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비호남인에게 호남에 대한 이해를 강요하지 않는다. 자기 살기도 바쁜데 호남 까지 챙겨주라고 할수는 없는 거지. 호남 사람들이 무슨 바보도 아니고, 방해나 차별만 없으면 다들 알아서 잘 산다.

문제는 차별을 받으니까 그때 부터 목소리를 높일수 밖에 없는데, 재밌는 것은 호남이 차별 받을때는 국외자요 제3자이던 사람들이 호남이 들고 일어나면 쌍심지를 켜고 비난을 한다는 것이다. 호남이 당할때나 뭉칠때나 그냥 일관되게 국외자일수는 없는 것일까? 호남이 요구하는 것은 일관성이지 도덕이 아니다.

정권의 향배에 따라 공직에서 숙청당하고, 취업에서 알게 모르게 차별 받는, 그런 경제적이고 사회문화적인 차별들, 그런 차별로 호남 사람들이 가슴을 치고 눈물을 삼킬때는 침묵하던 사람들이, 호남이 목소리를 내면 그때부터 반지역주의 열혈분자가 되어서 "괜히 지역감정 드러낸다면"호남을 짖밟기에 여념이 없다. 그러니까 제발 침묵하려면 계속 침묵해달라는 얘기다.
 
소위 개혁적이라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비호남 개혁 세력 중에서 특별히 호남 챙기는 사람 본적이 없다. 말로는 민주 개혁의 성지라고 칭찬할수도 있겠지만 실제적으로 호남의 정치 경제적 회복(발전이 아니다)의 필요성을 공감하거나 노력하는 사람은 없다. 물론 이게 불만인건 아니다. 남의 이익을 위해 열심을 낼 사람은 세상에 없으니까.

그래서 친노들이 민주당 보고 호남당이라고 욕한다고 해서 특별히 비호남 개혁파들에게 동조를 구할 생각은 없다. 이건 어차피 영남 빽빠지와 난닝구가 민주당 당권이라는 알량한 떡고물을 놓고 벌이는 권력 싸움 맞다. 호남 입장에서는 먹을거 많은 자기 동네를 굳이 놔두고 들이닥쳐서는 맡긴 물건 찾아가듯이 큰소리 치며 권리를 요구하는 그들이 터무니 없어 보이지만 어차피 제3자의 입장에서는 이전투구의 당사자는 모두 찌질해 보이기는 마찬가지다. 그러니까 권리는 당사자 스스로 찾아야 하는거고 그래서 세상에는 법이라는게 있는거다.

문제는 친노가 호남 민주당 타령을 할때는 알게 모르게 동조하거나 침묵하던 사람들이, 나같은 소위 "난닝구"들이 자기 목소리를 내면 괜히 지역감정 드러낸다고 타박을 한다는 것이다. 아니 그럼 가만 있는 민주당을 친노가 건들때는 왜 가만 있었나? 분쟁 그 자체가 싫다면 친노가 민주당 건들때부터 간여를 했었어야지.

물론 그 이유를 대충 짐작은 한다. 친노에게는 "지역주의 반대"라는 명분이 있거든. 반면 호남의 대응은 1차원적인 발악과 대응 수준에 그칠수 밖에 없다. 나는 그게 어설픈 명분 뒤에 숨어 상도동적 욕구를 채우고 보편적 윤리성을 압살하는 친노와, 자신들을 변호할 별다른 개념을 찾지 못한채 직접적인 윤리와 보편주의에 매달리는 호남의 차이로 보이지만, 역시 제3자의 입장에서는 우아한 화두로 분위기를 장악하는 친노에 비해 날 것 그대로의 모습을 노출하는 난닝구가 찌질해 보이기는 할것이다.

문제는 난닝구가 매달리는 보편성이 철저하게 난닝구의 편을 드는 개념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피해자로서는 자신의 피해를 호소하는 것이 곧 보편성과 맞닿고 이는 법의 보호를 받는다. 똑같은 차원으로 호남은 영남으로부터 당한 차별과 학살을 고발하는 것이 곧 보편성과 연결된다. 왜냐하면 그것은 역사적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보편성과 이기성의 연합은 호남에게 오히려 불리하다. 왜냐하면 제3자에게는 이기성만 눈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그것을 친노는 아주 잘 안다. 그래서 얼핏 보면 보편적인 개념인 "지역주의 반대"를 들고 나와 호남이 이기성을 보이는 부분을 집중 공략한다. 호남으로서는 피해자가 피해자임을 자처하는걸 가지고 이기주의요 지역주의라고 욕먹는 꼴이니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지만 정치에는 법정도 없고 판관도 없다. 약자의 저항과 요구가 정당하다는 이유로 들어줄 제3자는 없다. 노골적으로 말해 호남의 당한 것에 대해 약간의 동정 이상의 것을 보내줄 충청, 경기, 강원인은 없다. 

그래서 친노의 지역주의 프로파간다는 호남의 정당한 탄원을 압살한다. 그리고 그 자리에는 친노의 반지역주의 제국이 건설된다. 재밌는 것은 반지역주의 제국이 영남 챙기기에 공을 들인다는 것이다. 유시민은 말했다. "그럼 그동안 한나라당 뽑아온 사람은 어쩌자는 겁니까? 버리자는 겁니까?". 약자에게 강자를 챙겨 줘야 할 당위를 부과 하는 이 황당한 선언에 의외로 지지를 보내는 개혁파들이 많다. 수십년동안 강자로 군림하고 약자를 압살해온 사람들을, 그 약자 정당측에서 돌봐야 한다고 주장할정도로 대한민국 국민과 유권자에 대한 사랑이 철철 넘치는 그들은, 40년동안 호남 유권자가 영남 패권에게 당한 사실에 대해서는 눈을 감는다. 그들은 민주당이 영남 유권자를 챙겨야 한다는당위에는 호응하지만 한나라당이 호남 유권자를 챙겨야 한다는 당위에 대해서는 관심도 없다. 과거의 패권 세력이 노골적으로 호남을 압살했다면, 현재 호남은 오히려 개혁적이라는 사람들로부터 근원적 보편성을 위배하는 애매하고 고상한 도덕론을 통해 공격받고 있다.

민주당보고 호남 지역주의 당이라고 하면 박수를 치며 기뻐하지만 영남 패권주의를 말하면 불쾌해 하며 "괜히 지역감정적인 얘기는 하지 말라"고 하는 사람들. 괜히 지역감정 건드리지 말아야 하는게 원칙이라면 왜 민주당 보고 호남 지역주의라고 욕할때는 가만 있었을까? 결국 자신들은 "호남"이라는 지역계급에 속하지 않으므로, 그들이 죽던지 말던지 상관없거나, 혹은 오히려 묘하게 이지메를 시키는 논리이다. 나는 이런 이지메 구도에서 자유로운 비호남 개혁파들이 얼마나 될지 궁금하다. 

그들이 이지메로부터 자유로움을 증명할 방법이 하나 있다. 난닝구와 빽빠지가 싸울때 누구 편도 들지 마라. 어렵나? 빽빠지에게 두들겨 맞던 뼈가 부러지던 알아서 감수할테니까 제발 난닝구가 두들겨 맞을때는 가만있으면서 난닝구가 주먹을 들면 평화와 화합을 노래하는 이중성만 보이지 말아달라. 하지만 이게 안되는 사람들, 불가능한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아주 많을것이다. 나는 그 사람들이 제일 무섭다. 전두환보다 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