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선거 패배 이유야 이미 많은 사람들이 말했던 것이지만 대선에 대해 여러 측면에서 해보려구 합니다.

1. 반노들의 부각

유시민 떨어졌을 때부터 어느정도 낌새를 느낀 사람도 있겠지만, 친노가 야권으로 나오면 무려 박정희의 딸이라도 차라리 박근혜를 찍는 사람들의 수가 생각 이상으로 많다는 것이 보여졌다고 평가합니다. 그 세력은 머릿수만 따지면 노빠보다 적을 수 있겠지만, 현재까지 보이는 모양새(저번 지방선거)로 봤을 때, 현 정치권에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은 노빠보다 더 커 보입니다. 따라서 노빠 표 몇 개 먹자고 노빠에 아부하는 것이 오히려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자각한 정치인들이 좀 늘어날 것으로 봅니다.

2. 세대 프레임의 실패

친노 정치인들과 노빠들이 내세운 프레임이 20,30 세대와 그 윗 세대의 대결 측면이었습니다. 확실히 그 프레임은 중장년층에 먹히긴 한 것 같습니다. 50,60대의 투표율과 지지율을 보면 말이죠. 그렇다면 친노 정치인들이 내세워야 했을 최소한의 정책 방향성은 20,30 세대를 위한 내용이어야 합니다만 반값 등록금을 제외하고는 그다지 20,30을 타겟으로 한 정책은 보이지 않았죠. 그나마도 30대보다는 20대에게나 먹힐만한 공약이고, 20대 조차도 보수적인 사람은 반값 등록금을 반대하는 상황이구요.

사회 생활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30대에게는 표 떨어지는 공약들이 제법 있었죠. 의료 상한제 100만원 공약에 대해서도 재원 마련에 대해 봉급쟁이 봉급 털면 된다는 소리나 했었구요. 세대 프레임으로 갈 것이면 20,30,40이 투표를 하고 싶을만한 공약을 전면에 내세워야 했지만 이도저도 아니었죠. "투표하면 이깁니다." 유시민이 이미 써먹었다가 실패한 문구를 재사용했을 때부터 알아봤습니다. 결정적으로 이정희가 박근혜를 공격할 때 즐겁게 지켜보는 그 모습에 중장년층은 자신들의 처지를 박근혜에 대입하고 대드는 20,30대의 모습을 이정희에 대입했다는 분석이 있던데, 그럴듯한 분석이라고 봅니다.

3. 각종 무리수 공약

민주당 접수할 때, 혁통에 끼어들었던 시민단체들의 각종 훈수를 받아들여서 온갖 무리수 공약들이 남발되었죠. 당장 위에 언급된 의료상한제 100만원 공약만 하더라도 모럴헤저드를 감안하고, 각종 수가를 비급여에서 급여로 바뀌는 것을 감안하면 4대강 정도에 끝나지도 않고, 재정 파탄이 미칠 영향력도 보통이 아닌데, 한 사람 말만 믿고 그대로 추진하려고 함. 그 외에도 무리수 공약들이 많았죠. 평창올림픽 공동 개최니 뭐니.

시민 사회 계열의 공약 중 쓸만한 것을 골라서 채택하는 것이 아니라 누가 봐도 무리수에 지나지 않을 공약들을 무차별하게 차용했습니다. 박근혜의 공약과 비교하면 그 차이는 더 극명하죠. 박근혜에 대해 크게 거부감을 지니지 않을 중도층을 떠나게 만들었을 것으로 봅니다. 물론 지금도 시민 사회계열의 주장을 인용하여 친노가 한 번 더 해먹어야겠다고 하는 판이니 그들의 주장을 수용하지 않을 수 없었겠죠.

4. PK 올인

부산 관련 공약은 실현 가능하며, 매우 구체적으로 10가지의 공약을 발표했었고, 다른 지역에는 변변찮은 공약조차 없었죠. 실제로 선거 몇일전까지 타지역은 아예 빈 페이지, 아니 들어갈 페이지도 없었습니다. 인터넷계의 유명 닝구이신 기린아께서는 친노가 정권 잡기 전에 민주당이 세워둔 지역 공약 페이지까지 찾아냈습니다만(즉, 링크도 살아있었다는 것은 급하게 사용하지 않도록 변경되었다는 것이죠.) 친노들은 해당 내용은 사용하지 않고 오직 PK 공약만 사용하였습니다. PK에 올인해서 자신들의 지역 기반을 마련하려는 의도는 좋은데, 다른 지역에도 신경을 썼어야죠. 결국 전통적으로 민주당이 이겨오던 지역에서 사실상 패배하고, 충청권은 아예 통째로 날려버렸죠.

