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 "의도적으로 비틀어서" 썼습니다.

공인이, 공적인 채널로 비속어를 썼다는 점에서 욕먹어야 한다고는 생각하는데, 지역차별로 까지 묶는 것은 과민반응인 것 같습니다.

좆..이라는 말이 들어가는 비속어는, 좌우를 막론하고 열받으면 누구나 쓰는 흔한 욕입니다. 안쓰면 좋지만 쓴다고 죽일놈이라고 하는 것도 좀 그렇죠. 당장 아크로만 해도 좆같은 노빠새끼들..이 비슷한 표현들이 흘러넘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표현에는 영남지역의 비하가 셋트로 깔려있죠. 혹자는 노골적으로 영남 사투리와 섞어서 그런 말을 하는데, 정리하면 영남호적을 가진 좆같은 노빠새끼라고 욕을 하는 거죠. 그리고 그 욕은 아크로 일부 회원들을 직접적으로 겨냥하고 있기까지 합니다. 근데, 그런 상황에서 그 표현을 두고, 비속어를 섞었다고 지탄하거나, 특정지역을 비하하는 표현을 썼다고 분개하는 사람을 아무도 못봤습니다. 오히려 그런 점을 지적한다고 욕하는 경우는 봤지만..

근데 사람들이 그 부적절한 표현을 두고, 굳이 비속어나 지역차별과 연결시키지 않는 것은, 그 말하는 사람의 의도가, 특정 정치적 입장의 사람들의 행태에 분개하고 반대하는 의사표현으로 "먼저" 이해되기 때문이겠죠. 그래서 그런 말 하는 사람에게 굳이 지역차별을 일삼는 욕쟁이..이런 식으로 딱지를 붙여 보지 않는 거겠고.. 

그렇다면 홍어좆의 경우도 다르지가 않다고 생각합니다. 만만한 게 홍어좆이라는 말은, 오래 전 부터 정착해 있었던 말이고, 그 의미도 그렇게 고착이 되어 있었습니다. 김태호가 그 말을 쓰는 문맥을 봐도, 이미 고착된 그 의미로 썼다고 보는 게 자연스럽죠. 

근데 여기서, (위험한 발언을 좀 하자면..)

설령 김태호가 호남비하의 의미로 썼다고 칩시다. 그래서 자신의 정치적 반대자인 호남사람들을 그 표현에 은근히 빗대어 조롱했다고 칩시다. 근데 그렇다고 한 들, 그게 진보개혁진영 사람들이 새누리당을 지지한다는 이유만으로 일면식도 없는 이들에게 패역한 무뢰배 취급하며 쌍욕을 날리는 거나, 단지 노무현 세력을 지지한다는 이유만으로 그 누가 됐든 영남종자로 싸잡혀 영남과 도매금으로 개색히로 몰리는 것과 뭐가 크게 다른지를 모르겠습니다. 어짜피 이 모든 말과 행동의 기저에는 "똑같은 증오심"이 흐르는 것 뿐이고, 그 증오심의 생성원인도 딴 게 아니라(=무슨 인종문제가 아니라) "정치적으로 서로 적대한다는 이유뿐"이고..오늘의 시점에서는 그렇게 날 것의 증오심이 현실에서의 직접적인 테러로 연결될 수 없다는 점에서 그 행위값이 별로 다르게 보이지도 않는데..

그리고 어제는 변희재와 진중권의 토론이 있었나 본데..

웹에서 변희재에 대해 떠드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그를 "듣보잡"으로 일컫고 있습니다. 근데 홍어좆을 분해하는 식으로 들여다 보면, 듣보잡은 듣도 보도 못한 잡놈이라는 뜻이죠. 이것은 무슨 이중적인 의미를 갖는 것도 아니라서, 대놓고 변희재 개인에 대해서 "너는 듣도 보도 못한 잡놈"이라고 욕을 한 겁니다. 그리고 그 낙인효과가 지극히 커서, 변희재가 그른 소리를 하든 옳은 소리를 하든, 그의 말은 무조건 듣보잡이 하는 개소리가 되버렸죠. 물론 그는 욕먹어도 싼 개소리를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어제 토론과 같이 가끔은 옳은 소리도 하는데, 문제는 변희재의 정체성이 만인에게 듣보잡으로 낙인이 찍혀있기 때문에, 그는 사람들에게 정당한 평가의 대상 자체가 되지 못하고 있죠.(=어제 토론도 진중권이 먼저 패배를 인정하지 않았다면 외려 듣보잡 변희재를 규탄하며 진중권이 이겼다고 정신승리하는 분들이 엄청 많았을 겁니다.) 

자 그렇다면, 왜 한 개인에게 듣보잡이라고 낙인을 찍는 것과 그것에 동참하는 것은 아무 문제가 안되는데, 만만한 게 홍어좆이라는 관용어가 있어 그 의미가 비하와는 상관없다고 보여지는 그 발언은, 굳이 그 발언자의 내심의 의도까지 단정을 해가며 나쁜 놈으로 몰아가는 걸까요? 사실상 나쁜 것으로 치면 변희재에게 듣보잡이라고 욕하는 사람들의 말과 그 뚜렷하게 인격비하를 하고자는 내심이 훨씬 더 가혹하고 잔인하고 하면 안되는 거 아닌가요?

