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여기 저기서 힐링이다. 잠재했던 트렌드가 뚜렷이 드러난 계기는 아마도 안철수의 청춘콘서트인 것 같다. 언론 출판에서도, 정치에서도 힐링이 없으면 이야기가 되지 않는다. 

힐링이 필요하기는 한 상황이다. 그러나 나로서는 우리 사회가 힐링을 소비하는 방식이 매우 유감이다. 현실직시가 없기 때문이다. 현실직시 없는 힐링은 기만이다.

언론 출판에서도, 정치에서도 이러한 현실직시 없는 힐링은 대량으로 소비되고 있고 구호로 선동으로 메아리친다. 현실직시 없이 단순한 위로와 위무를, 헛된 약속을 힐링이라고 기만한다. 

30년 전 군부독재가 한창일 때 세상을 아름답게 보는 수필형식의 가벼운 철학서가 극성이었던 것처럼 지금은 스님류의 힐링 서적이 넘친다.  적어도 옛날엔 '힐링'이라고 사기를 치지는 않았다.

이러한 기만적 힐링을 문화적으로, 정치적으로 소비한 결과, 힐링이 필요로 하는 상황은 반복된다. 정권교체는 당연히도 실패했지만 사람들은 멘붕이라며 레미제라블을 찾고 스님을 찾는다.

이런 어처구니 없는 상황은 아마도 서민 대중이 계속해서 힐링을 소비하게끔 해서 자신들 힐러들을 계속 필요하도록 하려는 불온한 의도, 혹은 미필적 고의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든다. 

그것이 아니라면 현실직시를 못하는 힐러의 무능인데, 힐링을 하는 그들은 자신의 무능을 인정하지도 않는다. 도대체 뭘까? 끝이 없다. 이용당하면서도 고마워하는 서민 대중은 불쌍하다.  

처참한 현실, 그 현실의 구조를 인식케 해서 지금 소비되는 힐링 서적들, 정치인의 고매한 언어의 성찬을 다 뒤집어 엎는 유치하고 찌질한 도발과 전복으로 진짜 힐링이 필요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