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진씨의 방송출연취소와 관련하여 폴리테이너의 표현의 자유에 대한 논의가 아크로 내에서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군요. 이미 원론적인 차원에서 차칸노르님께서 이 문제를 '기화로' 폴리테이너에
대한 규범적 고찰을 본격적으로 해보시겠다고 하니, 일단 아직 생소한 이 영역에 대한 어떠한 규준이
도출될지 개인적으로 매우 기대가 되고 아크로 논객분들의 다양한 시각도 생산적 기여를 할 것 같네요.

많은 분들이 이미 활발한 논의를 하셔서 괜히 말을 보태는 감이 없지 않지만,
이런 원론적인 차원에서의 논의와 별도로 지금 김여진씨에게 과연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한번 생각해 보고 싶군요. 아침인 관계로 간단히 쓰겠습니다.

1. 김여진씨의 표현의 자유는 정말 제한되고 있는 것인가

우리가 김여진씨에게 벌어진 불행한 사건을 알게 된 계기는 김여진씨의 트윗을 통해서 입니다.
즉 이 모든 논의의 촉발은 다름 아닌 김여진씨가 표현의 자유를 행사한 결과라는 거죠.
이런 저런 이유로 자신에게 닥친 횡액을 트위터에 호소하는 사람은 부지기수지만 
대부분 우리는 그 사실을 인지하지도 못하고 흘러가는 반면에,
김여진씨의 트윗 한방은 금새 공론화가 될 정도로 영향력이 있습니다. 
과연 김여진씨가 표현의 자유를 제한받고 있다고 할 수 있을까요?

트윗의 내용은 이러합니다.
1) 문재인 캠프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이유로 -> 2) 방송출연이 구질구질하게 취소됐다. 이를 투박하게 바꿔보면
1) 정치활동과 정치적 의사표현을 '활발히' 했다는 이유로 ->2) 밥줄이 끊겼다. 이렇게 되죠.
표현의 자유를 충분히 향유한 결과 본업인 tv출연 즉 직업수행에 애로사항이 생겼다는 것입니다.
지금 김여진씨는 본인이 tv출연하는 사람이라서 정치활동 및 정치적 의사표현에 제약이 생겼다는 것이
아니라 그 반대죠. 정치활동을 너무 했더니  tv출연에 지장이 생겼다는 겁니다.
과연 김여진씨의 표현의 자유가 제한되는 것일까요?
예컨대 요새는 그런 일이 많지 않지만 예전에는 시위전력이 있거나 하면 공무원 임용이 제한되었고
당장 문재인도 판사를 지원했으나 시위전력으로 인해 임용이 안되었다고 하죠.
이 경우 문재인에게 제한되는 기본권은 공직취임 기회의 박탈 즉, 공무담임권이지 집회시위의 자유가
아닙니다. 물론 시위전력이 공무담임권에 영향을 주는 것이 옳으냐 하는 문제는 별도의 논의를 요하지만
기본적으로 집회 및 시위의 자유(이 역시 표현의 자유)가 제한된 것이 아니죠.
마찬가집니다. 김여진씨의 경우 정치적 의사표명에 있어 어떤 제한이 걸려있습니까?
다시 말해 김여진씨의 손과 입에 어떤 재갈이 물려있는 상황이 아니에요.
문재인은 내일 당장 시위에 참여할 수 있고, 김여진씨도 자유롭게 의사표명할 수 있어요.
방송출연을 못하게 하면 그로 인해 정치적 의사표명을 함에 있어 위축이 된다는 건 표현의 자유에 대한 
간접적,사실적 제한일 뿐이지 표현의 자유를 직접 제한하는게 아니죠.
예전에 하소연(하유선)이 모 어린이 프로그램에서 중도하차한 일이 있었습니다.
에로영화에 출연한 것이 아이들의 정서에 안좋은 영향을 준다는 이유였죠.
이 사례를 놓고 보자면 하소연이 그 프로에서 강제하차 당한 것이 하소연의
에로영화에 출연할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당연히 에로영화에 출연할 자유는 전혀 제한된 바 없죠. 그로 인해 일부 프로그램에 출연할 자유가
제한되었을 뿐입니다. 에로영화에 출연할 자유가 위축되는 것은 간접적,사실적 효과일 뿐이죠.