5. 호남의 반노 분위기의 고조

지역 공약이나 친노 자체의 문제인 호남 홀대론이죠. 호남 거주 20,30대야 이에 대해 자각할 일이 거의 없었을테니 대부분의 젊은 닝구는 호남이 아닌 타지역 거주자지만, 중장년층은 호남에 거주하더라도 이에 대해 잘 알고 있죠. 이번 선거를 보면 세대간 대결은 호남에서도 유효했습니다. 5.18을 직접 겪었을 50,60대에서도 박근혜 지지율의 역대 최고 지지율 기록이 그것을 의미합니다. 박근혜가 서진 정책을 멈추지 않고, 노빠들과 친노 정치인이 여전하면 진짜 30년동안 새누리가 집권하는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6. 여성성에 대한 공격

문재인은 자신이 특전사 출신이라는 것과 박근혜가 미혼 여성이라는 것을 대비시키기 위해 초기부터 마초이즘을 적극 이용했고, 박근혜의 미혼과 여성이라는 점을 공격했습니다. 문제는 대부분의 여성들에게 이러한 모양은 반감을 가져왔을 것으로 봅니다. 실제로 여성들의 박근혜 지지율은 남성보다 높았습니다. 단순히 박근혜가 여성이라고 찍었을 것이라고 보기 힘든 것이, 그랬다면 지금쯤 여성 대통령이 나왔어야 하고, 그렇지 않다고 해도 나경원 등의 의원들이 제법 높은 자리에서 올라서 남성 정치인을 진두지휘하는 모습이 나왔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죠. 오히려 나대는 모습 때문에 극성 여성 정치인의 경우 여성들로부터 욕먹는 경우도 상당합니다.

따라서 이는 문재인의 선거 전략의 실패로 봐야 합니다. 상남자 전략은 여성이 남성보다 못하다는 의미를 내포하기 때문에 거기에 반감을 가지고, 여기에 한술 더 떠서 미혼 여성이라는 점을 공격하자 동정표를 얻을 수 있었던 것으로 봅니다.

7. 닶없는 노빠와 친노 정치인

유세 기간동안 한 번도 잠자코 있지 않았죠. 국정원 사건만 해도 그렇구요. 그리고 권력을 내려놓는 시늉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아, 이해찬과 비서관 출신 몇 명을 안철수 캠프의 요구에 따라 뒤로 물린 것? 직위만 내려놓고 실제로는 하던 일 그대로 지휘했는데 이걸 내려놓았다고 말한다면 양심에 털난거죠. 비서관 출신 실세들도 안철수 캠프와 회담할 때 다 나갔다면서요?

자신들의 권력을 위해 하나도 내려놓겠다는 선언을 한 적을 없죠. 임명직 포기도 한 적 없고, 당연히 의원직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신들의 권력 유지를 위해 안철수나 비노, 반노 계열을 철저하게 짖밟았으니 당연히 야권 분열로 이어지는거고 그로 인해서 민주당 전체가 한 방향을 향해 일관적으로 움직이는 힘을 보이지 못했습니다. 버림받은 정치인과 당원들은 당연히 열심히 뛰지 않았을 거고, 기회라고 생각될 때, 한 몫이라도 더 벌자는 욕심이 국정원 사태를 만들었죠. 문재인캠프는 철저하게 사고만 치고 다녔습니다.

ps. 개인적인 소감1

위에서 언급한 것 중 한두개만 제대로 했어도 문재인이 이길 수 있었던 선거였다. 하지만 한 개도 제대로 하지 않았고, 반대로 해선 안 되는 일은 기어코 실행했다. 이기고 싶다는 간절함이 있는 캠프라면 절대로 할 수 없던 삽질의 연속이었다.

ps2. 개인적인 소감2

내가 5년 전까지 밟았던 노빠의 과정을 그대로 담습하던데, 나는 그 당시 정치에 대한 소쿨족이었고, 기껏해야 20대 중반이었으니 그랬다 치는데 40, 50대에 저러는 인간들은 솔직히 좀 무섭다. 게다가 중도층 하자는대로 왜 해야 하는지도 이해 못하겠다는데, 은영전의 앤드류 포크 딱 그 꼴이다.

일제의 패망을 앞당겼던, 삼대오물이 지금 야권의 머리를 쥐고 있고, 노빠들이 그들을 지원하는 형국이다.

ps3. 개인적인 소감3

1번에서 말한 친노를 새누리보다 더 혐오하는 사람들을 닝구라고 부르긴 힘들다. 닝구들 중엔 오히려 어쩔 수 없이 문재인 찍은 사람도 많으니까. 단, 반노라는 범주로는 묶을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