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쓰기 전에 먼저 밝혀두고자 하는 것이 있다. 저는 이동흡을 쉴드칠 이유도 없고 이동흡 스타일을 개인적으로는 좋아 하지 않는다. 이 글이 이동흡의 옹호를 위한 목적이 아니라, 이번 청문회로 불거진 특정업무경비와 관련하여 바람직한 개선 방향을 찾자는 것이며, 향후 고위 공직자들의 청문회에서 특정업무경비나 특별활동비와 같이 공적인 업무를 위해 지급되는 경비의 사용에 대해 어떤 기준으로 접근해야 할지에 대해 고민해 보자는 취지임을 분명히 밝혀둔다. 제 글을 이동흡의 옹호논리의 변종으로 곡해하지 말기를 또 한번 부탁한다.

먼저 특정업무경비와 관련한 조선일보 기사를 링크한다.

<정부 고위직, 특정업무경비 쇼크.. 청문회마다 지뢰될 가능성>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3/01/24/2013012400218.html

이 조선일보 기사는 제가 어제까지 주장한 내용과 거의 유사하다. 제가 하루, 이틀 빨리 주장한 시차만 있을 뿐이지 제가 우려한 부분을 개선해야 한다는 논지는 똑같다. 저 기사에 어떤 문제가 있는가? 조선일보나 “길벗”이 이런 주장을 하니까 잘못된 것인가?

다음으로 한겨레가 이동흡의 특정업무경비에 대해 어떻게 기사를 썼는지 살펴보자. 링크와 함께 기사의 전문을 함께 복사해 올린다.

<판검사들, “이동흡 횡령으로 볼 수 있다”>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특정업무경비를 초단기 금융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에 넣은 사실이 드러나자, 법조계에선 이 후보자에게 횡령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23일 검찰의 한 간부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특정업무경비는 기본적으로 개인 용도로 쓰지 말라는 돈이다. 밥을 먹을 때도 업무와 관련해서 쓰라는 취지다. 그런데 이 돈을 개인 통장에 넣었다는 건 개인적으로 쓰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이다. 죄가 안 된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의 경우 회삿돈은 나중에 채워넣는다고 하더라도 개인 계좌에 넣는 순간 그 자체로 횡령이다. 이 후보자는 변제를 한 것도 아니다. (고발이 들어오면) 업무상 횡령 혐의로 당연히 수사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검찰 간부도 “중요한 건 사용처다. 개인적으로 쓴 게 나온다면 횡령이 된다. 수사를 하면 사용처를 밝힐 수 있고, 사적으로 쓴 게 확인되면 횡령이 된다”고 말했다. 특수통인 한 검사도 “검찰이 인지 수사를 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고발이 들어오면 당연히 수사할 수 있다. 상당한 혐의가 있어 보인다. (이 후보자 행태가) 좀 심한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지역 법원의 한 판사는 “공적인 돈을 직무와 관련해서 쓰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면 횡령이다. 언론 보도를 보면 횡령죄의 구성 요건을 갖췄다. 특히 그 돈을 개인 통장에 넣어둔 것을 보면 횡령의 의사가 있다고 볼 수 있다. 판결문을 쓰면 유죄로 쓸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원철 김태규 기자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571006.html 

한겨레의 기사를 보면 판검사들이 특정업무경비를 개인 통장에 넣어두면 횡령이라고 말한다. 재미있는 것은 조선일보 기사는 자기 의견을 낸 사람들이 실명으로 나오는 반면, 한겨레는 모두 익명이다. “검찰 간부”, “또 다른 간부”, “한 판사”, 이런 식이다. 이건 본질이 아니니 넘어가고 본격적으로 본론으로 넘어가겠다.

저 기사의 문제가 무엇이라고 보나? 저 기사에 나온 판검사말대로 개인통장에 넣는 것이 횡령이라고 할 법적 근거가 있나? 재경부 지침이나 헌재의 내규 어디에도 지급된 특정업무경비를 별도의 통장에 입금하고 관리해야 한다는 규정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 단지 개인 통장에 입금했다고 횡령이라고 하는 것은 논리도 아니고 한마디로 궤변이다. 저런 주장을 한 판검사들이 있을까? 개인 통장에 입금했다고 횡령 혐의로 기소할 검사나 그것을 근거로 유죄로 판결할 판사가 있을까? 한겨레가 익명으로 한 이유가 궁금해진다.

만약 한겨레에 나온 판검사들의 말대로 특정업무경비를 개인 계좌에 입금한 것이 횡령이라면, 현금(수표)으로 받은 공직자들 중에 횡령으로 걸려들지 않을 사람이 단 한사람도 있을까? 어느 공공기관에서 개인에게 개별적으로 현금으로 지급된 특정업무경비를 다시 그 공공기관의 명의로 개설된 통장에 입금하고 관리하도록 할까? 부서나 팀으로 지급된 경우 말고 개인에게 개별적으로 지급된 경우에는 단 한 사람도 이런 경우가 없다는 것을 확신한다.

