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처음엔 문재인, 안철수 두 사람이 국민 앞에서 후보등록일전 단일화 약속을 했기 때문에 이 약속은 꼭 지킬거라 생각했고,
그 경우 안철수에 유리한 여론조사 방식을 적용한다 해도 결국은 문재인이 승리할 거라 예상했었습니다.

따라서 안철수로선 단일화 여론조사에서의 패배를 담담하게 수용하느냐,
아님 그 굴욕을 당하느니 그냥 깔끔하게 후보사퇴나 양보를 하느냐의 선택지를 놓고 고민하게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었는데요,
최근 2-3일 사이에 벌어진 일들을 보면서 제 생각이 틀렸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안철수는 그냥 끝까지 갈 것 같습니다.
즉, 12월 19일 투표용지에 자기 이름이 인쇄되지 않는 걸 절대로 용납하지 않을 거라는 것이죠.

안철수가 생각하는 경우의 수는 딱 3가지 뿐이고 그 나머지는 전혀 고려의 대상이 아닌 것 같습니다.

첫째는 후보 등록전 야권후보 단일화에서 문재인을 이기고 박근혜랑 양자 대결로 가는 경우,
둘째는 그냥 지금처럼 3자 대결로 가서 2등을 하든, 3등을 하든 그냥 뚜껑 열어보는 경우,
셋째는  지금처럼 3자 대결로 가다가 선거일 며칠 앞두고 문재인을 사퇴케 하는 경우,

이 이외의 다른 시나리오나 경우의 수는 안철수는 전혀 생각하지도 않고 있으며 받아들이지도 않을 겁니다.
따라서 단일화 경선에서 자신이 100% 이긴다는 확신이 서지 않는 한 안철수는 단일화 경선을 이행하지 않을 걸로 예상됩니다.
단 1% 라도 자신이 단일후보 경선에서 질 수도 있다는 판단이 선다면 후보등록전 단일화 약속을 깨버릴 거라는 것이죠.

단일화가 무산되면 그 비난이 안철수나 문재인 모두에게 쏟아지겠지만,
작금 민주당 내부에서 벌어지는 분열상을 볼 때 문재인에게 쏟아지는 압박감이 훨씬 클 거라고 예상됩니다.
단일화 실패의 책임을 두고 비노나 반노 진영의 들불같은 반발이 뻔히 예상되지 않겠습니까.
그럼 그게 또 3자 대결시의 여론 지지율에 악영향을 미칠 게 뻔하구요.

까놓고 말해 안철수야 '까짓것 3등 하면 어때, 그냥 정치 접으면 되지' 라는 무대포 정신이라도 부릴 수 있지만,
문재인이 그런 깡을 부릴 수 있을까요?
3자 대결로 판이 짜여진다면 심장 약한 문재인이 제일 먼저 낙오할 것 같고, 안철수도 그런 예상을 하는 것 같습니다.
 
암튼 단일화가 무산되고 3자 구도로 가면, 결국 정권교체를 바라는 지지자들이
지지율을 통해 두 후보중 한쪽을 무너뜨릴 수밖에 없을 겁니다.

안철수는 단일화 경선에선 문재인을 이기긴 힘들어도 투표일이 다가올수록 국민들이 짓누르는
두 후보중 한 사람의 사퇴 압력에서는 자기가 훨씬 유리하다는 판단을 하는 것 같습니다.
 
결론은 앞으로 남은 30여일간 대선정국에 어떤 경천동지할 일이 벌어지더라도
12월 19일 투표용지에는 다른 사람은 몰라도 '안철수'라는 이름 석자는 반드시 남아 있을 거라는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