정리하면 지금 김여진씨에게 문제되는 것은 표현의 자유를 향유한 결과 직업의 자유, 구체적으로
직업수행의 자유가 제한받고 있는 겁니다. 정치활동 결과 방송출연이 취소된 것이 정당하냐의 논의는
직업의 자유에 대한 합리적 제한이냐의 문제가 핵심이지 표현의 자유의 문제가 아니에요.
폴리테이너들의 방송출연 제한 조치의 한계를 설정하는 문제와 폴리테이너들의 정치적 의사표명을
제한할 수 있는지, 있다면 어느 정도인지의 문제는 논의의 평면이 다르죠.
다만 김여진씨의 말이 사실이라고 본다면 문재인을 지지했다는 이유로 방송출연 취소당한 것은
일응 부당하다고 할 수 있지만, 보수성향의 김흥국 또한 mbc에서 축출당한 사례가 있기에
아직은 뭐라고 말하기 어렵겠습니다.
 (이후 김흥국은 홍준표랑 나꼼수 비슷한걸 했었죠..새누리당 당사에서 녹음했었습니다)
물론 박근혜 쪽과는 달리 문재인 지지한 연예인만 방송출연에 제약이 걸린 것이 확실하다면
당연히 부당한 처사겠죠.
 
2.  김여진씨의 '방송출연' 자체를 표현의 자유 보호영역에 포섭할 수 있는가

그런데 김여진씨의 경우 공교롭게 직업이 방송출연이기 때문에 방송출연 자체를 표현의 자유에 해당한다고
본다면 또 한번 표현의 자유 제한이 문제되는 것 아닌지 의문이 들 수 있는데,
시간관계상 간단히 말하면 드라마 ,예능 같은 경우라면 말할 것도 없이 표현의 자유의 문제가 아니고
(이는 직업의 자유 또는 좋게 말하면 예술의 자유에 포섭)
시사프로라면 넓게 보아 access권이 문제될 여지도 있겠지만, 연예인이라고 하여 시사 프로에 자유롭개
출연할 권리가 있는건 아니므로 표현의 자유 침해라고 보기는 힘들다고 봅니다.
여기 아크로에는 김여진씨와는 비교도 안될 만큼 훨씬 정치적 식견이 뛰어나신 분들이 많지만
시사프로에 자유롭게 출연할 권리는 없죠. 아니 권리는 있을지 몰라도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습니다.
그럼 우리들도 표현의 자유에 제한을 받는 것인가요? 아닐 겁니다.
프로그램 섭외는 pd나 국장의 고유권한이고 그들의 경영판단이 우선입니다.
우리가 섭외가 안되는 이유는 식견은 차치하고 대중적 인지도가 없어서 흥행이 안된다는 것일텐데
정치색이 강하여 시청자의 반발이 예상되어 시청률에 지장이 있다는 방송국 관계자의 판단이
왜 폴리테이너에게는 탄압으로 비화되는 것인지 과문한 저로써는 잘 이해가 안됩니다.
하물며 지금 김여진씨의 경우는 방송출연금지도 아니고 고작 방송 하나 날라간 것에 불과한데 말이죠.

저는 처음 이사건을 접했을 때에는 김여진씨의 정치적 입장에는 별로 동조하지 않지만
그녀가 부당한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는 입장이었는데 지금은 생각이 많이 다릅니다.
그녀에게 벌어진 일이 폴리테이너의 표현의 자유 한계설정 논의에 불을 지핀 것은 평가할만 하지만
개인적 불행을 정치쟁점화 시킨 그녀의 행동은 매우 영민한 선동에 가깝다는 생각입니다.
속칭 김여진법의 존재를 김여진씨가 몰랐을 리 없다는 데까지 생각이 미치면 어쩌면 이 또한 그녀의
'방종한' 표현의 자유의 행사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이에 차칸노르님이 연구하시는 원론적 입장에서의 폴리테이너의 규범적 고찰과 표현의 자유, 그에 따른 의무와
책임에 대한 규범적 concensus가 필요하다고 보며 그 성과가 궁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