이렇게 할 수없는 이유, 하지 않는 이유는 아래에서 다시 설명을 할테니 아래까지 끝까지 읽어 보시라.

한겨레나 민주당 의원처럼 특정업무경비를 개인 계좌에 입금했다고 문제를 삼게 된다면 향후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생각해 보라. 모든 공무원들을 범죄자로 만들게 될 것이고, 향후 고위 공직자 청문회에서 이 기준에서 살아남을 공직자가 있겠는가? 제가 왜 개인 통장 입금을 가지고 시비거는 것이 문제라고 주장하는지 이해가 가는가? 

지금 여기 아크로 대부분의 회원들과 저와 논쟁이 붙은 핵심은 <수표로 받은 특정업무경비를 개인 통장에 입금하는 것이 문제인가, 이것을 횡령의 근거로 삼을 수 있는가>이다.

저는 받은 수표를 그냥 보관하든, 개인 통장에 넣든, 법인 통장에 넣든, 이런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특정업무경비를 적정한 용도에 사용했는가, 그리고 그 증빙(영수증)과 사용내역 제출을 준수했는가가 중요하다고 주장했고, 여러분들도 적정 용도 사용과 증빙 제출이 중요한 것이라 것에는 동의했음으로 남은 문제는 <수표로 받은 특정업무경비를 개인 통장에 입금하는 것이 문제인가, 이것을 횡령의 근거로 삼을 수 있는가>이다. 저는 이것을 문제로 보지 않으며, 더구나 이것으로 횡령의 근거로 삼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고 여러분들은 그 반대편에 서 있다. 

본격적으로 들어가기 전에 분명히 해 둘 것이 있다. 헌재는 헌법재판관들에게 특정업무경비를 매월 일정액(300~500만원)을 현금(수표)으로 일시불로 지급한다는 사실을 간과하지 말라는 것이다. 왜 제가 이런 이야기를 하느냐 하면, 특정업무경비를 지급하는 방식이 각 기관별로 상이한데, 지급방식의 형태는 각 기관(헌재 등)이 정하는 것이지 개인(이동흡)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지급방식에 대한 책임을 개인(이동흡)에게 물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특정업무경비의 공공기관별 지급 형태는 링크하는 조선일보 기사를 참조하시라.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3/01/24/2013012400222.html

여러분들은 이 부분을 상당히 무시하고, 심지어는 이동흡이 책임이 없는 부분을 구분하지 않고 수표를 지급받은 이후의 형태와 결부시켜 그 관리문제에 있어 이동흡의 책임으로 전가시키기까지 한다. 이제 우리가 살펴야 할 것은 이동흡(헌법 재판관들)이 특정업무경비를 경리팀으로부터 월 일정액을 일시불 현금(수표)으로 선지급받는 이후부터이다. (그 이전 사항에 대해서는 이동흡(헌법재판관)에게 책임을 물어서는 안된다는 것에 동의하는가? 이에 동의하지 못하면 그 이유를 별도로 설명해 달라) 

헌재 재판관(이동흡)이 특정업무경비를 수표로 받아 이후 어떻게 처리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살펴보자.

첫 번째가 “이름없는 전사님”이 강력히 주장하는 헌재 명의의 통장에 그것을 입금하는 방식이다. 제가 단언하건데 이 방식을 쓴 헌법재판관, 아니 다른 공공기관 고위직은 단 한 사람도 없다고 본다. 이런 멍청한 방식을 쓰는 공공기관이나 회사의 경리팀도 없을 것이다. 왜 그런지 살펴볼까? 경리팀은 매달 1회 재판관들에게 특정업무경비의 이름으로 수표 1장씩을 지급하고 그에 따른 회계전표 1장을 발행하면 이와 관련하여 회계전표 발행은 더 이상 없다. 특정업무경비를 수표로 받은 재판관이 경리팀을 찾아가 헌재 명의의 통장을 개설해 줄 것을 부탁하고 그 통장에 입금을 한다고 하자. 이 순간 회계상으로 그 돈(300만원)은 재판관의 돈이 아니고 헌재의 돈으로 변한다. 따라서 경리팀은 헌재의 돈으로 회계처리하는 전표를 발행하고 이 돈을 시재관리에 포함해야 한다.(쓸데없는 통장 개설과 전표 발행 행위가 1번 일어났다) 재판관은 특정업무경비의 목적에 맞게 경비를 쓰고 그 경비의 결제를 개인의 돈으로 지불한다. 재판관은 영수증을 첨부하고 사용내역을 기재한 내역을 갖고 경리팀에게 그 통장에서 그에 상응하는 대금을 인출해 지급해 줄 것을 요청한다. 경리팀은 통장을 들고 은행을 찾아가 그에 맞는 돈을 찾아오거나, 인터넷 뱅킹을 통해서 재판관의 개인 명의의 통장에 입금해 주고, 그에 따른 회계전표를 끊는다. 이런 행위가 경비를 사용하고 청구할 때마다 계속 일어난다. 물론 한달치를 몰아서 영수증과 사용내역을 제출하고 돈을 받아 그 회수를 줄일 수는 있다. 자, 그런데 경리팀이나 재판관 입장에서 이런 쓸데없는 전표 발행, 통장 개설, 인출하기를 할 필요가 있을까? 애초 특정업무경비를 현금으로 선지급하지 말고, 특정업무 목적의 경비를 사용한 후 영수증과 사용내역을 적은 청구서를 제출하면 정산해 주면 간단하다. 이 방식은 앞에서 복잡한 절차를 밟고 한 것과 결과적으로 동일하지만, 절차를 매우 간소화해서 업무효율이 훨씬 높다. 경리팀이나 재판관 입장에서 헌재 명의의 통장에 입금하고 관리하는 방식을 택하겠는가? 어느 정신 나간 경리팀이 이런 식으로 업무를 하는 것을 방치하겠는가? 따라서 개인별로 현금으로 선지급된 특정업무경비를 기관의 명의로 재입금하고 관리하는 기관과 개인은 한 곳도 없다는 것을 저는 확신한다. “이름없는 전사”님은 자기 회사에서는 그렇게 처리한다고 말하는 것 같은데, 그 회사 경리담당 임원과 사장은 저런 쓸데없는 행위를 하는 경리담당을 자르지 않고 가만두고 있는지 궁금하다. 

