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변 논쟁한다길래 속으로 쾌재를 불렀습니다. 아무리 제가 진중권을 좋아하지 않기로소니 변희재와 비교할 수는 없죠. 언제던가요. 코블님 글에 달았던 것처럼 변희재가 컴플렉스때문에 스스로 몰락하겠구나 했습니다.

그런데 진-변 논쟁을 보니 변희재가 한 건(?) 했네요.

유시민도 그렇고 진중권도 그렇고 논쟁의 방식이 있습니다. 상대 의견에 일단 딱지 붙이기부터 합니다. 진-변 논쟁에서 변희재가 한동안 역사적 사실을 설명하자 진중권이 그랬죠. "그건 사견이구요. 김장수 발언 보세요." 김장수 발언을 갑자기 절대화하죠. 이유는 새누리당 의원이라는 이유만으로. 그리고 계속 상대를 자극합니다. 기껏 떠들었지만 한방에 무너지지 않습니까? 등등. 그러다 불리하면 갑자기 자신이 던진 질문 방향도 바꾸죠. '아니 그러니까 대화를 하자는 거예요, 말자는 거예요?"

유시민도 잘 써먹는 레토릭이 있죠. '비겁한 논증입니다.'

왠만한 사람들, 이걸로 무너집니다. 저런 말 듣고 평온한 감정 유지하기 쉽지 않죠. 그래서 무너지면 거기서부터 집요하게 칼을 들이댑니다. 예. 보면 재미는 있죠. 사람 하나 바보 만드니까요. 

진중권이나 유시민이 자신들의 전공이나 정치를 넘어 심지어 과학 분야까지 토론하겠다고 나설 수 있는게 그래서입니다. 광우병 당시에도 유명한 멘트 날렸죠. "아니 99.9프로 안전하다는데 그러면 5천만 환산해서 5만명이나 병에 걸릴 수 있다는 거 아닙니까?' 이거 과학쪽 지식없는 사람이 들으면 통쾌하죠. 야, 과학자라고 앉아있는 저 인간들, 진짜 무식하고 별 볼일 없네. 진중권 나이스.

그런데 그걸 토론이라고 부를 수 있을 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어쨌든 가끔 같은 편이라서, 그리고 가끔은 공적으로 필요해서(디 워나 황우석 등등) 묵인했죠.

그런데 이번 토론에선 변희재가 준비 많이 했네요. 진중권의 온갖 도발에도 굴하지 않고 끈질기게 데이타를 들이대더니 중반에 이르러선 일방적으로 토론을 이끌어가네요. 진중권도 워낙 머리가 좋은 인간이니 그때부터 어떻게하면 모양새 구기지 않게 후퇴하나 모색한 것 같습니다.

변희재, 이번 만큼은 칭찬하고 싶습니다. 한국 토론 문화 수준을 높였네요. 말 장난이나 상대 자극으로 토론을 이끌지 않고도 이길 수 있다는 선례를 남겼습니다.

ps - 그렇지만 엔엘엘에 관한 변희재 입장엔 동의 못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