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박근혜가 이번에 단순히 TK-주류 후보다 얻을 수 있는 표를 가뿐히 넘었다고 봅니다. 87년 노태우의 36.7%, 김영삼의 41%와 비교해보며 이 차이는 확실하게 증명됩니다. 이들 모두가 영남도 아니고 보수도 아닙니다.

이번 대선에서 박근혜는 철저하게 비정치적-경제적 이슈에 집중했습니다. 지역유세만 봐도 박근혜는 지역현안을 언급하면서 이것을 해결해줄테니 기다리라는 식이었고, 걸려있는 플래카드는 거의 다가 복지와 일자리에 집중되었습니다. 

그런데 반면 민통당의 구호는 정치적 이슈에 매몰되어 있었는데 이는 노무현이 경제적 이슈 대신 정치적 이슈에 집중한 것과 정확하게 일치합니다. 더 좌클릭이 아니라 더 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박근혜가 지적입니까? 솔직히 그건 아니라는거 누구나 다 압니다.) 나갔어야지 박근혜가 좌클릭한다고 미친 듯이 좌향좌하는 것은 제 정신이 아닌 선택이었습니다.

그랬다면 차라리 그런 모습이라도 강조가 되야 할텐데, 실제로는 실무진은 안 보이고 죄다 나이먹고 훈수나 두며 권력을 누리려는 추한 원로들, 시민단체 백수들이 즐비했으니 표가 이 정도나 나온 것에 감사해야 할 지경입니다.


각설하고 저는 박근혜가 어떻게 하는 지에 대해 5년이 달려있다고 봅니다.

박근혜가 실제로 경제민주화 법안을 일정 부분 처리하고, 복지 제도를 체감할 수 있도록 확대하고 사회문화적으로는 보수적인 입장을 취한다면 즉 복지와 경제문제는 전향적이돠 안보와 사회문화는 보수적으로 처리할 경우, 민주통합당은 경제적 이슈에선 무능함을 사회문화적 이슈에선 지나친 래디컬함을 보여주면서 무너질 수 밖에 없습니다.

여기에 박근혜가 진심이건 아니건 유의미하게 호남을 위해준다면? 막말로 박근혜가 취임 이후 지역대통합을 강조하면서 일베충들의 홍어타령을 간접적으로 언급하며 국가 통합을 방해하는 반국가적 행태라고 해주면서 이는 보수의 행동이 되어선 안된다고 너무나 가슴아프다 이런 행동만 한 번 보여줘도 상황이 일전 될 겁니다. 여기에 일단 상실감이 배로 큰 전북지역에 실제로 선물을 준다면 하다못해 새로운 것은 아니더라도 GM문제하고 노태우 때부터 질질 끈 새만금만 좀 어떻게 해줘도 게임은 끝납니다.



그런데 저는 과연 그것이 가능할지 의문입니다.

제가 보기엔 박근혜 본인은 자신을 통한 아버지의 복권과 추존을 일대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자신과 아버지 모두 한반도의 영웅으로 기록되고 싶어한다는 겁니다. 그러므로 실제로 저렇게 해서 그렇게 되려고 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박근혜가 과연 저렇게 할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박근혜를 대통령으로 만들어냈던 TK본류 세력으로서는 절대 저렇게 할 수 없을 것이니까 말입니다. 지금은 진념이 어떻고 한광옥이 어떻고 이정현이 어떻고, 박근혜의 입은 전부 호남 출신이고, 경제민주화 대부 김종인이 후원자고 해도 과연 집권 이후 영남 친박들이 어떻게 될지를 바라보면 문제는 상당히 다르다고 봅니다. 이한구, 최경환, 서병수 등을 생각해보면 되겠습니다.




그러므로 닝구가 친노를 어떻게 처리할지는 박근혜한테 달려있습니다. 박근혜가 TK 본색을 집권 초기부터 보여준다면 지방선거에서 선전하기 쉬울테니 노빠들을 어떻게든 긁어내야겠지만 박근혜가 그렇게 하지 않을 경우엔 즉 위의 언급대로 '위대한 그녀'의 길로 간다면 야권은 백번 천번 패배할 겁니다. 그 경우엔 차라리 친노가 대표로 나가서 박근혜에 의해 또 죽게 냅두는 것이 나을 것으로 봅니다.



박근혜가 과연 어떤 길을 걸을지 모르겠습니다.


확실한 건 박근혜가 TK본색의 정치를 시도할 경우 박근혜는 둘째치고 박정희마저도 같이 망할 거라는 겁니다. 박근혜 정권에서 좀만 낌새가 나면 즉시 거론되는 건 "피는 못 속인다"가 될 확률이 높기 때문입니다.




야권 입장에선 박근혜가 나라를 위하지 말고 TK만 위해야지 그나마 살길이 생기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