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8일 '2012 광주국제영화제' 개막식에 이희호 여사와 함께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 문 후보의 부인 김정숙씨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의 부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가 자리를 함께 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DJ)이 서거한지 3년이 흘렀다.

민주화의 상징인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영향력은 그가 세상을 떠난 이후에도 계속되고 있는 듯하다.

대선주자들이 후보로 선출된 이후 꼭 밟는 코스가 있다.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 내 고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서울 동교동 김대중도서관에 들러 그의 부인 이희호 여사를 예방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도 모두 대선 후보로 선출된 이후 이 코스를 밟았다.

가장 늦게 ‘링’에 오른 무소속 안철수 후보도 마찬가지다. 김 전 대통령의 묘역과 이희호 여사를 예방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지난 8월 이희호 여사가 자신을 찾은 박 후보에게 "(여성 대통령이 되면) 우리나라에서 처음 아니냐. 우리나라의 위상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해 이 여사의 발언을 두고 여야가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 여사의 발언에 새누리당이 한껏 고무되자 민주통합당은 박 후보 지지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며 “덕담 그 이상으로 의미를 두지 말라”고 쏘아붙였다.

‘박근혜-문재인-안철수’ 모두 구애 경쟁
특히 단일화 경쟁 벌이는 ‘문-안’신경전 벌여

박근혜, 안철수 후보는 지난달 17일 재단법인 김대중기념사업회(명예이사장: 이희호, 이사장: 권노갑) 주최로 국회헌정기념관 대강당에서 열린 ‘김대중 대통령의 국정철학과 대한민국의 미래’라는 주제의 토론회에 나란히 참석했다.

박근혜 후보는 이날 “김대중 전 대통령이 국민통합 리더십으로 위기를 이겼듯 저도 국민대통합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국민이 행복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강한 '야성(野性)'을 드러내지 않던 안철수 후보도 “김대중 대통령께서 남기신 꿈, 이제 저희가 실천할 때다. 햇볕정책의 성과를 계승하여 더 발전시키겠다”라며 “(1997년에) 50년 만의 여야간 정권교체로 우리는 낡은 과거의 유산을 딛고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고, 저를 포함한 우리 시대의 사람들은 그분에게 빚을 지고 있다”라고 김 전 대통령을 매우 높게 평가했다.

충북지역 방문을 이유로 이날 행사엔 참석하지 않은 채 영상으로 축하 메시지를 전한 문재인 후보는 “김대중 대통령님은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의 절반이었다. 김대중이 있었기에 그 어둠의 시절 험난한 길에서 우리는 길을 잃지 않았다”며 “우리 모두의 앞발자국이신 대통령님이 남기신 뜻, 문재인이 이어받겠다”고 밝혔다.

‘문재인-안철수’ 단일화 경쟁에서 키를 쥐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 호남은 여전히 DJ의 영향력이 강하다. DJ는 단순히 호남에서의 영향력뿐 아니라 민주 진영의 상징적인 인물이라는 점에서 야권 지지층에 미치는 영향력은 아직도 상당하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문 후보와 지지층이 겹치는 안철수 후보의 입에서는 ‘DJ’에 대한 언급이 자주 오르내린다.

안 후보는 지난 5일 전남대 강연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을 높게 평가하며 1997년 국민이 ‘김대중’을 선택했듯이 이번 대선에서도 새로운 변화를 선택해야 한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안 후보는 “97년 김대중 대통령을 선택했던 것은 바로 변화였다”면서 “50년만에 정권교체, 그것을 바탕으로 낡은 과거의 유산을 딛고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지난 7일에는 안 후보의 부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가 안 후보 캠프 박선숙 공동선대본부장과 함께 이희호 여사를 예방해 20여분간 환담을 나누었다.

8일에는 이희호 여사의 발언을 두고 ‘문-안’ 양측의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날 저녁 광주시청에서 열린 '2012 광주국제영화제' 개막식에 이희호 여사와 함께 문재인 후보, 문 후보의 부인 김정숙씨와 안 후보의 부인 김미경 교수가 자리를 함께 했다.

이 여사는 이 자리에서 문 후보에게 "미국 대선에서 오바마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길 바랐는데 당선이 됐다"면서 "우리도 미국처럼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면 좋을 것 같다"고 덕담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여사의 발언은 야권 후보 단일화 경쟁이 벌어지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더욱 더 주목을 끌었다.

문 후보 측은 "덕담으로 한 얘기라고 생각한다"면서도 후보단일화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내심 반기는 분위기다.

반면 안 후보 측은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누가 야권 단일 후보가 됐으면 좋겠다는 것이 아니라 야권 후보가 대선에서 당선됐으면 좋겠다는 뜻이라는 것.

문 후보와 김 교수는 개막식 연설을 통해 "광주의 정신을 계승하고 김대중 대통령처럼 든든한 국정을 이끌겠다"라며 호남 민심 구애 경쟁을 벌였다.

‘DJ노선과 반대에 서지만 않는다면 판세에는 큰 영향 미치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최근 후보단일화를 앞두고 있는 ‘문-안’ 양측의 ‘DJ, 이희호 여사’를 놓고 벌어지는 ‘구애 경쟁’이 치열한 모습이다. 김 전 대통령이 세상에 없는 상황에서 이 여사는 DJ의 대리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여서 이 여사의 마음을 얻기 위한 경쟁이 뜨겁다.

'2012 광주국제영화제' 개막식에 참석한 광주시민들은 대선후보들 못지않게 이 여사에게도 뜨거운 관심과 박수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도 최근 김대중(DJ) 대통령 비서실장 출신인 한광옥 전 민주당 상임고문을 비롯한 동교동계 인사들을 영입하는 등 호남 민심 잡기에 나선 상태다.

새누리당은 이번 대선에서는 호남 득표율을 2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내부 목표를 마련해 두고 있다.

광주에 있는 한국공공데이터센터 박흥식 소장은 9일 <폴리뉴스>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광주전남 사람들의 정서 속에 DJ는 상당히 영웅적 인물로 기억돼 있지만 그것은 DJ 개인으로 한정돼 있는 것”이라며 “이희호 여사의 영향력도 대통령 부인이었다는 정도”라고 말했다.

박 소장은 “DJ의 노선과 반대에 섰다거나 DJ를 비난한다거나 하면 역효과가 나겠지만 그렇지만 않는다면 얼마나 DJ쪽과 친밀하냐는 판세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최근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3남 홍걸 씨가 문재인 후보 캠프에 참여에 관심을 끌었다.

지난 2일 홍걸 씨는 문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산하 ‘소통과통합 지역발전 특별위원회’ 위원 자격으로 특위 발대식에 참석했다.

그러나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이희호 여사는 홍걸 씨를 몹시 나무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여사는 야권 단일화가 중요한 만큼 단일화 때까지는 중립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인 것으로 전해졌다

profile

仲尼再生 " 夜 의  走筆  " 취임사

 

저를 아크로 주필로 추천하시는 회원여러분의 글을 읽고, 오늘 본인은 본인의 향후 거취를 놓고 깊이 망설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프루스트의 '가지 않은 길'을 끝없이 되뇌며, 다수 회원의 요청대로 아크로 "밤의 주필" 직을 기꺼이 수락하기로 결심했던 것입니다. 내 일신의 안녕 만을 위한다면 봉급 한 푼 못 받는 이 명예직을 수락할 수 없었겠지만, 이미 공인 아닌 공인이 된 몸으로서 이 위기의 시대에 역사가 제 어깨에 지운 이 짐을 떠맡기로, 본인은 이 아름다운 밤 위대한 결단을 내렸던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