논리적 감각이 퇴행하고 있다고 느꼈지만 이건 제 주관이기도 하고 글이 너무 길어지니까 이 주제는 다음 기회에.

4. 계속 잠이 안와 생각난 김에 네이버 검색 첫 페이지로 찾은 사진 하나 주소만 걸어드리죠. 의도에 따라, 앵글에 따라, 실력에 따라 사진이 얼마나 달라 보이는지 실감하실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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