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격암님의 블로그 <나를 지키는 공간>

제목을 마치 모든 남자들하고 이야기가 안되는 것처럼 쓰긴 했지만 당연히 그런 건 아니다. 내 블로그에 댓글을 쓰는 분들의 대다수는 사실 남자다. 그러니 남자도 남자나름이고 여자도 여자나름이다. 그러나 나는 몇년전부터 한국남자들중 다수가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느끼고 있다. 


그들은 마치 고정된 시스템에 박혀서 옴짝달싹도 못하는 것같은 느낌이다. 그리고 종종 여자들보다 단순하다고 느껴진다. 이런 나의 막연하고 근거없는 느낌은 몇개의 기사들로 뒷받침 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한국 문화산업의 소비자는 누구인가. 여자다. 연극, 영화, 컨서트 모두 여자관객이 다수를 차지하며 남자관객은 있다고 해도 여자친구를 따라온 사람들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티브이 드라마도 주부대상으로 만들어지고 책들도 여자들에게 팔려야 잘나간다는 말을 들었다. 이뿐 아니다. 대부분의 가계에서 소비를 결정하는 것은 여자라는 이야기가 나온지도 한참되었다. 어떤 집을 어떤 차를 구매할 것인가를 누가 결정하는가. 어떤 학원에 애들을 보낼것이며 어떤 휴가를 보낼것인가를 누가 결정하는가. 여자라는 것이다. 그래서 아파트 이름이 여자들이 선호하는 영어도 아닌 불어나 독어식의 이상한 이름이 잘쓰인다고 한다. 바로 여자들이 그런 이름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그럼 남자들은 뭘하는가. 남자들은 주로 술마시고 게임하는데 시간을 쓴다고 한다. 아마 이건 학생들 이야기일것이고 직장인의 경우에는 돈버는 일만 할것이다. 즉 책도 안읽고 문화생활도 안하고 게임만 하거나 술만 마시거나 일에 매여서 온통 생활에 대한 여러가지 결정은 모두 여자들에게 미뤄두고 있는 것이 많은 한국남자들의 초상이란 것이다. 


그 정점에 있는 사람들이 자녀들와 아내를 외국에 보내고 돈버는 기러기 아빠나 게임중독에 시달려서 밖에 안나오는 오타쿠가 된 남학생들이다. 


남자들의 문제점은 사실 뿌리가 더 깊다. 한국 남자는 아주 어린애때부터 만들어 진다. 남자들 사이에는 군대식 조직의 문화가 광범위하게 퍼져있다. 과묵하고 윗사람이 명령하는 일은 목숨걸고 해치우는 그런 사람이 훌룡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선배가 명령을 하면 몽둥이로 맞아도 불평할수 없고 술을 말술로 마시라고 해도 마셔야 한다. 언감생심 이견을 표현하거나 감정을 노출하는 것은 용서될수 없다. 


물론 이런 군대문화는 한국에 널리 퍼져있는 것으로 여자들이라고 그런 영향을 안받는 것도 아니고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도 아니며 세대에 따른 차이도 있다. 그렇다고는 해도 남자쪽이 훨씬 철저하다는 사실은 부인할수 없다. 


나는 한때 이것을 한국남자들이 걸린 정신병이라고 말한적이 있다. 권위적 한국 사회는 여자들이 차별받고 힘든 사회라고만 인식하는데 결국 권위적 피라미드가 있는 사회는 크게 보면 모두가 피라미드의 아래에서 억압받는 사회라는 것이다. 


한국에서 여자들이 리더가 될 자격이 애초에 없다고 생각하여 차별받았었고 지금도 그런 차별이 어느정도 남아 있는 부분이 있겠지만 남자들은 어린시절부터 조직에 충성하는 교육을 받아 노예처럼 큰다는 것이다. 충성도 과잉의 기계가 된다. 


직장상사가 사생활에 마구 개입해 들어온다고 하자. 남자들은 거의 저항을 못한다. 직장상사의 부인은 내 부인의 상사이기라도 한것처럼 구는 것이 한국의 문화다. 사생활, 개인의 생각? 그런건 남자의 경우 정말 아주 간단히 무시당한다. 그리고 여성들은 종종 직장에서 이런 말을 듣는다. 여자들은 충성심이 없다고. 


충성심이 없을수 밖에 교육이 다르니까. 요즘 세상에 정상이 어느쪽인가. 어느쪽이 정말 성과를 올리는가. 4-50대이상의 남자들 중에는 세상에 적응못하는 사람이 정말 많다. 그 세대 남자들은 대화는 거의 없고, 그저 후배나 부하직원들 하고 죽도록 술먹고 형동생, 아버지같은 자리를 차지해서 군대식으로 명령체계를 잡고 의리 강조 몇번하면 분위기가 잡히는 그런 사교말고는 할줄 아는게 없기 때문이다. 그들은 기계의 부속품처럼 그렇게 사는데익숙한데 시대는 이미 그렇지 않다. 그러니 신세대와 자리하면 그들은 마치 묶여있는 사람처럼 어색하기만 하다. 


자. 다 그런건 아니라고 해도 책도 안읽고 문화생활도 안하고 조직에 대한 충성심만 높고 권위주의적 위계질서만 익숙한 남자들이 있다고 하자. 이들과 무슨 대화를 하겠는가? 이들 중 심한 사람은 거의 장애자다. 라면도 못끓여먹고 은행에서 돈도 못찾으며 인터넷도 못하고 취미도 없고 자기 옷하나 살줄 모르며 대화도 잼병이다. 은퇴하고 돌봐주는 부인이 없으면 어디가서 무슨일을 할지 모르는 사람들이다. 이들중 다수는 세상에 대한 견해가 극히 편협한데 왜냐면 머리를 들고 세상을 본적이 없기 때문이다. 좁디좁은 자기 일터 사무실안이 전세계라고만 생각해서 평생을 살았기때문이다. 


불행한 것은 그런 남자들 문화가 넘치는 가운데 그런 남자들이 한국에서 권력을 쥐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전국을 공사판으로 만들면서 자기 확신에 넘쳐있는 정치가가 나오는 것이고 역사나 문화는 고사해서 죽어가는 것이고 정부가 손을 대면 뭐든지 망하는 것이다. 한류열풍? 그거 정부가 손을 댄후부터 시들대기 시작한다. IT강국? 그것도 정부가 끼어드니까 완전 망했다. 이제 인터넷에서 한국이 IT 선진국이라는 말은 절대 못한다. 


내가 누군가와 이야기가 통하는가 마는가는 개인적인 일이지만 사회가 이렇다는 것은 개인적인 일이 아니다. 남자들이 잠에서 깨어나지 않으면 한국은 좋아지지 않을 것이다.  그러고 보면 내 필명도 여자들에게 별로 인기가 없는 것이다. 격암이란 필명대신에 딘이나 패드러스라는 외국어 필명을 써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