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결론부터 말해서 한국의 정치지형이 양당제로 굳어지고 있는 이상, 세 개의 당을 만들어서 운영하는 방식은 절대로 성립할 수 없다고 봅니다. 3당은 언제나 쩌리당입니다. 이념적 지향이 분명했던 민노당/진보신당이건, 지역적 기반이 분명했던 충청도 정당이건, 인물에 기댔던 정주영-정몽준-문국현 당이건, 심지어 유시민의 참여당 계열이건 간에... 제 3당이라는 인식이 박히는 순간 이건 잉여수준의 당이 됩니다.  할 수 있는 건 민주당 삥뜯기가 최선이고 뭔가 정권을 잡으려면 어쨌거나 제 2당의 브랜드가 필요합니다. 유시민이나 이정희가 대선에서 삥을 뜯으려고 했던 것도, 이해찬-문재인이 기를 쓰고 당권을 잡으려고 했던 것도 이걸 알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안철수가 궁극적으로 단일화에 응할 수 밖에 없었던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1번 아니면 2번입니다. 3번은 없습니다.


2. 중도 혹은 제 3 세력만을 바라본 정당이라는 개념이 좀 어려운게, 이 사람들은 말 그대로 "중립" 난 어느편도 들지 않겠다는 사람들입니다. 기존의 정당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 다는 "안티 테제"의 역할인데, 스스로 지향하는 봐가 없는 "안티"만을 가지고 뭔가를 이루어 본다는 게 난항하기 때문입니다. 


3. 그래도 안철수발 신당이 나올 가능성을 완전 배재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게 나온다면 그 뱡향은 3자대결이 아니라, 2당의 자리를 차지하느냐 마느냐의 여부입니다.  2당 자리를 차지하게 되면, 기존의 현 민주당은 다시 쪼그라들게 되어있습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국민회의를 만들었던 방법입니다. 

이 2당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야권의 최대주주인 수도권, 그리고 호남의 지지를 누가 차지하느냐의 여부가 됩니다.  아래 글에서도 썼지만. ( http://theacro.com/zbxe/720652 )  민주당 득표의 50%는 서울과 수도권에서 나옵니다. 20%가 호남. 이번에 PKU에서 얻은 문재인의 득표를 최대치라고 봤을때 최대치 12%가 PKU입니다. 이번에 좀 저조했던 10%가 충청. 그 나머지가 8%입니다. 

결국 수도권과 호남에서 "추인"을 받는 세력이 제2당, 즉 야권의 대표당이 되는 싸움이 될 겁니다. 그리고 제 생각에 안철수와 그 주변 세력이 잘 만 하면 이길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4. 안철수가 친노의 노예가 되었다고 평가 절하할 생각은 없습니다. 18대 대선 자체가, 야권대 여권의 총화력전 양상이 되었던 이상 ... 여기서 공연히 몽니 부려봤었자, 문재인이 이겼었건 (-- 정몽준 버전으로 --), 졌었건 (-- 이인제 버전으로 --) 매장이었습니다. 이후 정치를 계속할 생각이었었다면 어쨌거나 뭔가 했었어야 했고, 기왕 할 거면 하는 김에 최선을 다했어야 했습니다. 투표날 결과도 안보고 미국으로 날아가는 액션은 "내가 야권이기 때문에 도와준거지, 니들이랑 한편 먹은건 아님." 이라는 액션을 보여준 것이었습니다.


5. 안철수의 지지세에 대해서는, 저는 수도권 중심의 정치세력의 갈망의 표현이라고 봅니다. 인구도 제일 많은 수도권이고, 경제-문화적 파워에 있어서는 다른 지역에 대비해서 압도적인 지역이면서도, 유독 정치 문제에 있어서는 무주공산에, 공략 대상으로만 취급받고 있을 뿐, 수도권이라는 정체성은 아예 표출되고 있지 않으니까요. 50%가 넘는 표공헌을 하면서도 정치적인 입장은 대변되고 있지 않는 겁니다. 

열린우리당의 한때 지지세도 이와 관련이 있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근데 최대 12% 지지를 보내는 PK의 일부 세력들은 그걸 "호남색 빼고 PK가 그 자리 차지하자."로 해석하고 밀고들어오면서... 더 웃기게 되고 폭삭 망했죠. 


6. 안철수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있는게, 야권의 중심축이 수도권 + 호남의 연합이라는 핵심을 정확하게 짚어냈다는 점입니다. (충청은 깍쟁이고, 부산은 옵션일 뿐이죠.) 역대 제3후보치고, 이 점을 정확해 봤던 사람 있었나요?  그냥 기존 정당들을 싸잡아서 비난하기에 여념이 없었죠. 그런 비난은 일단 들을때는 시원하기는 한데, 미래 지향적 대안 세력은 되지 못하니까 막상 선거가면 5, 10%이상 득표가 안되는 거잖아요. 안철수 본인이 누구처럼 부산 호적 내세우며 돌아다니지 않았죠. 말씨도 기생 오라비 서울말씨에. 중점적으로 공을 들였던 곳도 호남과 수도권입니다. 

안철수가 무슨 대단한 메시아적인 인물이라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줄거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다만 오래된 야권의 중심축인 수도권 + 호남을 복원해 줄 수 있을 만한 아이콘이 되줄 수 있을 것 같다는 말입니다. 야권 총득표에서 최대 공헌도 12%밖에 안되는 PKU의 목소리에 휘둘르느니, 50%나 그 이상을 책임져 줄수 있는 수도권이랑, 꾸준하게 20%를 주는 호남의 동맹을 굳건하게 만어 주기를 바라는 거지요.  안철수가 얼굴 마담을 하는 수도권 출신의 좀 신선한 사람들과, 호남및 기존의 민주당에 경험있는 사람들이 합류하는 형태가 되었으면 합니다. 그럼 열린우리당 같은 파괴적인 방법이 아니라, 수도권 야권이 자연스럽게 앞장서고 지지를 보내주는 호남에게 그에 걸맞는 대접을 해주는 방식으로, 외연이 확장되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7. 안철수의 부상은, 이와 더불어 좀 오래된 세력 --- 운동권, 486, 시민운동, 등등 --을 좀 물갈이를 할 수 있는 어떤 계기를 마련해 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언제부턴가 야권에서 새로 국회의원이나 지방선거의 후보자가 되는 사람들 얼굴들이 뻔해졌죠. 이런 사람들 말고 보다 적극적으로 전문가 그룹을 끌여들일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합니다. 자기들끼리 얽히고 섥힌 지금 야권의 주도세력 말고, 정말로 "신선한" 사람들이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을 수 있을 때야, 비로서, 야권에 희망이 보인다고 생각합니다.
 
8. 결론적으로 전 아직 안철수발 정개 개편이 일어나리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하는 편이 현재 야권이 변하는 것보다 쉽지 않을까 하고 생각을 합니다. 물론 정치는 생물이고, 저 같은 일개 아마추어가 바라는 바랑은 다르게 움직일게 분명합니다만.. 뭔가 하나쯤 기대하고 살아가는게 재미있지 않을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