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좀 지난 얘깁니다만.
(그래봐야 이틀이지만, 하룻밤새 만리장성이 재건축될법한 스피디한 한국 시간으로는...;;)
한겨레에 정봉주의 장문의 인터뷰가 실렸는데요.

http://media.daum.net/politics/others/newsview?newsid=20121231152010793

인터뷰에서 보이는 정봉주의 성숙한 변신도 놀랍지만,
저는 댓글이 더 놀랍군요.

책보며 공부할 수 있는 감옥에 보낸 엠비에게 감사할 지경이고, 
우리편-민주당이 새누리당보다 잘못해서 실패했다고 생각하며,
설령 민주개혁진영이 설 자리가 없을 지라도 박근혜가 잘하기를 바란다는,

선악구도와 대결구도를 탈피한 그의 멘트에,
열혈 꼼수빠님들께서 패악질이라도 하지 않았으려나 걱정했건만(배신이야 배신~) 
웬걸, 찬사가 쏟아졌군요.


반면 비슷한 시점의 전병헌 의원 중앙일보 인터뷰에는 비난 댓글이 쏟아집니다.

http://media.daum.net/politics/others/newsview?newsid=20121231003703640

전병헌도 역시 민주당이 50대를 놓친 점 등을 반성하고 있는데,
토론회의 이정희 및 그와 거리두기 못한 문재인을 함께 지적한 거 하나때문에
이정희를 폭풍쉴드치며 전병헌을 까대는 댓글들이 요동치는군요.



정봉주가 이렇게 노빠-중도를 아울러 선플 세례를 받게 된 데에는 몇가지 이유가 있겠지요.

일단 시점이 적당하고. 대선 여운이 남아있으나 감정은 그럭저럭 가라앉은 이 때.
(유아인이 트위터에서 정봉주와 엇비슷한 얘기를 하고 욕을 실컷 잡솼는데, 여기서 패착)

겸손하고 자기반성적인 언어구사.
(유아인이 요것도 패착;;)

문재인을 직접 지목하지 않은 점.
(전병헌의 패착ㅋㅋ)

무엇보다, 선거날까지 감옥에 있는 바람에 선거 책임에서 완존 자유로움.
(올레~)


여러모로 정봉주라는 정치인에게 많은 가능성이 생긴 것 같습니다. 
이미 상당수준의 팬덤과 인지도를 가지고 있는 정봉주가
이 정도의 포용적(대결구도 탈피), 반성적(독선적 패거리주의 탈피) 태도를 견지하면서
친노-노빠의 함정을 영리하게 잘 피해 나간다면,
그래서 저런 (꼼수빠와 다른)합리적이고도 광범위한 지지를 계속 받아 간다면,

야권에서 꽤 긍정적인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친노와 노빠의 대결구도와 독선에 진저리치는 반노-비노-닝구들과의 직간접적 연대(?)도 가능할 수 있고요.


다만 변수가 두 가지 있는데,
출소해봤자 피선거권이 9년이나 없다는 거 ㅋㅋ

또 하나는, 
이제 감옥이 아닌 현실 세계에서 살다보면 
기껏 적립해놓은 성찰 그거, 다 날려먹을 수 있다는 거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