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 돌연변이의 위험 분석

매경의 기사(신종플루-조류독감 결합, 변종 가능성)를 보니 신종플루가 조류독감과 한데 섞여서 엄청나게 위협적인 변종의 출현을 우려하는 보도를 하고 있습니다. 이미 얼마전에 유럽쪽에서 발견된 새로운 신종플루 돌연변이에 대한 보도도 나오적이 있어 염려가 많으실줄로 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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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에 사우디를 찾은 순례자들 사이에서 신종플루 방역에 힘쓰는 사우디 경찰 (출처)

현재 북반구에서 유행하고 있는 신종플루의 각종 돌연변이를 알아보고 더불어 신종플루의 어마어마한 전염력과 조류독감의 무시무시한 치명도가 합쳐진 괴물 인플루엔저 바이러스가 등장할 가능성을 한번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1) 네델란드 돌연변이 (PB2; E627K)

이미 9월말에 신종플루의 돌연변이에 대해서는 한번 포스팅한 적이 있습니다. (신종플루 병독성과 관련된 돌연변이) 이때는 네델란드에서 발견된 신종플루 돌연변이였죠. 이때도 신종플루의 한 구성요소를 이루는 단백질(PB2)의 627번째 아미노산이 글루타민에서 라이신으로 바뀌어서 당시 과학자들을 바짝 긴장시켰답니다. 왜냐하면 글루타민인 경우는 조류에서 흔히 발견되는 아미노산인데 사실 사람의 상기도 온도는 조류(41도)와 달리 33도 정도의 낮은 온도를 갖고 있죠. 따라서 현재 전세계에서 유행하고 있는 신종플루는 엄격히 얘기하자면 인간에 최적화된 바이러스는 아닙니다. 오히려 인간의 인플루엔저 바이러스에서는 라이신이 흔히 관찰되는 아미노산이죠. 이말은 이론적으로라면 라이신으로 바뀐 네델란드의 돌연변이 신종플루가 훨씬 더 인간에게 최적화된 바이러스이기 때문에 병독성이 월등히 높을 거라는 예측을 했던 겁니다.

그런데 천만다행으로 이론과 달리 라이신으로 바뀐 저 돌연변이 신종플루는 기존의 신종플루와 별반 차이가 없음이 밝혀졌죠.

(2) 노르웨이 돌연변이 (HA1; D225G)

지난주에 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했던 신종플루 돌연변이는 HA1란 단백질의 225번째 아미노산이 아스파르트산에서 글라이신으로 바뀐 경우입니다. 이 돌연변이가 눈길을 끈 이유는 노르웨이에서 발견된 몇건의 중증 신종플루 환자와 사망자에게서 동시에 관찰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자료링크). 즉 심각한 증상을 보이는 환자들이나 사망자에게 이 돌연변이가 관찰이 되니 기존의 신종플루에 비해 훨씬 더 병독성이 강한 새로운 녀석이 등장을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하게 된거죠. 이론적이라면 당연히 생각해 볼 수 있는 가정입니다.

오늘 신화사통신에서 이에 관한 기사가 하나 떴습니다. (신종플루 돌연변이 홍콩에서 발견되다)

내용인즉은 이렇습니다. 지난 7월에 홍콩에서도 이번 노르웨이에서 발견된 동연변이와 동일한 돌연변이가 발견이 된 적이 있다는 내용이죠. 당시 1살짜리 꼬마에게서 관찰이 되었는데 대략 입원후 3일만에 퇴원을 했답니다. 그리고 타미플루나 리렌자같은 항바이러스제로 치료가 되고 더불어 특별히 병독성을 증가시키거나 하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WHO의 발표에 따르면 동일한 돌연변이가 사실 중국본토나, 브라질, 일본, 멕시코, 우크라이나, 미국에서도 다 발견이 된 적이 있다고 하는군요.

더불어 미국 콜럼비아대 의대 미생물학과의 빈센트 라카니엘로 교수의 지적(링크) 에 따르면 D225G 돌연변이는 신종플루 바이러스의 전염성에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인플루엔저 바이러의 전염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중에 하나가 인체의 시알산 (sialic acid)의 구조 차이인데... D225G로 돌연변이가 생길 경우 인체에 전염력이 오히려 약화되는 방향이라고 합니다.

참고로 이 돌연변이의 아미노산 번호는 인플루엔저 H3의 넘버링에 따르면 225번째이지만 일반적인 넘버링에 따르면 222번째입니다.

(3) 타미플루 내성 돌연변이 (NA; H274Y)

이녀석은 뉴라미니데이즈의 274번째 아미노산이 히스티딘에서 타이로신으로 바뀐 경우입니다. 현재 전 세계에서 60여건 정도가 관찰이 되고 있기는 하지만, 타미플루에 내성을 갖는 돌연변이 신종플루는 일부지역에서 제한적이고 간헐적으로 발견이 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아무래도 타미플루 내성 신종플루의 경우 전염성이 기존 신종플루 바이러스에 비해 떨어지지 않나 추측이 됩니다. 적어도 아직은 크게 우려할만한 상황은 아니라고 보셔도 될 겁니다. 물론 최근에 영국에서 타미플루 내성 신종플루가 사람에게서 사람으로 직접 전염이 된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면역력이 지극히 낮은 환자들 사이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관련 링크)


(4) 조류 독감이 신종플루와 합쳐져 인류에 위협적인 변종 바이러스가 될 가능성

앞서 네델란드 돌연변이를 소개해 드릴 때 언급을 했지만 조류의 체온은 41도 정도로 인간의 코 안 온도인 32-33도에 비해서 월등히 높은 온도를 유지합니다. 즉 조류독감 바이러스(H5N1)가 증식을 하기에는 인간의 코 안 온도는 너무나 낮은 온도인 것이죠. 따라서 조류 독감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전염되기 위해서는 적어도 2가지 중요한 돌연변이가 동시에 발생을 해야 합니다 (출처링크: 조류독감이 팬데믹이 될 수 없는 이유). 그런데 이와같은 동시 다중 돌연변이가 일어날 확률은... 물론 가능성이야 있을래면 있을 수도 있기는 하지만 자연적인 바이러스의 복제 과정중에 발생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이 최근 발표된 연구 결과 내용입니다. (논문 링크)

따라서 신종플루와 조류 독감이 합쳐져 치명적인 팬데믹을 일으킬 염려는 없다고 보셔도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