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에게 기대를 하고 있었다고? 자네는 여전히 낭만적이군"

"물론 거대정당에 소속되지 않은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는게 얼마나 어려운것인지는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번 서울시장 재보선이나 이번 대선에서 보여준 안철수의 영향력은 엄청났지요. 또 대선의 결과가 어떻게 나오던지간에 대선 후의 정치에서 안 철수가 주인공이 될 것이라고 모두들 생각하고 있지 않습니까"

"진보, 보수, 독재, 민주주의, 그따위 관점에서 보면 이번 대선과  2007년 대선도 큰 차이가 없는 것이겠지" "개발독재의 후신인 새누리당과 그에 반대하는 세력간의 승부.. 물론 안철수의 포지션은  반새누리당 세력에 합류했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고 또 그것은 수십년째 되풀이되고 있는 현실이 아닙니까"

"그래서 민주주의 세력을 대표하는 노무현의 실패로 인해 개발독 재 세력을 대표하는 이명박이 당선되고 다시 이명박의 실패로 인 해 문재인이 당선된다는 것인가?"

"그런 해석의 타당성을 논하는 것 조차도 무의미한 것 아닐까요?

"그럼 그런 해석은 해석대로 놔 두기로 하고 지금부터는 발상의  전환을 해보지." "진보, 보수, 독재, 민주주의, 이런것은 잠시 잊어버리고 순전히 어르신의 관점에서 이번 대선을 해석해 보자고."  "자, 자네는 순전히 어르신의 관점에서 이번 대선의 최선의 시나리 오가 뭐라고 생각하나?"

"그야 물론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는 것이 그 사람의 관점에서는  최선이겠지요. 그런데 형님이 그를 '어르신'이라고 부르는게 좀..  혹시 농담하시는 건가요?"

"아니네.. 그만큼 진지하게 오랫동안 생각한 것이야, 내가 어르신 을 어떻게 생각하던지에 상관없이 그분이 대한민국에서 가장 중요 한 인물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어, 또한 판단을 위해서는 감정 을 배재해야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고.. 그래서 그분에 대한 호칭 은 '어르신'이 가장 적합한 것 같아." "난 지금 농담하자는게 아니고 그만큼 진지하게 말하고싶네"

"알겠습니다. 안주도 좋은데 일단 한잔 하시죠."

"그래 오랜만에 좀 마셔야겠군.."


최선의 시나리오


"아까 최선의 시나리오에 대해서 말씀하셨을때 저는 박근혜의 집 권이 최선의 시나리오라고 생각했습니다. 형님은 다른 생각이신가 요?"
"그래, 이해하기 쉽게 각 경우의 수를 모두 쪼개서 살펴보도록 하 지."  "우선 반 새누리당 세력이 어떤 세력이냐에 따라 구분해 볼까?"
"반새누리당 세력이면 민주통합당인데 거기서 또 어떤 민주통합당인지 구분해야할 필요가 있습니까?"

"차이가 있지, 그것도 엄청난 차이가..." "좀 극단적으로 표현하자면 보수화된 반새누리당세력과 좌경화된 반새누리당세력으로 차이가 있네"

"차이는 구체적으로 어떤 것입니까?"

"예를 들자면 FTA를 기획하는 반새누리당세력과 FTA를 반대하는 반새누리당세력이겠지"

"민주통합당에 경우의 수가 하나 추가된다면 경우의 수는 총 3가지군요. 첫째가 보수화된 민주당 집권, 둘째가 좌경화된 민주당 집권, 세번째가 보수원조 새누리당 집권,"

"바로 그렇네 자네는 그 세가지 경우중에 어르신에게 최선의 시나리오는 뭐라고 생각하나?"

"민주통합당이 보수화 된다고 해도 결국 원조 한나라당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인데 그렇다고 해도 결국에는 한라라당 집권이 그에게는 최선의 시나리오 아니겠습니까?"

