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심한 토론이었습니다. 보수진영에서 훈련시키고 국민 앞에 뽑아달라 밀어올린 대선후보와 야권진영에서 밀어올린 대선후보가 기본적인 언어능력 토론능력조차 없는 한심한 인간들이라니 분노가 치밀 지경이에요. 아무리 생각해도 대한민국 대통령이라는 막중한 직책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들로 안보였습니다. 그냥 흔하디 흔한, 신문 좀 읽은 동네아줌마 아저씨 수준이에요. 누가 되든 앞으로 5년간 국정은 우왕좌왕 혼란스럽고, 국민들은 개고생할게 뻔할 것 같습니다.

박근혜는 청와대 다시 들어갈 꿈에 부풀어 아무 생각없는거 같았고, 문재인은 지지율이 10%쯤은 여유있게 앞서가는 후보인 줄 알았어요. 무엇보다 정권교체가 우선이라며 온갖 개/지/랄을 다 떨더니 정작 본인은 하나도 절박하지 않은 모양입니다. 방방 뛰는 이정희를 쩌리로 만들 정도로 한 술 더 떠도 시원치 않을 양반이 젠틀맨 코스프레를 하고 있으니 기가 막힙니다. 박근혜가 온갖 약점을 다 보여주는데도 하나도 못 찔러요. 무슨 친목질 좌담회하러 나온 것도 아니고. 생판 모르는 사람들이라면 이정희가 야권의 대항마이고 문재인이 지지율 1%로 자포자기한 후보인줄 알았을겁니다.

그에 반해 이정희는 잘했습니다. 누군가는 박근혜에게 들려주었어야 할 말들 시원하게 잘했습니다. 이건 박근혜가 자초한 거에요. 지금까지 단 한번도 당적이 다른 정치인과 토론해 본 적이 없었고, 어제 처음으로 울타리 밖에 나와서 등판한 겁니다. 그동안 보호받으며 승승장구 해온거에 비하면 이정희의 공격은 어쩌면 약한 것일 수도 있어요. 암튼 이정희는 최소한 자기가 뭘해야 하는지, 그 자리가 무슨 자리인지는 잘 아는 것 같았습니다.

몇 분들은 이정희에게 토론의 예의나 매너를 따지시던데, 토론의 매너는 사회자가 제시하는 규칙만 잘 준수하면 됩니다. 시간 제한 잘 지키고 존대말 꼬박 꼬박 써주면 되는거죠. 그 이상의 매너를 왜 주문하시는지 잘 이해가 안가네요. 어제 토론회에 나온 박 문 이는 정중하게 예의 차려야할 개인들이 아니라, 최선두에서 자신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을 대신해 말로써 멱살잡이를 해야 하는 싸움닭들인거죠. 오바마와 롬니의 토론을 보셨나요? 예의범절 그런거 없습니다. 인정사정없이 막 치고 받죠. 미국은 한국보다 토론 문화가 후져서 그럴까요?

저는 이정희 75점 박근혜 51점 문재인 49점 줍니다. 박 문 둘 다 낙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