두 번째 방식은 개인 통장에 입금하는 것인데, 이는 특정업무경비의 돈만 입금되는 통장을 별도 개설하고 그 곳에 입금하는 것과 기존의 개인 계좌에 입금하는 경우로 나눌 수 있다. 별도 통장으로 관리하는 것과 기존 통장에 입금해 관리하는 것이 차이가 나는지 살펴보자. 재판관은 기존에 갖고 있는 통장(급여 통장, 생활비 등 개인 입출입용 통장)에 입금할 것인지, 특정업무경비만 별도로 입금하는 통장을 새로 개설하여 그 곳에 입금할 것인지의 선택을 하게 된다. 박범계 의원은 특정업무경비가 입금되는 계좌를 별도로 만들어 입금하지 않고 기존의 통장에 입금해 이자놀이를 했다고 문제 삼았다. 박범계 의원 말대로 별도의 통장에 입금해 관리한다고 하자. 그 통장에는 이자가 붙지 않는가? 기존의 통장이나 MMF 계좌에 넣어도 이자가 붙듯이 그 통장도 이자가 붙는 것은 마찬가지이고 이미 지급된 돈을 이자가 높은 곳에 예치했다고 문제 삼을 일은 아니라고 본다. 이젠 특정업무경비를 사용할 경우를 보자. 재판관들과 업무차 식사를 하고 특정업무경비를 쓸 경우 그 비용의 결제를 어떻게 할까? 현금으로 결제하든지, 개인 카드로 결제를 할 것입니다. 이 경우 특정업무경비만 입금된 통장과 무관하게 식비를 결제하게 된다. 결국 일단 헌법재판관의 개인 돈으로 결제하게 되는 것이다. 개인 돈으로 결제했으니 별도 통장의 계좌에서 인출하거나 별도 통장에서 개인 카드가 결제되는 통장으로 이체시켜야 할 것이다. 결국 기존의 개인 통장에 특정업무경비를 입금시킨 것과 마찬가지 결과가 된다. 그런데 왜 번거럽게 별도 통장을 개설하고 이체하는 수고를 해야 할까? 개인 돈과 특정업무경비의 지출이 현실에서는 혼재해서 나타나게 된다. 이게 실제 벌어지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현금(수표)으로 받은 특정업무경비를 기존의 통장으로 입금하든, 별도 통장을 개설하여 입금하든 하등의 차이가 없게 된다. 왜 굳이 별도 관리를 해야 할까?


또 하나 지적해 볼까? 여러분들이 현금으로 받은 특정업무경비를 개인 통장에 입금한 것을 문제 삼는데, 증빙의 제출이 필요없는 특별활동비를 생각해 보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특별활동비도 공적인 활동에 사용하도록 한 것으로 사적 사용을 할 수 없는 것은 특정업무경비와 마찬가지이다. 단지 둘은 증빙의 제출 의무가 있느냐, 없느냐만 차이날 뿐이다.

여러분들의 논리대로라면 특별활동비도 개인 계좌에 넣어서는 안된다. 특별활동비를 개인 계좌에 넣은 공직자들은 횡령을 했다고 주장할 셈인가? 모든 공직자들을 범죄자로 만들 셈인가?

이제 조금 분명해져 보이는가? 특별활동비든, 특정업무경비든, 그것을 개인 통장에 넣었느냐, 아니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목적한 바의 용도에 적절하게 사용했느냐, 그리고 그 증빙을 제대로 갖추었느냐를 보아야 한다는 제 주장이 이해가 되시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