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신화에 보면 '피그말리온'이라는 조각가가 나온다.

그는 자신이 조각한 여인에게 깊은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 사랑에 감동을 한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가 그 여인조각상에 생명을 불어넣어주었다는 일화로 어떤 관심과 기대 그리고 격려만으로도 그 사람의 생각이나 성품을 바꿀 수 있다는 '피그말리온 효과(pygmalion effect)'의 어원이다. 


반면에 흑인 노예가 당연시 되던 미국에서는 '노예가 재산'이라는 개념에서 흑인들에게 '소유주를 나타내는' 도장을 찍었다고 하는데 그런 역사적 사실을 들어 낙인효과(Stigma Effect)라는 용어가 탄생된다. 피그말리온 효과의 반대되는 개념으로 누군가에게 '너는 나쁘고 아무 쓸모도 없는 인간'이라는 생각을 계속 주입시키면 그는 실제로 나쁜 사람이 되버린다는 것이다.


호남몰표에 대하여 어리별이님이 '먼저 버리자'라면서 일종의 피그말리온 효과(pygmalion effect)를 주장하시는데 과연 지금 호남의 몰표가 낙인효과(Stigma Effect)의 결과란 말인가? 


즉, 작금의 호남몰표가 어리별이님의 생각대로 낙인효과에 의한 것으로 '호남 사람들은 맨날 몰표만 주고... 인식이 참 꼬져'라고 비난하는 것을 몰표를 해소한다고 해서 '어라? 호남 사람들이 균형적인 투표를 했네... 상당히 민주주의적 사고 방식을 하는 사람들이네'라는 피그말리온 효과를 이끌어 낼 수 있다고 믿는가?


내가 얼마 전에도 언급했지만 호남의 몰표의 원인과 결과는 단순히 낙인효과라는 용어로 설명되는 '단순한 차별적 의식'의 발로가 아니다. 한그루식 버젼의 낙인효과가 바로 호남차별의 본질이다. 어리별이님이 이 부분을 착각하시는 것 같다. 한그루식 낙인효과의 정의에 대하여 여기 아래에 다시 기술한다.


------<낙인효과 한그루 버젼>----------------------------------------------
누군가 나쁘 짓을 하면 '당연히 그렇지 뭐'라고 하고....... 그가 좋은 일을 하면 '저 사람, 무슨 나쁜 일을 꾸미길래 저런 행동을 하나'라고 해석하는 것...... 이 것이 낙인효과 한그루 버젼이고 호남차별의 본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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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이 몰표를 해소한다....................? 그러면 호남몰표를 비판하던 사람들이 '참, 잘했어요'라고 손을 내밀 것 같은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그건 미안한 표현인데, 어리별이님이 호남차별의 본질을 너무 안이하게 생각하시거나 아니면 너무 순수한 탓이라고 생각한다.


1971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시는가?


물론, 내 개인적으로는 이 '사건'이 박정희가 고의적으로 호남차별을 조장하거나 또는 국토개발에서 제외시킨 것이라고는 해석하지 않는다. 'All or Nothing'인 정치판에서 특히, 그런 경향이 강했던 1960년대~1970년대 초반의 일이니 'All or Nothing'이라는 경향은 지금보다 더 심했겠지만 최소한 이 사건은 'DJ'가 박정희를 위협하고도 남는 정치인임을 증명한 1971년 대선 전의 사건이기 때문이다.(추가:참조로, 1967년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인 윤보선이 '호남소외론'을 주장했는데 관심을 끌지 못했지만 정치적 구호라고 하더라도 호남홀대가 피부에 와닿았다는 것을 증명하는 기록이다.)


1971년에는 대선과 총선이 같이 치루어졌었다.(총선이 먼저 치루어졌는지는 확인해보아야 한다) 그런데 당시,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공화당 의원들이 '호남을 심하게 차별, 지역개발에서 소외되고 고위관료들을 영남출신들이 독식을 하는 현실에서 총선 참패는 기정사실이고 따라서 정부차원에서 균형적인 개발, 균형적인 인사정책 수립이 필요하다'고 건의를 했었던 역사적 사실이 동아일보에 기록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남은 1971년 대선에서 박정희 후보와 김대중 후보에게 균형잡힌 선거를 했다. 그 결과는? '호남이 1971년 대선에서 박정희에게 꽤 많이 투표했기 때문에 박정희가 당선되었고 유신체제가 오게되었다'라고 비난을 하는 것(설마, 모든 논자는 아니더라도)이 현실이다.



나는 정치현장에서 '협력적 관계 구축'에서 호남몰표가 왜 언급되는지 이해도 하지 못하겠거니와(아, 호남몰표 뿐 아니라 영남몰표 역시 개선되어야 할 사실임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그렇게 호남몰표 해소가 피그말리온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믿는 어리별이님의 주장에, 액면대로 표현하자면 그 순수한 동기에 오히려 고개가 숙여질 정도이다.


누군가 나쁜 짓을 하면 '당연히 그렇지 뭐'라고 하고......... 그가 좋은 일을 하면 '저 사람, 무슨 나쁜 일을 꾸미길래 저런 행동을 하나'라고 해석하는 것...... 이 것이 낙인효과 한그루 버젼이고 호남차별의 본질이다...... 호남의 몰표를 먼저 거론하고 비판하는 사람들에게 뭘더 기대하나? 호남몰표는 당연히 개선되어야 마땅하지만 정치의 협력적 관계를 논하는 마당에서 호남몰표를 먼저 거론하는 사람들과 손을 잡아봐야 오히려 호남에게 불리해질 것이다. 물론, 일부 노빠들의 기동이라고 믿고 있지만 노빠들이 그 것을 여실히 증명해 주지 않는가?

백이숙제는 "以暴易暴"를 남겼고 한그루는 "以"를 남기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