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크로에 주로 글을 써주시던 필진이 교체되는 거랑, 게시물의 숫자가 줄어드는데 우려를 보내주시는 분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 저 역시 약간 우려되는 면이 있기는사실입니다. 아크로가 (운영진이) 닝구 일색이 되면서 수준이 떨어지고, 자기들끼리 자위성 감정 배설의 장이 된 다음에 망해간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나올 수 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큰 걱정은 안합니다.

일단 기본적으로 아크로는 정치/시사에 중점을 둔 공론장입니다. 그런데 총선과 대선이라는 큰 이벤트가 끝났습니다. 커다란 정치적인 이벤트들은 앞으로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대선에 대한 평가와 앞으로의 방향제시에 관한 훌륭한 분석 글들이 올라왔지만, 그 주제만으로 수백개의 게시글을 만들기는 어렵습니다. 

심지어 넷상의 친문재인 열성지지자들도, 선거전에 비하면 기세가 꺽였습니다. 지금으로서는 감정의 절정의 순간을 지난다음 찾아오는 현자타임 같은 기간입니다. 모두가 1년 365일 내내 정치 폐인 노릇하는 사람들도 아니고, 대부분은 자기 일상으로 돌아갈 타이밍입니다. 

한때 아크로에 하루에 글 하나도 올라오지 않던 기간도 있었습니다. 그때도 정치적 휴지기였습니다. 그래도 본격적인 정치의 계절을 맞아서는 불꽃이 다시금 튀었지요. (그렇게 생각해 보면 아크로 흥행에 가장 큰 공을 세우신 분은 아마 유시민 정의당 대표님이신거 같습니다.) 

아래글에서 대륙시대님이 언급하셨듯, 화약고는 아직 싸여있습니다. 그 위에 젖은 수건이 덮여있어서 불이 안붙는 상황이지요. 관성적인 지지를 해오던 사람들도 남아있고, 감정의 골도 아직 남아있고. 불이 붙을 시간이 되면, 다시또 정신없어 질거고 그때면 아크로도 또 바빠질거라고 생각합니다.

또 필진이 교체되는건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떠나가시는 분들이 아쉽지만, 언제든지 다시 돌아오실 분들이라고 믿습니다. 사실은 새로운 필진의 유입이 끊기는 시점이, 어떤 사이트의 수명을 다 해가는 신호탄입니다.  새로 오시는 분들도 기존에 계시던 분들과 위화감 없이 동등하게 이야기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드리는 것만 분명하게 하면 될 것 같습니다.

정 우려가 되면 운영진이나 기타 분들이 발바닥에 땀나게 뛰어서, 필진을 영입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는 있습니다. 다만 복지부동 공무원을 컨셉으로 잡은 3기 운영진이 그렇게 할지는 약속 드릴 수 없습니다. :P (회원 분들이 다른 사이트에서 아크로 광고하거나, 초청하는 걸 말리지 않겠습니다.)

그래도 10년전, 5년전과 비교해 볼 때, 아크로에서 이야기 되던 내용이 다른 대중들에게도 많이 인정받고 있다는데에서 어느정도 성취감같은걸 느낍니다. 아크로라고 뻘소리 안하는거 아니지만요. 그래도 이곳에서 논의되던 논리를 다른 사이트에서 이야기 했을때, 5년전이었다면 아주 바보취급 받고 묻혔겠지만, 지금은 나름 공감을 얻어내고 있거든요.  물론 그건 아크로가 잘해서 라기 보다는, 정치인들이 스스로 "바보같음"을 몸소 증명해 주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된 감은 있습니다.  굳이 까보지 않아도 될걸, 까 보고 확인한 느낌?

그래서 일단은 큰 걱정없이 흘러가는 대로 보겠습니다. 아크로라는 열린 공간은 회원 여러분들이 채워주시리라 믿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