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닝구라는 말이 정치계에 처음 등장 한 것은 2003년 새천년민주당 분당 사태 당시 러닝셔츠 차림의 남성이 난입해 ‘민주당 사수’를 외치며 분당파와 몸싸움을 벌인 소위 ‘(난)닝구 사건’ 때였다. 정치권에서는 이때부터 (난)닝구를 호남 지역주의 성향을 지닌 사람을 일컫는 용어로 쓰기 시작했다.


나는 당시 분당까지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지만 개혁을 위해 민주당 수구파들과 결별을 한다기에 기대감을 갖고 사수파 보다는 분당파에 아주 조금이지만 지지를 더 보냈었다. 그런데 개혁을 기치로 창당된 열린우리당은 개혁이 아닌 반개혁 쪽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부안사태로 주민들을 때려잡을 때 나는 노무현과 열린우리당에 등을 돌렸고, 이라크 파병을 결정했을 때는 노무현과 열린우리당을 완전히 저주하기 시작했다.


당연히 한나라당을 지지했다는 뜻은 아니다. 지방선거에서는 열린우리당을 찍은 적은 없고 주로 진보당이나 민주당을 찍었다. 지난 대선에선 노빠였던 정동영을 찍을 수 없어서 문국현을 찍었다. (나는 낭구 중에 정동영을 찍었다는 사람은 이해할 수 없다. 그렇게 친노를 싫어하면서 참여정권의 핵심 실세였던 정동영을 찍을 수 있을까?) 아무튼 노무현 정권 때는 나와 닝구는 의견이 비슷했기에 서로 척을 질 일이 없었다. 그런데 내가 닝구들과 부딪히기 시작한 건 이명박 정권 중반에 이곳 아크로에서 부터였다.   


친노를 싫어하는 것까지는 이해를 하겠는데, 그들은 그걸 넘어 한나라당을 지지하기까지 하였다. 이걸 어떻게 이해해야할까?


아마도 그들의 정치의식은 나와 크게 다를 것이다. 그건 그들이 반노가 된 원인이 나와 다르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노무현을 찍었던 사람들이 반노가 된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분류된다.


첫째, 노무현이 좌파노선으로 갔기 때문에. 여기에 속한 사람들은 수구나 보수에 속한 사람들이다. 이들이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건 자연스러운 것이니 이해가 간다.


둘째, 노무현이 수구노선으로 갔기 때문에. 내가 속한 부류인데, 이들은 진보당을 지지하거나 전략적으로 민주당을 지지한다.


셋째, 노무현이 영남세력만 챙기고 호남을 홀대했기 때문에. 닝구들이 이 부류에 속할 것인데 문제가 있어 보인다. 노무현이 영남세력을 챙기고 호남을 조금 홀대하긴 했다.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상대적이다. 김대중 정권에 비해 그렇다는 것이다. 한나라당에 비하면 전혀 그렇지가 않다. 그리고 영남이 아닌 다른 지역에 비해서도 홀대는 아니다. 또한 그런 이유로 노무현을 싫어한다면 그 이유가 그들이 비난하는 경상도 지역주의와 같은 거가 된다.


그것까지도 좋다. 그런데 그 결과로 한나라당을 지지한다면 그걸 어떻게 납득하란 말인가? 한나라당과 지금의 새누리당은 호남 홀대 정도가 아니라, 지들이 다 해먹는 판이다. 이런 점에서 닝구들은 친노에 대해 과대피해망상증을 갖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을 좀 더 이해하려면 그들의 정신세계로 들어가야 할 것 같다. 그들은 새누리당은 먼 경쟁자라고 생각하지만 친노는 가까운 경쟁자로 보는 것이다. 한마디로 그들의 호불호는 정치적 스탠스보다는 밥그릇 싸움에 기반을 두고 있는 것이다. 그러하기에 김경재나 한화갑은 박근혜까지도 지지할 수 있는 것이다. 정말 실용주의의 첨단을 걷고 있는 것이며, 그걸 나쁘게 말하면 기회주의다.


또 하나는 그들이 실물 정치보다도 사이버 정치에서 수구들 보다는 친노들에게 상처를 많이 받았다는 점이다. 그들이 사이버 상에서 수구보다는 친노들을 타겟으로 삼으니 수구보다는 노빠들과 더 많은 논쟁을 벌였을 것이다. 솔직히 말해 아크로만 빼고 다른 사이트에선 닝구들이 노빠들에게 수적으로 열세다. 그런데서 글로 싸우다보니 상상하기도 어려운 막말들이 오갔을 것이며 수적으로도 열세다보니 그들에 대한 피해의식과 증오심이 자라났을 것이다.


그러다보니 적의 적은 아군이라고 친노들의 적인 수구들에게 오히려 친근감을 느끼기도 했을 것이고, 어떤 때는 수구들과 힘을 합해 노빠들과 싸우기도 했을 것이다. 그 모습이 아크로에서도 적나라하게 나타나고 있다. 그들은 상대적으로 논객수가 적은 아크로에 모여들어 둥지를 틀고 다수를 이루었다. 또한 수구들과 손잡고 야권후보가 친노라는 이유로 비난하고 수구 후보 박근혜를 열심히 밀고 있다. 박근혜를 반대하거나 문재인을 지지하면 그들에게는 노빠가 되는 것이다.    


그들의 수구화는 이처럼 일정 과정을 거쳐 이루어졌으며, 그 증상을 전문용어로 말하자면 ‘트라우마에 의한 강박적 보상성 수구화’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