근데 저는..

변희재를 듣보잡이라고 비꼬는 것을 (안하면 더 좋겠지만)굳이 나쁘다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그 말 한다고 정말로 변희재를 저주하며, 그를 테러하겠다는 마음으로 듣보잡이라고 비웃고 욕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죠. 그래서 듣보잡 표현 역시, 그가 하는 말이나 생각에 반대한다는 의사를, 표현의 자유속에서 사람들이 적절하게 비꼬고 있는 것으로 이해합니다. 아니 이해를 떠나서 그냥 그렇게만 보입니다. 그리고 사실 정치게시판을 기웃거리는 사람들은, 다 그정도의, 혹은 그 이상의 훨씬 더 신랄한 멸시와 비하 욕이 섞인 표현들을 다 하고 있습니다.(=그것도 직접 상대를 지목해서 까지 그렇게 하죠.) 그거 못하게 하면 표현의 자유를 침해당했다고 발끈할 분들이 이 판에는 널려있죠. 사정이 그렇다면..

홍어표현에 대해서도, 홍어좆이라는 관용어를 분해하는 정도로 까지 그 표현에 민감할 필요가 있을까요? 웹상에서 홍어라는 말이 등장한 것은 참여정부의 몰락과 맞물려 있습니다. 그 말이 폭발적으로 유행한 것도 MB가 정권을 잡으면서 부터, 특히 광우병 촛불시위 동안 좌빨과 수꼴이 아주 사생결단으로 대립하기 시작하면서 부터이죠. 그때부터 각종 홍어 패러디와 짤방들이 웹상에 도배되기 시작했고, 그건 (당시 전시를 방불케 했던 그 웹+오프를 오가는 과열된 분위기 속에서)좌빨들의 주력인 전라도에 대한 수꼴들의 총공세속에서 운위된 표현들입니다.(=진보좌빨 역시 이명박 역도 쪽바리 개새퀴 수꼴병신 등등등..의 쌍욕을 마찬가지로 날리면서 총력전을 펼쳤죠) 

제가 알기로 홍어표현은 과거처럼 호남지역민들에 대한 사회적인 차별로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게 아니라, 민주개혁세력집권 10여년을 거치며, 특히 웹상에서 좌빨과 수꼴이 첨예하게 맞섰던 이슈들로 인해 나온, 한마디로 "상호적인 정치적 의견대립의 산물"에 가깝습니다. 민주개혁집권 10년 동안, 게시판 -> 블로그 -> SNS를 거치면서 개인들의 자기표현의 공간이 놀랍도록 진화했죠. 그래서 블로그 시대가 도래했을 때는, 웹이 24시간 개개인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투명하게 전시하는 공간이 되버렸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의 가장 비밀스럽고 은밀한 사생활 조차, 문자기록이나 영상 등을 매개로 날 것 그대로 전해지고 있죠. 또 주변과 지역의 크고 작은 일상 및 갖가지 사건사고들도 블로그와 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전파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전국에서 벌어지는 온갖 강력범죄는 물론, -XX녀, -XX남 등 지하철이나 길거리에서 발생하는 희안한 사건사고들도 실시간으로 접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식으로 생활패턴이 바뀐지가 이제는 10년을 훌쩍 넘어섰죠. 그리고 그 10년이 흘러가는 어느 시점에 홍어표현이 등장했고, 그 표현이 웹상에서 유행까지 했지만, 그 전과 후의 시점 모두를 통해 그 표현에 준하는 직접적인 테러가 오프에서 발생한 적이 단한건도 없었습니다. 웹을 통해 오프에서의 일상이 실시간으로 전해지는 지금에 까지, 호남사람을 호남사람이라는 이유로 욕하거나 폭행하는 것을 봤다는 경험담이나 목격담의 고발을 하는 이가 아무도 없었고, 오직 전라도=홍어=핵대중의 비아냥이 정치사이트를 중심으로, 그 정치적 대립을 표출하는 문맥에서만 발산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듣보잡 변희재라고 암만 욕을 해도, 실제 변희재에게 테러를 가하는 이가 아무도 없듯이, 호남홍어라고 암만 욕을 해도, 실제 호남사람에게 해꼬지를 하는 경우가 아무도 없다는 말이죠. 사정이 그렇다면..

(물론 바람직 하지 않다는 점은 분명하지만)이것을 좆같은 노빠 개-새끼, 듣보잡 변희재, 나라거들낸 쪽바리 이명박..등등과 차원이 다른 어떤 말로 보면서 앞에 말들은 다 해도 괜찮은데 호남홍어만은 하면 안된다고 말할 수가 있을까요? 안된다고 치면 다 안해야 맞는거고, 한다고 치면 다 어느정도 그럴 수 있다고 보는 게 맞는 것 같은데.. 

덧:

욕먹을 각오하고 쓴 거라 욕하시는 것은 좋은데..그래도 한줄 정도는 위 의견에 반대하는 "자기생각"도 좀 담아주셨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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