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북이지만, 과거 논쟁을 보니 핵심을 비껴간 느낌이 들어서 몇 자 적어 보려고 한다. 일단 감금죄가 되려면 고의가 있어야 하고 이 때의 고의란 반드시 주관적 의도가 인정되어야만 하는 것이 아니라 구성요건을 충족시키는 객관적 결과 발생에 대한 고의를 의미한다는 데는 모두 동의하고 있다. 그렇다면 결과적으로 못 나오는 상황을 연출하게 되면 모두 감금죄가 되는가? 물론 그렇지 않으며, 그에 대해서는 감금죄 성립을 주장했던 사람도 인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감금죄가 안 된다면 왜 안 되는 것일까? 이를 위해 극단적인 경우를 하나 예로 들어 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우선 감금죄가 성립할 수 있는 전형적인 경우로, 죽이겠다고 공언하고 다니던 사람이 바깥에서 흉기를 들고 지키고 있는 경우를 생각할 수 있다. 이 경우 왜 감금죄가 성립하는가? 그런 상황에선 누구라도 생명의 위협을 느끼지 않을 수  없을 것이고, 따라서 그런 행위는 자유를 억압하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반면 채권자가 채무이행을 독촉하기 위해서 문 밖에서 기다리고 있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채무자는 연체 중인데 돈은 없고 해서 가능한 한 채권자를 피하려고 집 안에서 버티고 있다. 결과적으로 감금(?)되어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런 경우 채권자의 감금죄가 성립한다고 보진 않는다. 왜냐하면 감금죄는 자유를 보호법익으로 하는 죄인데, 만나기 싫은 사람과 마주치게 하는 것이 그 사람의 자유를 억압할 정도의 행동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기 때문이다. 법은 자유를 보호하지만, 마주치기 싫은 사람을 마주치지 않는 것과 같은 일시적 곤란조차도 겪지 않을 자유까지 보호하지는 않는다. 그런 자유까지 보호하는 것은 반대로 상대의 일상적 행동의 자유에 대한 억압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결국 감금죄가 성립하려면 가해자의 행위가 자유를 억압하기에 충분하다고 인정되어야 하는 것이지, 단순한 일시적 곤란이나 불편, 불쾌 따위를 유발할 수 있는 행위를 피하기 위해 결과적으로 감금되어 있었다고 해서 감금죄가 성립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국정원녀 사건의 경우 역시 감금죄가 성립하려면 그 행위가 자유를 억압하기에 충분한 행위여야 한다. 그럼 그 때 민주당원들이 무엇을 어쨌기에 그들이 감금죄를 범했다고 하는 것인가? 그들이 국정원녀가 나오거나 문을 열면 그 여자를 폭행이라도 하려고 했단 말인가? 아니면 자기들이 직접 체포 하고 그녀의 얼굴을 카메라 앞에 까발리려고 했나? 수 많은 사진 기자들이 대기하고 있고, 현장이 생중계되고 있으며 경찰까지 있는 상황에서 그 여성의 신변에 위해를 가하려고 그들이 대기하고 있었다는 말인가? 민주당원들이 문 밖에 있었던 건 그들이 현장을 감시하면서 동시에 선관위 직원이나 경찰 등에게 그들의 적법한 권한의 발동을 촉구하기 위함이었지, 결코 그 여성의 신변에 어떤 위협을 가하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즉 그녀가 문을 열었을 때 겪을 것으로 객관적으로 예상할 수 있었던 상황이란 경찰의 신원 확인과 (요건이 충족되었을 경우) 수색 등과 같은 적법한 공무집행이었을 뿐이었다. 

사실 그녀가 문을 잠그고 버틴 주된 이유도 무슨 민주당원들로부터 집단 린치를 당할 것이 두려워서였다기보단 경찰이나 선관위 직원에 의한 신원확인이나 수색을 피하려는 것이 주된 의도였음은 이후 실제 일어난 일을 통해서도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 물론 문을 열었을 때 대기하고 있던 사진 기자들에 의해 가린 모습이라도 자신의 모습이 노출될 수 있었겠지만 현장에 있던 경찰에 의한 질서 유지가 가능했고 원치 않을 경우 얼마든지 가릴 수 있었으며, 자신의 모습이 노출됨으로 인해 겪을 현실적인 곤란의 정도를 객관적으로 생각해 보면 그것 역시 자유를 억압할 정도의 장해라고 볼 수는 없다. 

결국 이 사안의 경우 그녀의 자유를 억압할 정도의 유무형적 장해의 존재 자체가 인정될 수 없는 사안이라고 할 수 있으며, 따라서 감금죄가 성립한다는 주장은 법률적 관점에서 보자면 완전한 난센스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