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걸 훑어보고 나서 떠오른 말이 뭐였는가 하니 <목적의 숭고함과 수단의 비루함>
 
그 홍보물 내용들을 보면 대체로 일관되어 있다라고 볼만한 주제가 하나 있는데, <말을 듣지 않으면 갈궈서 말을 듣게 하라>는 것이다. 애가 말을 안 들으면 밥을 주지 말고, 애인이 말을 듣지 않으면 헤어지겠다고 협박을 하고, 친구가 말을 듣지 않으면 왕따를 시키라는 것 등등... 이렇게 보면 생존, 성욕, 사회적 관계 등 사람살이에서 결락된다면 그 사람에겐 치명타가 될 만한 것들을 이용해 공갈을 쳐서 자기 편으로 끌어들이라는 것이다.
 
 무슨 이유에선간에 자료 작성자는 이런 후안무치하기 이를 데 없다해도 지나치지 않을, 이 비루한 수단들을 <발랄한 분위기>로 포장해 세상에 '떳떳하게' 내놓을 수 있다고 믿고 있었을 터인데 그 이유란 건 뭐였을까.

 이 하는 순전히 내 추측인데 아마도 이런 거였을테지. 내가 만약 그  사람과 사적으로 친한 사람이고 그런 내용의 자료가 작성 중에 있는 것을 발견하고서 도대체 어떻게 이런 막가는 홍보물을 내놓을 생각을 한거냐 따졌다면, 아마도 그 사람은 이런 대답을 내놓을 것 같다.

 """ 정권교체라는 숭고한 목적이 있고, 우리는 그 숭고한 목적을 달성하고자 하는 사람들이며, 이는 궁극적으로 우리 외의 다른 모든 이들을 '위하는' 길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이런 것들이 '일응' 우리와는 정치적 타인에게 가하는 (넓은 의미에서의) 협박과 공갈, 폭력으로 오인(?) 받을 지도 모르지만, 실상은 우리 편이 아닌 바로 그 사람들을 도와주려는 것일 뿐이다. """

 이런 사고방식에 입각한다면 <갈굼이 곧 위함>이라는 도착된 논리가 성립될 법도 하다.
 
 물론, 문제의 자료 작성자가 실제로 어떤 가치관을 가졌고 그 가치관이 문제의 자료 작성에 얼마나 유형무형의 영향을 발휘했는지는 귀신도 모르는 일이지. 뼈속깊이 체화된 사고관은 본인 스스로도 자각하지 못하는 법이니까.

 그러니까 이건
그냥, 내 나름 한번 추측해 본 것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