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측에서 문재인 측의 신뢰를 저버린 행위를 언급하며 단일화판을 일단 깨버렸고
그에 대해 언론들은 일제히 민주당쪽에서 흘리고 있는 '양보론'이 가장 큰 이유일거다 라고 예상들 하는데요
뭐 그런 이유도 일부 있었겠지만 제가 보기엔 그보다는 민주당측의 조직적 여론조사 개입이 더 큰 이유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실제로 지난 주말 이후부터 시작된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그 크기의 차이만 있지
일관되게 문재인 상승세, 안철수 하락이 감지되고 있고,
특히나 안철수가 가장 강력하게 내세우는 자랑 중 하나인 대 박근혜 경쟁력 우위마저도
문재인에게 밀리는 결과들이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저는 다른 여론조사 기관보다는 전통을 자랑하는(?) 갤럽 조사를 많이 신뢰하는 편인데요,
그동안 수개월 동안은 안철수가 문재인보다 단순지지도든 박근혜 상대 경쟁력이든 항상 우위에 있어왔는데
어제 발표된 조사결과에서는 그 순위가 확 바뀌어버렸습니다. 모든 부문에서 문재인이 안철수를 역전시켜버린 것이죠.
특히나 단일후보 적합도에서는 10% 이상의 큰 차이로 안철수를 앞질러버렸습니다.

뭐 아무런 의심없이 그냥 순수한 마음(?)으로만 보면 단일화 진행과정에서 문재인이 대인배의 면모를 보여주었고, 
그 과정에서 정권교체는 무소속보다는 정통야당 소속 정치인이 실행해야 한다는 여론이 급격히 올라가서 
며칠 사이에 지지율이 급등한 것이라고 볼 수도 있겠죠.

근데 좀 특이한 게 정당 지지도였습니다.
갤럽조사의 지난 수개월 동안의 정당 지지율 변동표를 보면 새누리당은 항상 33~36% 수준, 
민주통합당은 항상 23~26% 수준에서 별다른 변동이 없었는데
어제 발표된 여론조사에서는 새누리당 32%, 민주당이 30%라는 결과가 도출되었더군요.
민주당의 정당지지율이 한 3-4일만에 갑자기 5~6% 이상이 뛰어 올랐다는 것인데
이게 과연 자연스러운 일인지 쪼금 껄쩍지근합니다.

얼마전 안철수 캠프를 황당하게 만든 여론조사가 하나 더 있었죠.
한겨레신문에서 조사한 것인데, 여기서도 모든 항목에서 문재인이 안철수를 크게 압도하는 결과가 나왔죠.
근데 이 조사에서도 민주당의 정당지지율은 39%, 새누리당의 정당지지율은 38%가 나왔습니다.

제가 기억하기론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패배 이후 한나라당이 거의 궤멸직전까지 가서 메롱거릴 때 이후로는
처음으로 민주당이 집권 여당보다 지지율이 높게 나온 사례일 것입니다.
솔직히 일반적인 시중여론과는 좀 괴리감이 있는 결과들이죠.

이게 우연일까요?

100만 민주당원들에게 여론조사에 대비해서 전화 착신 등을 해놓으라는 지령이 내려갔다는 언론보도도 있었죠.

언뜻 보기엔 수천만개의 전화번호를 랜덤으로 돌려서 하는 여론조사에서
조직적 민주당원들이 포착될 확률이 높아봤자 얼마나 되겠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작금의 형편없는 여론조사 응답률을 감안하면 여론조사에 적극적으로 응답케하는 거대 조직을 가진 쪽에서
얼마든지 지지율 몇 %는 왔다갔다 하게 만들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사례들을 볼 때 안철수 쪽에서 단일후보가 될 가능성은 거의 사라졌다고 봐야 할 겁니다.
안철수가 유일하게 기대는 게 여론조사에서의 우위인데
이미 그 여론조사마저도 거대조직을 가진 쪽에서 얼마든지 유리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어느 정도 입증된 것입니다.
따라서 어떤 룰을 적용한 여론조사를 실행하더라도 안철수가 문재인을 이기기는 힘들다고 봅니다.

솔직히 안철수는 적당한 명분 앞세워 후보를 진짜로 양보하고  물러나는 게 그나마 상처 덜입고
차기를 노릴 수 있는 발판이나마 마련해놓을 수 있는 최선책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드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