"아니야..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어르신의 관점에서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야.... 다시 설명하지, 만약 노무현 정부가 아니라 이명박 정부에서 한미FTA를 시작했다면 어땠을까? 그런 상황에서도  ISD나 래칫 조항같은 내용을 그때는 몰랐었다는 무책임한 발언들을 현재의 반새누리당세력이 하고 있을까?  착한 FTA 나쁜FTA 이 런 말들이 나올 수 있었을까?"

"음.... 아마도 민주당은 처음부터 FTA를 반대햇겠지요... "

"보수화된 반새누리당세력이라는 것은 정치권 전체가 보수화된 것 을 의미하네. 그리고 좌경화된 반새누리당세력이라는 것은 정치권의 절반 즉, 새누리당세력이 보수로 남아있다는 것을 의미하지.  따라서 어르신께 최선의 시나리오는 보수화된 반새누리당세력세력 이 집권하는 것이네, 물론 최악은 좌경화된 반새누리당세력세력이  집권하는 것이지."

"듣고보니 그렇군요. 민주당이 보수화다면 그의 뜻은 일사천리로  관철되는 것이고 견제 세력은 아예 사라져 버리는 것을 의미하는 군요."

"바로 그렇지, 최선은 보수화된반새누리당세력세력의 집권, 차선은 원조보수 새누리당의 집권, 최악은 좌경화된반새누리당세력의 집권,"

"그럼 형님은 만약 문재인이 집권한다고 했을때 좌경화 될 것이라 고 보십니까? 아니면 보수화 될것이라고 보십니까?"

"그 부분보다 먼저 일단 정리해야할 것이 하나 있네... 대권을 떠나서 총선부분에서 말이야.."

"총선에서요?"

"그래, 총선에서... 자네는 반새누리당세력이 다수당이 되는 것과  새누리당세력이 다수당이 되는것, 그중에 어떤것이 어르신께 더  나은 시나리오라고 생각하나?"

"음... 보수화된 반새누리당 세력이라면 그부분은 중요한 문제가  아닐테고,,, 좌경화된 반새누리당세력이라면 새누리당이 다수당이  되는것이 최선이겠지요"

"바로 그렇네, 대선과 분리해서 총선만을 살펴보자면 그냥 새누리 당이 다수당이 되는 것이 최선이네, 반새누리당세력이 다수당이  되어버리면 그 세력이 좌경화될 경우에 큰 위험이 따르지만 보수 화 된다고 해도 새누리당이 다수당인 경우에 비교해서 큰 이득은  없네" 이득은 없고 리스크만 커진다면 반새누리당세력이 다수당이  되는것은 어느쪽이 집권하는가에 상관없이 최악이지. 물론 순전히  어르신의 관점에서 말이야."

"이제 알겠습니다. 그럼 그의 관점에서는 새누리당이 다수당이 되고 보수화된 반새누리당세력이 집권하는 것이 최선의 시나리오겠군요"

"바로 그렇네 지금부터는 그걸 절대 잊어버리면 않되."

"그런데 그런 시나리오들이 안철수와 어떤 관련이 있는 것입니까?"

"성질도 급하지.... 그부분은 일단 미루고 먼저 생각해야할 게 있네"

"그게 뭐지요?"

"바로 문재인의 정체성이지" "정확하게는 친노의 정체성 말이야... "자네는 친노의 정체성이 뭐라고 생각하나?"


친노의 정체성


"친노의 정체성이라.... 아무래도 개혁세력이라고 보는게 적절하지 않을까요?" "물론 정치개혁에 극단적으로 집착하는 성향이 있지요."

"친노가 바라는 정치개혁이라는 것은 뭐지?"

"요새 민주통합당 운영을 보자면 당 운영의 권한을 국민에게 돌려준다... 뭐 이정도 겠지요. 당 대표를 모바일 투표로 선출할 정도로요.."

"그래? 그럼 열린우리당때도 당 운영의 권한을 국민에게 두었었나?"

