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과 안철수 간의 단일화 협상이 위기를 맞고 있다. 단일화에 대한 양측의 입장차를 고려한다면 이런 위기는 이미 정해진 수순으로 봐야한다.


문재인 측에서는 안철수가 단일화를 받아들이자, ‘그까이꺼 경선 쯤이야‘ 하며 마치 자기들이 대선에 이미 승리한 것처럼 환호했을 거다. 참모들은 장관이나 요직을 하나 꿰어 차는 걸 상상하며 즐거워했을 것이고.... 마치 사막에서 신기루를 발견한 것처럼....


그러나 그들이 간과한 건 단일화는 야권이 대선 승리를 위해 통과해야하는 여러 관문 중의 하나지 곧바로 대선 승리를 의미하는 건 아니라는 사실이다. 단일화를 어떻게 투명하고 공정하게 하느냐가 중요하며 본선에 도움이 되는 거지, 문재인 캠프에서 하는 것처럼 추접하게 해서는 본선에서 오히려 표가 날라간다.


단일화를 하려는 이유는 안 하면 둘 다 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단일화 과정에서 자신이 질 가능성도 받아들이면서 하는 게 올바른 자세다. 그런데 문재인 측에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겨야 한다는 자세로 임했고 그게 반칙을 초래한 거 같다.


저들의 수법으로 봐선 문재인은 좋은 역만 맡아 대인처럼 행동해 지지율을 올리고 참모들은 뒤에서 수단과 방법을 안 가리고 꼼수를 써서 어떻게 라도 이기겠다는 이중플레이 작전을 이미 계획했던 게 아닌가 의심이 간다. 그렇다면 문재인은 대인배가 아니라 위선적인 정치꾼이 아닐까 하는 의심도 간다.


통진당이 망한 원인이 경선 부정 때문인데, 거기서 교훈은 못 얻고 그걸 답습하고 앉았으니 저들의 의식수준이 심히 우려된다. 지금까지 공동의 적 새누리당을 이기는 게 목표여서 친노들에 대한 비판을 자제해왔는데, 이제는 저들의 행태가 한계선을 넘은 것 같아 더 이상 묵과해서는 안 될 것 같다.


친노들의 가장 큰 문제는 원칙보다는 진영논리에 집착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노무현이 잘 못된 길을 가도 무조건 지지해서 결국 망하고 죽음에 이르게까지 하지 않았나. 자기 진영에 유리하다면 원칙도 포기하는 저런 자세가 이번에 단일화 반칙을 초래한 거다. 그런 태도라면 수구와 싸워 이길 수가 없다. 아니 자신들이 바로 수구다.


그러나 현실은 엄중한 것이다. ‘한 번 해보고 발각되면 다음부터 안 하면 되지‘란 구태스런 작태는 더 이상 안 통한다. 공정해야할 경쟁규칙을 어겼으니 문재인은 여기서 그가 좋아하는 대인배 답게 물러나는 것이 순리고 정의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