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 선거 결과와 분리된 전국정당론자들의 주장 or 전국정당 그리 섹시한가? (마음에 드는 것으로 하나 고르시라)
 
 이 사이트에 쓰는 첫번째 글이다. 나름 기념비적이라고 할까..... 이번에는 선거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물론 다음에 쓰는 글들 상당수가 선거 이야기가 되겠지만 말이다.

 지난 4. 29 재보선은 지금으로부터 두 달도 더 전의 일이다. 그때 필자는 아껴둔 마*앙 라세느 샴페인으로 리버럴과 진보 진영의 승리에 축배를 들었다. 물론,두어 달이 지난 현재 상황은 썩 좋지는 않다. 노무현 대통령이 비극적으로 삶을 마감했고, 서거 정국도 빨리 끝나버렸다. 한나라당은 압도적인 의원 머릿수와 탄탄한 정당 지지율을 바탕으로 비정규직 유예와 미디어법 등을 밀어붙이려 들고, 리버럴과 진보는 모자란 머릿수와 지지자들을 가지고 분전하는 중이다. 리버럴 진영 내부의 분열은 대충 수습되어 가는 듯 하지만 불씨가 남아있고, 리버럴 진영과 진보 진영 사이에도 꽤 깊은 골이 존재한다. 

 각설하고, 재보선이 코 앞으로 다가오면서 너도나도 정치 평론가가 되어 입방아를 찧어댔지만, 개인적으로 감명(?) 깊었던 견해는 다음과 같다. 이 두 가지 견해를 내놓은 분이 어떤 정파를 지지하는지는 여러분의 상상에 맡긴다.

 1. "정동영이 전주 덕진 출마하면서, 이번 재보선은 지역주의 선거가 되어버렸다. 한나라당은 정동영이 불러일으킨 반호남 감정 때문에 영남 재보선에 거물을 투입할 것이며, 영호남 대결에 관심이 집중되는 동안, 수도권 재보선은 관심에서 멀어져 정권 심판이 아닌 조직 선거가 될 것이다. 조직에서 민주당은 한나라당을 이길 수 없다. 그런 고로 민주당은 패배할 것이다!"
 2. "17대 총선 때 조승수가 울산 북구에서 당선될 수 있었던 것은, 당시 열린우리당의 '전국정당' 바람이 지역주의를 막아주어 부동층의 심리를 흔들어주었기 때문이다. 이번 재보선에는 '전국정당' 이 없으니 지역구도에서 진보 정당은 설 자리가 없을 것이다. 울산 북구에서 진보 진영은 패배할 것이다!"
   
 살짝 기분 나쁠 뻔했다. 사실 너무 비현실적이었기 때문에 웃겨 죽는 줄 알았지만. 그리고 모두가 아시겠지만, 재보선에서 한나라당은 완패했다. 범야권은 압승을 거두었다. 특히 지역주의 대결에 관심이 쏠려 사람들의 시선에서 멀어지리라던 수도권 선거에서. 인천 부평을 국회의원 재보선에서 민주당 홍영표 후보는 한나라당 후보에게 6천표 차이로 압승을 거두었다.  

 1에 대해서는 이 기사 하나면 족하리라 믿는다.
 http://media.daum.net/politics/view.html?cateid=1018&newsid=20090316172321465&p=yonhap
 [아울러 민주당의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이 전주 덕진 출마를 선언한 것도 불출마 선언에 어느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정 전 장관이 출마를 선언한 상황에서 박 대표까지 선거판에 뛰어들 경우 이번 재.보선의 성격이 지역선거가 아닌 사실상의 전국선거로 변질될 수밖에 없고, 이에 따라 정치적 의미도 과잉부여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한 것 같다는 주장이다.]
 - 사실 필자 개인적으로는 굵직굵직한 거물들이 선거에 뛰어드는데 어떻게 선거 규모가 축소되는지 아직도 이유를 모르겠다. 필자의 머릿속엔 아직 'THE 신비로운 정당화 기계'가 없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2인데, 1로도 해괴하지만. 2는 가히 뷔욘-드보르잡 선생의 정치 평론을 뺨칠 수준이었다. 그 분이 정리한 17대 총선에서의 조승수의 승리 원인은 다음과 같았다.
 2-1. 열린우리당의 전국 정당 바람이 지역주의 선거구도를 막아주어, 결과적으로 지역 구도 선거에서는 이길 수 없는 민주노동당을 구제함.
 2-2. 조승수가 울산 엘리트 집합소인 학성고 출신이라서, 울산 출신을 키워보자는 심리.