"그건 아니지요. 그때는 기간당원제로 당원중심의 당 운영을 추구했었지요." 

"그럼 당 운영의 권한을 국민에게 둔다는 것은 친노의 정체성은 아니로군"

"그렇기는 합니다만 당대표에게 집중된 권한이 더 넓게 분산되는 것에서는 어느정도 일관성이 있다고 봐야지요"

"정치개혁 부분은 그렇다 치고, 경제부분은 어떨까? 친노는 경제민주화를 해낼 수 있는 집단인가?"

"FTA를 추진한 참여정부가 경제부분에서 보수화된 것은 물론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때와 지금은 달라도 너무 다르죠. 2차 세계 대공황이라고도 하는 금융위기가 현재도 진행형이고, 무엇보다 서민들이 처한 상황이 크게 다릅니다. 대외적으로 표명하고 있듯이 친노세력도 어떠한 형태로든 신자유주의에서 벗어나고자 할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그것은 좋게 말하면 상황에 충실한 실용주의고 나쁘게 말하면 경제부분에서 친노의 정체성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지." 

"그게 틀린표현은 아닙니다만 정책적 유연성을 기대할 수 있다고 볼 수 있으니 꼭 나쁘게만 볼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그래.. 그렇다면 이광재의 경우는 어떤가?"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 말씀이신가요?"

"그래... 이광재...  삼성경제연구소 세미나를 톻해 경재를 배워나간 그룹, 한미FTA의 양대 주역 김현종을 청와대에 소개한그룹, ,서갑원, 이화영, 백원우, 윤호중, 조정식, 김종률, 한병도, 김재윤, 김태년, 이상민, 이기우 의원 등 이른바 청와대 출신 386 친노 직계 로 구성된 의정연구센터의 실질적인 리더.  현 안희정 충남도지사와함께 좌희정 우광재로 불린 참여정부의 실세, 한미FTA폐기는 절대 있을수 없다고 현재도 주장하는 사람. 삼성 소액주주운동의 주역이었던 장하성 교수를 빨갱이로 불렀던 사람. 참여정부의 소수 개혁파 그룹을 숙청했던 주인공,  어르신에게 장차 대통령감으로 인정된 사람. 이광재...... 문재인이 집권한다면 이광재는 어떻게 될까?

"음.... 이광재는 부정선거로 피 선거권이 박탈된걸로 아는데 아닌가요?"

"이광재는 민주통합당 집권시에 이미 사면을 약속받았네.. 기사를 검색해봐... 아니, 문재인이 집권한다면 친노와의 화해의 의미로 이명박 정권이 사면해 줄 수도 있지." "문재인이 집권한다면 이광재는 어떻게 될까?" "참여정부때의 신자유주의와는 달리 경제민주화를 하고자 변심한 친노그룹에 의해 찬밥신세가 될까?"

"아마도 그렇지 않겠지요."

"아마도 재벌의 빵집이나 떡볶이집 영업에 대한 금지이라던가...  대형마트의 영업시간 제한이라던가... 재벌2세 3세 소유 회사에 일감몰아주기에 대한 제제라던가... 이런것들은 문재인이 집권한다면 지금보다 좀더 강화될 수도 있겠지. 물론  한미FTA에 의해서 이미 그것마져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말이야. 그런데 삼성생명 상장이나 의료 민영화와 같은것들, 소시민들은 그 내용을 이해하기조차 어려우면서도 장기적으로 중대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들, 이런 사항들에서도 문재인 정권이 재벌로부터 국민의 이익을 지켜주려 할까?"

"그 부분은 확신하기 어렵지요.."

