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한번 회원들끼리 논의가 필요한 문제가 아닐까 생각만 하고 있다가, 한번 질러보겠습니다.

일단 저는 과거든 현재든 권력자에 대한 조롱은 국민들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이므로 얼마든지 허용되어야하고, 아크로에서도 역시 그래야한다는 입장입니다. 또한 '노시개'와 '쥐박이'가 허용된다면, '핵펭귄'도 허용이 되어야하는건 당연할겁니다. 물론 저는 아크로에서 '핵펭귄' 운운하는 글을 결코 보고싶지 않지만, 기꺼이 견뎌낼 각오가 되어있습니다.

따라서 이 글은 단순히 '운지'나 노무현에 대한 '고인드립성 조롱' 자체에 대한 문제제기가 아니라 다른 차원의 문제제기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오해가 없으시기를 바랍니다. 바로 '아크로의 논쟁 구도는 과연 공평한가' 에 대한 문제제기이죠. 또한 이것은 운영규칙상의 이야기가 아니기때문에 부득이 이 곳에 올리는 점을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현재 아크로에서 주로 벌어지는 정치적 논쟁 구도는 '닝구 vs 친노"라는 점에는 별다른 이의가 없을 것 같습니다. 언뜻 보기에는 닝구 vs 친노가 객관적으로 동등한 입장에서 논쟁하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사실은 그렇지가 않죠. 각자의 정치적 속성 자체에 근본적인 불공평함이 존재하고 있다는게 저의 생각입니다.

설명을 드리자면 이렇습니다.

박정희 노무현 이명박 김대중등은 권력자이기도 하지만, 어떤 정치적 지향성을 상징하는 존재이기도 하죠. 따라서 정치적 논쟁을 할 때에는  상대방의 '정치적 상징물'을 조롱하고 공격하는 것도 논쟁에서 이기기위한 하나의 효과적인 수단이 될겁니다. 그런데 한쪽은 마음껏 그럴 수 있지만 한쪽은 그럴 수 없다면, 그것은 불공평한 논쟁 구도라고 할 수 밖에 없는거죠. 

가령 박정희지지자와 김대중지지자가 논쟁할 때는, 그런 공평성의 문제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까키 마사오' 운운하면 '핵펭귄'으로 받아치면 되거든요. 그런데 노무현지지자와 김대중지지자가 논쟁할 때는 그럴 수가 없습니다. '노시개'에 '핵펭귄으로 받아칠 수가 없다는거죠. 그랬다가는 친노라는 본인의 정치지향성마저 의심당할게 뻔하고, 친노이기를 포기해야만 비로소 가능할 발언일겁니다. 친노라는 정치적 포지션에는 닝구 vs 친노 구도일 때에 근본적으로 불리한 핸디캡이 있는거죠. 물론 이것은 우리나라 정치구도가 그렇게 생겨먹은 것이기 때문에, 닝구들의 책임은 아닙니다.

그래서 저는 "저를 포함" 닝구지향 회원님들이 친노지향 회원들과 논쟁할 때, 노무현에 대한 과도한 조롱이나 고인드립을 치시는게 많이 불편합니다. 노무현이 조롱을 당해서 불편한게 아니라 (제가 그럴리가 없죠), 논쟁 상대방의 핸디캡이나 약점을 교묘하게 악용하는 어떤 비겁함이 느껴져서 그런거죠. 이래서는 논쟁에서 승리해도 승리한 것이 아니죠. 저는 쌍방간에 좀 더 당당한 토론과 논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이 문제를 운영규칙으로 해결할 수는 없을겁니다. 그저 친노들이 '지네들은 우리랑 논쟁할 때 마음껏 노시개니 운지니 하면서도 우리는 핵펭귄 어쩌고 할 수가 없어서 접었을 뿐인데, 닝구들이 논리와 내용으로 이겼다며 기뻐하더라'며 떠드는 소리를 듣는게 불편할 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