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희가 대선에 출마한다고 했을 때 나는 이해를 못했습니다. “되지도 안을 걸 뭐하러 나오나? 야권표만 깎아 먹을텐데....“


그런데 내 생각이 짧았습니다. 어제 대선합동토론회에서 이정희 후보의 활약으로 박근혜의 허구화 전략이 많이 손상을 입었습니다.

박근혜의 선거구호가 ‘준비된 여성 대통령’입니다. 아버지 박정희의 ‘준비된 친일파, 준비된 군사반란’과 유사합니다. 그런데 어제 이정희의 박근혜 실체 벗기기가 통렬했습니다. ‘준비된’이란 의미가 박근혜 자신이 뭘 준비했다는 의미가 아니라 친일파 다카키 마사오의 딸로서 ‘부여된’이란 의미라는 걸 확인해주었습니다.


사실 박근혜의 가장 내세울만한 이력이나 특징은 “다카키 마사오의 딸”입니다. 그 정체가 박근혜를 오늘의 새누리당 대선후보로 만든 겁니다. 그런 정체가 한 나라의 대통령으로서의 자격이 될 수 없다는 걸 이정희 후보가 국민들에게 다시 한 번 까발려준 겁니다.


또 하나는 여성 대통령이란 허구화를 이정희 후보가 벗겨냈다는 겁니다. 대선 후보 중에 여성이 하나였다면 여성후보란 전략이 먹혀들 수도 있지만, 같은 여성 후보인 이정희가 박근혜는 여성 대통령이 아니라 친일파이며 군사독재자인 다카키 마사오의 딸에 불과하다며‘여성 대통령’이란 허구화를 무력화 시켰습니다. 그리고 새누리당이 문재인, 안철수란 남성 두 명이서 여성 한 명을 공격한다고 억지 주장을 했었는데, 어제 구도는 여성 두 명 대 남성 하나였으니 그 전략도 보기 좋게 무력화 된 겁니다.


이정희의 전략은 대선을 완주해 표를 얻어 보겠다는 게 아닙니다. 선거 운동을 할 만큼 하다가 중도에 사퇴할 가능성이 큽니다. 그리고 다음 총선을 겨냥해 진보당에 유리한 입지를 다져 놓으려는 겁니다.


진보당이 사는 길은 공동의 적인 거대 수구정당 새누리당과 싸우고 있는 중도 정당인 민주당과 정면 승부를 하는 것이 아닙니다. 작은 파이를 놓고 서로 싸우다가는 민주당도 진보당도 모두 망하게 돼있습니다. 수구정당과 공동으로 싸워서 파이를 키우는 게 우선시돼야하고, 지난 총선에서 했던 것처럼 선거연합으로 단일 후보를 내세워 야권세력을 최대로 늘리고, 정당투표에서 될 수 있는 한 서로 많은 표를 끌어들여, 새누리당에 반사 이익을 하나도 안 주는 게 최선의 전략입니다.


대선에서는 각자 선거운동을 하되 새누리당의 수구성의 실체를 철저히 벗겨 국민들을 야권쪽으로 최대로 끌어들인 후, 지지율이 약한 쪽이 사퇴를 하여 야권의 지지기반을 최대로 넓혀놓고, 총선에서 사이좋게 파이를 나누는 윈윈전략이 최선의 방책입니다. 그렇지 않고 대선에서 야권의 주전후보(이번 경우는 민주당의 문재인 후보)에 상처를 입혀 야권의 표를 분산 시켜 대선을 망치게 하면 야권 지지세력이 분노하여 진보정당에 등을 돌릴 수 있습니다. 그런 시각에서 보면 어제 이정희의 전략과 활약은 성공적이였다고 보여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