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정당 하자는데 반대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친노와 국참당이 내세우는 전국정당은 순수하지 않아 보인다. 반호남 정서에 편성해 민주 개혁 진영 내부의 헤게모니 다툼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술수이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드는게 사실이다.

민주 개혁 진영에서 호남 세가 큰것은 역사적 맥락에 의한 것이다. 나는 그게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호남 출신 인사들이 개혁 정당에서 큰 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해서 특별히 호남지역이 정치경제적 이득을 얻고 있는 것도 아니다. 그것은 호남이 자의던 타의던 민주화 과정에서 어려운 역할을 담당한데 대한 보상이라는 상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을 뿐이다. 호남 사람들도 그 정도에서 만족을 하고 있는듯 하다.

그런데 친노가 호남과 민주당을 지역주의라고 공격하는걸 보노라면 저 사람들은 호남 사람들을 사람으로도 취급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어 괘씸하다. 정치 경제적으로 오랫동안 소외당해 온 호남인들이 개혁 정치의 영역에서 세를 좀 형성하고 있는것 마저 인정하지 못하겠다는 것인가. 이들이 개혁과 정의를 내세우는 집단임을 고려한다면 매우 이해하기 힘든 현상이 아닐수 없다. 그들의 정의라는 기준은 호남에게는 적용이 되지 않는 것인가.

전국정당론과 호남세가 충돌하는 개념인지도 의문이다. 호남 세가 많다고 해서 전국정당이 아닌것인가. 전국 정당이라는 것은 정책과 이념의 측면에서 판단되어야 한다. 지역간에 공평한 정책을 펼치고 예산을 분배하면 그것이 전국 정당이다.

만약 친노가 정당 대표성의 차원에서 전국정당론을 말하는 것이라면, 자기들이 호남세가 약한 정당을 만들어 정치하면 될일이다. 그런데 왜 민주당과 호남을 붙잡고 늘어지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영남이 그랬던 것처럼 무슨 부정하고 이기적인 방법을 통해 호남이 개혁 진영의 메이저가 된것이 아니지 않은가. 정치경제적 소외와 5.18이라는 질곡을 통해 많은 아픔을 겪고 또 그만큼 많이 투쟁할수 밖에 없었던 호남인들이 개혁 진영에서 강세를 보이는 것은 오히려 정당한 것이다. 친노가 개혁 진영의 호남세에 대해 왈가왈부할 자격이 없다는 것이다. 

결국 친노의 전국 정당론은 보편성에 기초한 것이 아니다. 영남에서 독자적으로 세를 일굴 자신이 없는 상도동 계열의 정치 낭인들이 아무런 기여 없이 민주당을 희생양이자 숙주로 삼아 권력의 야망을 실현하기 위해 끌어온 프로파간다일뿐이다. 전국정당이라는 허명을 내세워 안으로는 탈 호남론으로 민주당의 호남 컴플렉스를 자극해 사상적 우위를 점하여 당내 권력의 기반을 닦고, 밖으로는 동진론을 통해 영남에서의 교두보를 마련하여 고토를 수복하는 것이다. 권력욕에 가득찬 자들이 거짓 정의를 내세워 "무릇 하나 가진 자"의 하나마저 빼앗아 "아홉 가진자"의 앞에 바쳐 재롱을 떠는 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