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러다 저 극우 꼴통으로 몰릴 지도 모르겠습니다.--;;;

요즘 스켈렙에선 과연 박정희의 독재가 필요악이었는가를 놓고 열라 토론중입니다. 저에게 만약 답을 묻는다면 '걍 모르겠다'입니다. 진짜로 모르겠어요.

다만, 감정적으로 제게 충격을 주었던 계기는
몇년전의 필리핀 방문이었습니다.

아는 분의 초청으로 며칠 잘 놀다 왔는데,
그때 말입니다.

전 그 며칠이 정말 불편했어요.
총든 경비원들이 지키는 타운 하우스에서 자는 것도 불편했고
어설픈 저에게 골프를 가르쳐주겠다고 깔깔거리며 모여들어 가르쳐주던 캐디들도 불편했고
무엇보다 불편했던 건

맨발로 돌아다니는 아이들이었습니다.

별로 해준 것 없는 우리 애는 그래도 옷입고 신발 신고 차 타고 역시 별 볼일 없는 지 애비와 여기 저기 놀러다니는데
타운 하우스와 골프장을 나오면 바로 손 내밀고 달려드는 필리핀 아이들의 맨발이
전 어디가나 제일 먼저 눈에 뜨이더라구요.

그러다 마닐라시 중심가를 갔는데
괜찮은 건물들이 눈에 뜨이더라구요.

얼치기로 아는 건축 지식으로 보건대
그 건물들은 대략 모더니즘이 유행했던 60년대 초반쯤 지어진 걸로 보이더군요.

그런데 말입니다. 그 건물들이 60년대에 지어진 한국 건물들보다 더 훌륭했어요.

뭐 제가 얼치기니 누가 반박이라도 해줬으면 좋겠는데
전 그 건물들을 보니 60년대까지 필리핀이 한국보다 잘살았다는게 정말 실감나더라구요.

절 초청한 분이, 개인적인 사정을 밝힐 순 없지만, 어쨌든 당시 필리핀이 한국보다 더 선진국이어서 정착을 결심했었다는 말을 들었을 때도
실감을 못했는데 그 건물들을 보는 순간 아, 정말 그게 사실이었구나 싶은 거예요.

그렇게 한때 훌륭했던 건물 앞에서 필리핀 아이들이 맨발로, 한국에선 걍 평범하디 평범한 차림의 제 아이 앞에서 손을 내밀며 구걸하고 있는 거예요.

아무튼 그 뒤부터, 전 예전과 달리 어른들의 박정희 평가에 대해 바락 바락 못 대들겠더라구요.

저도 나이가 드는 걸까요?



얼마 전에 충격을 받았던 건
필리핀으로 어학연수간 한국의 젊은이들이
필리핀 처자들에게 상처를 준 뒤 무책임하게 귀국하는 사례가 너무 많다는 소식이었어요.

걍 어디나 있는 일부의 사례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의 비율이더라구요.
흔히 있는 방송의 부풀리기라고 믿고 싶습니다만.



전 예전에 해외에 나갔다하면 가난했던 우리의 과거를 돌이키며 아직도 가난하게 사는 나라 사람들 비웃는 어른들이 너무나 역겨웠는데
이젠 거품물며 이명박 정권 욕하다가 아무렇지도 않게 동남아 골프 여행(+@) 갔다온 자랑 늘어놓는 386세대가 슬슬 불편해져요.

물론 저도 그 또래인지라 그 앞에선 맞장구치며 놉니다만.

제가 슬슬 우파가 되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