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잠깐 생각해보니 주최측이네요. 황장수나 진중권이나 나름대로 할 말이 있을 것 같습니다.

우선 주제가 문제네요. 제가 듣기로 '안철수 검증'이 주젭니다. 그런데 이 주제로 봤을 때 과연 황장수 - 진중권 조합이 걸맞았을까요?

그게 아닌 것 같더군요. 황장수는 '안티 안철수'인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진중권은 아니죠. 안티 박근혜일 수는 있어도 안철수 대변인은 아니죠. 이러니 안철수 딸 놓고 둘이 상반된 감정을 보인 거죠.

황장수 입장에선 '안철수 검증'이 주제니 딸도 검증해야겠다고 나온 반면 진중권은 '그걸 왜 나한테 물어? 내가 안철수야? 대변인이야?'라고 나올 수 밖에 없었죠. 즉 둘 다 자신의 입장에서 맞는 말 한겁니다.

그렇다면 이 토론 방식 자체가 문제라고 볼 수 밖에요. 사망유희라는 제목에서 보이듯 둘 중 누가 이기냐죠. 그런 토론도 가능하겠지만 그럴려면 주제가 가급적 단일해야 합니다. 변-진 경우는 NLL이었죠. 주제가 좁고 단일하니 누가 더 많이 알고 일관되며 논리적인가를 가를 수 있지만 안철수라는 포괄적 주제에선 이게 불가능합니다. 가령 저랑 길벗님이 이 주제로 토론한다 해보세요. (예를 들어 이렇다는 거고 누구라도 상관없습니다.) 전 안철수의 안랩은 긍정하지만 정치 개혁은 긍정할 수 없다고 나올 수 있는 반면 길벗님은 정반대일 수 있죠. 심지어 소주제조차 전 안철수의 정치개혁 공약이 더 중요하다고 주장하지만 길벗님은 BW가 훨씬 더 핵심이라고 볼 수 있죠.

즉 애시당초 개인 vs 개인이라는 포맷에선 안철수라는 포괄적 주제로 토론 배틀을 한다는 설정 자체가 성립될 수 없습니다. 박근혜 (또는 문재인)vs 안철수 측 인물이라면 모를까.

그런 점에서 사망유희 2차 배틀은 누가 이기고 지고를 떠나 다른 측면에서 교훈을 주는 것 같습니다. 하나는 우리 사회에 팽배해있는 진영논리가 얼마나 무익한가라는 점이고 두번째로는 토론의 목적이 무엇인가이며 세번째로는 토론이 생산적이기 위해선 당사자들의 말빨보다 적절한 구성과 설정이 오히려 더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자, 이런 교훈이 3차 배틀에선 반영될까요? 그런데 반영되면 '배틀'이란 이름이 붙을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