 2-1을 그분의 말씀을 빌어 좀 더 자세히 풀어보자면,
"이 지역주의 카르텔을 흔드는 유일한 방법은 2004년 처럼 지역주의를 표방하지 않는 정당이 나와서 부동층의 심리를 흔드는 방법밖에 없다. 04년 열린우리당 후보가 얻은 1만표처럼 말이다. 그런데 그표는 05년 재보선엔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아마 대부분 불참) 08년 총선에서는 일부가 친박연대 후보로(반mb에 대한 의사표현) 쏠렸다고 볼 수 있다."


뭐 그러니까. 전국정당이 부동층의 심리를 흔들지 않았던 지난 재보선에서는 패배할 수밖에 없었다는 논리. 그런데....

울산광역시북구선거인수투표수한나라당
박대동
진보신당
조승수
무소속
김수헌




무효투표수기권수개표율


116,36854,37821,313
(41.37)
25,346
(49.20)
4,848
(9.41)




51,5072,87161,990100.00

.......진보 진영이 대략 8%, 4천표 차로 가뿐하게 이겼는데요? 그 졸라짱센투명 '전국 정당' 없이도. (피식)


 2-2에 대해서는, 조승수가 북구청장 시절 일을 제대로 못했으면 키워 볼 만한 지역 엘리트가 되었을지는 그렇다쳐도, 그 '졸라짱센투명전국정당' 열린우리당 정치인들은 과연 '지역 엘리트', '우리 지역 큰 인물' 구도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는지 묻고 싶다.

 http://www.cnews041.com/sub_read.html?uid=4567&section=section26
 [복기왕 전 의원의 아산시장 출마설은 현재 일부 민주당원들과 아산고등학교 총동창회에서도 비공식적으로 거론되고 있으며...]
 http://1013.newsk.com/bbs/bbs.asp?exe=view&group_name=1013&section=3&category=0&idx_num=11869&page=1&search_category=&search_word=&order_c=bd_idx_num&order_da=desc
[과거 복기왕 전 의원과 비교하는 경우가 있지만 복 전 의원은 아산고 인맥을 바탕으로 지역 내에 탄탄한 기반을 가지고 있었으며 특히 대통령 탄핵이라는 천재일우의 호기를 타고 있었던...]
- 복기왕이 누구냐고? 열린우리당 소속 17대 국회의원이고, 지역구는 아산시 일원. 그리고 열린우리당의 4대 개혁법안 중 하나인 사학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었다. 독자 여러분들 중에 복기왕이 그저 듣보잡 탄돌이 중 한 명이라고 웃어넘길 분은 없으시리라 믿는다. 

사실 지난 재보선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인천 부평을에서 민주당 후보로 출마한 홍영표는 개혁당 출신이고, 열린우리당에도 참여했으며, 참여정부의 FTA 국내대책본부장을 맡았다. 그리고.....
 http://www.donga.com/fbin/output?n=200904240119
 [민주당은 이날부터 동별로 의원 3, 4명, 원외지역위원장 1, 2명, 당직자들이 1개 조를 이뤄 책임지는 ‘전담제’를 실시했다. 삼산1동의 경우 호남 출신인 박상천, 충청 출신의 홍재형, 치과의사 겸 변호사인 전현희 의원이 ‘동책’이 돼 각각 호남향우회, 충청향우회, 법조계 및 의료계 인사들을 접촉하며 민주당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전국정당주의자'들에게 천하의 개XX 취급받았던 구민주계 박상천과, 열린우리당 시절 개혁의 걸림돌로 매도된 실용그룹과 행보를 같이 했던 보수적인 경제관료 출신 홍재형. 그 둘이 긁어모은, '전국정당주의자'들이 싫어하는 호남향우회와 충청향우회의 지역-조직표. 그리고 홍영표 후보는 근 6천표 차이로 압승을 거두었다.
 물론 어떤 분들은 지역 연고와 인맥을 무시해도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고 믿으시겠지만. 아니, 선거에서 패배하는 한이 있어도 지역 연고 및 인맥을 무시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려나?

 유쾌한 추억이다. 세상이 모두 자신을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믿는 것만큼 유쾌한 것이 어디 있으랴. 주변에는 아주아주아주 민폐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