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떡밥성 제목을 달고 있지 말임다. 이러다 자유게시판이 밀리터리나 전쟁사, 역사 게시판으로 바뀌는게 아닌가란.

인터넷의 몇 안되는 자료를 훑어보니 아니나 다를까 인구가 적은 핀란드도 적백 내전을 겪었더군요. 흔히 말하는 동족 상잔의 비극. 그런데 이후 전개가 한국과는 좀 다른 것 같습니다. 제가 잘 몰라 자신할 순 없지만 아무튼 내전 이후 스페인이나 소련, 또는 한국에서 벌어졌던 보복이나 대량 학살은 없었던 것 같군요. 당시 핀란드를 이끈 대통령 칼리오의 경우 우파였지만 내전에 패배한 공산주의자들의 학살을 반대하고 주로 입법에 의거했다는군요. 이 점은 전쟁 영웅 만네르하임도 비슷한 것 같습니다. 전직 러시아 장교였지만 백군과의 제휴 요청은 거절하고 내전 이후 인도주의 활동에 집중했다는 걸 보면 말입니다. (제가 본 자료는 http://blog.naver.com/cradleoffil?Redirect=Log&logNo=150068222972

전 충분히 개연성있는 스토리라 봅니다. 그러니까 소련이 침공하자마자 전국민적 단합을 이뤄냈겠지요. 보복과 학살의 피해자들은 결코 그 기억을 잊지 못합니다. 아닌 말로 목숨만 건질 수 있다면 국가나 민족 쯤은 껌만큼의 가치도 없는 거지요. 악에 받친 상대의 저항이 있었기에 무장 수준으로 보면 겨울 전쟁 당시의 핀란드 군보다 훨씬 양호했던 한국군이 한국 전쟁에서 훨씬 더 지리멸렬했던 거 아닐까요?

제가 이승만을 무척이나 미워하는 것도 바로 이 점입니다. 그가 미국 주도의 세계 질서에 한국을 편입했다거나 토지 개혁 등은 충분히 평가하지만 과연 그의 무대뽀 반공주의가 한국 사회에 남긴 상처를 잊을 수 있겠냐는 것입니다. 소위 기독교 반공주의에 투철한 서북 청년단을 비롯해 여타 반공 조직들이 저지른 무수한 범죄 행위를 우리가 용서할 수 있을까요? 더군다나 허구헌날 반공만 부르짖던 그들이 보급을 떼먹어 예비군 2개 사단(이 아니라 위키 백과는 9개 사단으로 기록하고 있군요. 오 마이...)을 전멸시킨 이적행위를 보면 그저 아햏햏할 뿐이지요. 

많은 우파들은 당시의 학살을 상황논리로 합리화합니다만 핀란드를 보면 오히려 포용이 반공을 위해서도 훨씬 바람직하다는 걸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전 세계 역사에서 나라가 망하냐 마느냐 하는 판에 보급비리로 예비군 9개 사단이 전멸한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니까요. 우리가 허구헌날 부정부패의 대명사로 일컫는 국공 내전 당시의 국민당이나 패망 직전의 월남에서도 그런 일은 없었습니다!

이승만 시절 저질러진 학살을 보면 박정희나 전두환은 그야말로 양반 중에서도 양반급입니다. 그래서 전 한국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으로 이승만을 꼽는데 주저하지 않습니다. 그의 공이라곤 그저 흐름을 잘탔다는 것과 토지 개혁 정도라고 말하면 너무 가혹한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