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생각에 이번 18대 대선에서 가장 크고 결정적인 승부처는 영남도 호남도 아닙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당연한 얘깁니다만) 서울-수도권입니다. 그런 점에서 문재인 후보가 승산이 훨씬 크다고 봅니다. 그 까닭은 다음과 같습니다.

역대 대선에서 18대 대선만큼 서울-수도권의 득표율이 당락을 가르는 핵심적 관건으로 떠오른 적은 없을 겁니다. 그 까닭은 역설적이게도 영남과 호남에서의 여야 지지표 분포가 박정희 정권 종말 뒤로 가장 커다란 변화를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즉 과거 대선에서 영남권의 표는 거의 민정당/민자당/신한국당/한나라당 따위 영남당이 쓸어가는 형태였고, 반면에 호남권의 표는 거의 호남당/혹은 범민주진영당이 쓸어가는 형태가 거의 완전한 대세였습니다. 그래서 지금 새누리당까지의 영남당은 텃밭인 TK와 PK만 잘 지키면(아마도 텃밭에서 75% 내외만 확보한다면) 정권 확보를 자신했고 지금도 자신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호남당/혹은 범민주진영당은 호남권 표는 확실한 몰표이므로 그다지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대신 쪽수가 영남보다 현저히 적으므로 충청권/강원권/제주권에서 우세한 득표를 확보하는 동시에 적지인 영남권을 공들여 공략해 최소 30% 이상의 표를 가져오는 것이 정권 확보의 핵심적 관건이었습니다. 이런 득표 공식을 성공적으로 풀어내 집권에 성공한 것이 바로 국민의 정부 김대중 정권과 참여정부 노무현 정권입니다. 즉 이들 정권이 집권에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핵심적인 요인은 영남권 30% 이상 + 충청권/강원권/제주권 확실한 우위 확보라는 방정식을 확실하게 풀어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전통적 득표 방정식의 전면적인 변화가 이번 18대 대선에서 완연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즉 종전의 강고한 지역 기반 지지표 분포도가 전면적으로 와해되고 있고, 또 그렇게 변화할 수밖에 없는 18대 대선의 새로운 구도로 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즉 영남측 아바타 박근혜와 동일한 영남 기반 문재인 사이의 대결은 종전의 전형적인 영남 대 호남 대결 구도를 (노무현 때보다 훨씬 더 크게) 우리 국민들의 의식 속에서 크게 무너뜨리고 있다는 것이죠. 따라서 이명박 정권까지 철저하게 관철되어온 영남 대 호남이라는 지역적 구도의 여야 지지표 분포도는 대변화를 맞이하고 있고, 실제로 그렇게 현실화될 것입니다. 즉 문재인 현 야권 후보가 영남권에서 얻을 득표 비율은 역대 대선 야권 후보들이 얻었던 득표 비율을 통틀어 가장 높을 것이 확실하고(즉 35%를 상회할 것으로 보이고), 마찬가지로 박근혜 현 여권 후보가 호남권에서 얻을 득표 비율도 1987년 13대 대선 이후로는 새 기록을 세울 가능성이 클 것입니다.

그러나 그 변화는 호남쪽보다 영남쪽에서 더 클 것이라는 점이 핵심입니다. 즉 호남은 전남북 간 결집력이 큰 반면, 영남은 PK-TK 간 결집력이 약화돼 분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합니다. 그리고 쪽수 대비로 볼 때 그 변화의 크기는 당연히 영남쪽이 호남쪽보다 훨씬 더 클 수밖에 없는 것이죠. 이런 점들에 비춰보면 범민주 진영의 문재인 후보가 훨씬 더 유리하리라는 것을 확실히 예측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유례 없는 변화는 영호남 지역 기반의 득표율 격차가 최소화되는 결과로 이어질 것입니다. 즉 여야 모두한테 전통적인 옛 집권 방정식이 깨지는 것입니다. 

자, 그렇다면 이러한 영남권-호남권 판세의 대변화 속에서 이제 가장 중요한 승부처는 당연하게도 서울-수도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체 유권자 약 4천 5십만 명 가운데  49%가 넘는 약 1천 9백 9십 8만 명을 차지하고 있으니까요. 그 가운데 약 8백 4십만 명의 유권자는 서울 시민입니다. 그런데 현재 서울 시민들의 정치 성향은 그 어느 때보다 야권 친화적/여권 비판적인 성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즉 실패한 이명박 정권의 임기말 각종 비리와 잡음들, 한나라/새누리당 소속 오세훈의 방만한 시정 운영 등등의 결정적 뻘짓들에 이은 나경원의 시장 재선거 패배 따위는 한나라당/새누리당 후보 박근혜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는 반면에, 범야권 후보 출신 박원순 현 서울 시장에 대한 지지도/인기 상한가 현상 등등은 범야권 후보 문재인한테 결정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사실들은 서울 시민들이 이번 18 대선에서 야권의 문재인 후보를 전폭적으로 지지할 것이라는 예측을 가능케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위에서 거론한 여러 사항들을 종합해 판단하면, 그 어느 때보다 서울-수도권의 득표율이 이번 대선의 승리자를 최종적으로 결정지을 것이라는 점이 분명해 보입니다. 그렇다면 앞서 거론한 서울-수도권의 야권 지지 성향이 역대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는 사실로 미루어 판단컨대, 야권 후보 기호 2번 문재인의 18대 대통령 당선은 거의 확실시된다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