"친노는 노무현 스스로 '좌파신자유주의'라고 했듯이 경제분야에서는 어떤 정체성이 없네, 상황에 따라 움직일 뿐이야, 가능한 재벌의 입장에서 말이야... 물론 그들도 정치권에 살아남아야 하기에 상황에 몰리면 서민의 입장을 대변하기도 하지, 국민이 ISD가 뭔지 알게된 시점에서 이명박의 FTA는 나쁜FTA라고 말하는 것 처럼... 친노그룹은 금융위기를 보고 신자유주의의 폐해를 깨달았다고 지금 거짓말을 하고 있지만 금융위기 이후에도 그들은 ISD와 래칫 조항의 위험성을 경고한적이 없었네. 아니 문재인은 '운명'이라는 자신의 책에서 한미FTA의 주역 김현종을 극찾했지. 그런데 그 '운명'이라는 책은 금융위기 한참 후에 나왔지..." "한가지 더 이야기 하자면 어르신은 김현종을 2012년 1월에 삼성전자 사장에서 퇴임시키고 부산 사상구에 출마한 문재인후보를 지원할 준비를 시키셨네, 결론적으로 김현종의 문재인캠프 합류는 불발되었지, 그를 받아들이면 국회의원 되기야 더 쉽겠지만 민주당내 다른 대권후보경쟁에서 집중공격 받게 될티니까..."

"그런 일들이 있었군요. 그럼 형님은 친노가 정체성이 없는 존재라고 보십니까?"

"아니야, 그들은 분명한 정체성이 있네, 그건 바로 영남에 뿌리내리고자 하는 열망이야, 그것이 바로 친노의 순수한 정체성이네"

"그게 정치그룹의 정체성이라고까지 표현할만한 것일까요?" 

"친노의 경우에는 그렇네, 그들에게는 모든 정치적 선택이 유동적이네, 단 한가지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영남에 뿌리내리고자 하는 열망 바로 그것이야." "대북송금특검, 중대선거구제도입주장, 민주당분당, 한미FTA, 한나라당과의대연정, 심지어 정당의 운영에 이르기까지 어느 하나 예외없이 친노의 선택은 그들이 영남에 뿌리내리기 위한 것이었네, 지역주의를 혐오한다면서도 부산정권이네,,, 권혁규가 총리가 되면 지역에 큰 선물이 있을 것이네... 하며 구태를 서슴치 않았고, 부산의 민심은 다르다는 말에 모든 내각이 반대하는대도 대북송금특검을 받아들였고, 민주당에서 호남세력을 줄기차게 숙청하면서 영남민심에 어필했지. 따라서 친노가 정치권에 등장한 이후에 불변의 사항은 영남에 뿌리내리고자 하는, 자신의 고향에 금의환양하고자 하는 욕망이었네," "그리고 이것은 과거에도 현재에도 미래에도 바뀌지 않아"

"그 점은 저도 부인할 수 없군요"

"자 한미FTA가 타결되던 노무현 정권때도 그렇고, 국회비준이 완료된 이명박정권때도 그렇고 한미FTA 찬성여론이 가장 높았던 지역은 어디지?"

"영남이지요"

"국내 재벌들의 산업과 노동자들이 집중된 지역은 호남인가 영남인가?"

"영남이지요."

"노동파업에 대해 빨갱이들이라고 손가락질 하는 사람들의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이 어디지?"

"영남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남에 뿌리내리고자 하는 욕망만이 존재하는 정치그룹이, 그 욕망을 위해 어떤 희생도 마다않던 그들이 경제민주화를 할 수 있다고 보는건가?"

"아무래도 한계가 있겠지요, 참여정부에서 친노들이 저지른 죄과가 있기때문에....그런데 바로 그렇기 때문에 노무현도 싫고 박정희도 싫은 사람들이 안철수에게 희망을 걸었던 것 아니겠습니까?"

"자네는 여전히 낭만적이군... 그나저나 한참 이야기하다보니 안주가 다 식어버렸네. 젠장...."

"흐흐흐... 아무튼 정치 이야기할때 형님은 아무도 못말린다니까요.."

"일단 한잔 하고 이제부터 안철수에 대해서 이야기 해 보자고"

"아이구야.. 오늘은 날 샐 각오를 해야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