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말씀드린대로 자카리아는 민주주의를 선거를 통한 인민의 지배라는 체제적 의미로만 정의하고 있습니다. 이 말은 민주주의에 대해 어떠한 가치도 불어 넣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오해가 있을까 다시 덧붙입니다만 자카리아는 절대적으로 자유민주주의를 신봉하는 사람이며 그의 의견에는 박정희, 전두환 군사독재정부에 대해 긍정적 평가도 있습니다만 이를 찬성하거나 지지하는 입장은 절대 아닙니다.


1. 헌정적 자유주의 

자카리아가 정의하는 '헌정적 자유주의'는 국가, 종교, 사회의 억압에 대한 개인의 자율성과 존엄성을 보호를 추구하는 전통입니다. 풀어 말하면 생명과 재산과 같은 개인의 권리를 보호하고 종교와 언론의 자유를 보장을 의미합니다. 헌정적 자유주의를 보호하기 위해선 중앙집권적 체제가 아니라 서로서로 견제하는 장치가 필수적입니다. 즉 정부의 권력에 대한 견제, 법 앞의 평등, 공정한 법정과 판사 즉 중앙집권적 체제가 아니라 삼권분립, 언론, 대학, 시민사회같은 그룹들에게 권력을 분산화 해야한다는 거죠. 공정한 법치라는 건 사법부의 독립성을 인정해야 가능하므로 크게 보면 이 것도 권력 분산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 경제개발

자카리아는 경제개발과 민주주의 수립 사이에 재미있는 연구결과를 제시합니다. 애덤 쉐보르스키와 페르난도 리몽기의 연구에 연구에 따르면 1950년과 1990년 사이 1인당 국민소득이 높을수록 자유민주주의 도입시 체제를 유지할 확률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며 1인당 국민소득이 6000달러 이상인 민주국가에서 체제가 파탄날 확률은 1/500이라고 말합니다. 그럼 왜 경제개발이 잘 된 나라일수록 민주주의가 잘 작동할까요? 여기에 자카리아는 경제 발전 과정은 일반적으로 자유민주주의가 성공하는 데 두 가지 결정적인 요인을 제공한다고 말합니다. 첫번째로 자본주의 즉 시장경제의 중심에는 국가가 아닌 사기업과 부르조아들이며 이들에게 일정이상의 자유를 주어야만 시장경제가 제대로 작동합니다. 두번째로 시장경제의 중심인 이들에게 정부는 유화적인 입장을 취할 수 밖에 없습니다. 즉 시장경제를 효율적으로 운영하게 하는 제도 개선에 힘쓰게 되는거죠. 이로써 경제 성장 촉진 과정에서 교육받은 중산층의 확산되며 그들은 자유를 습득하는 학습과정을 거치며 정부를 견제할 수 있는 독립적 시민사회를 형성하게 됩니다. 다만 제도의 개선과 시장경제를 도입하지 않고 석유와 같은 천연자원으로만 부를 축적하는 국가들 즉 사우디 아라비아나 이라크 같은 국가들은 위의 연구결과에 포함시키지 않습니다. 왜냐면 이들은 중앙집권적 체제에서 국가가 자원을 관리하고 축적한 부를 하부에 뿌리는 형태를 보이는데 이 결과로 교육받은 중산층은 성립되지 않으며 법적, 경제적 제도개선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3. 자카리아가 말하는 자유민주주의란?

앞서 말했듯이 자카리아는 민주주의를 어떤 체제로서만 정의하지 거기에 어떤 가치를 불어넣지 않습니다. 자카리아는 민주주의란 체제에 헌정적 자유주의를 추가하여 자유민주주의라 정의하며 민주주의 체제이되 헌정적 자유주의가 부재한 민주주의를 비자유적 민주주의라고 정의합니다. 앞의 두가지 요건을 모두 만족한 국가가 민주주의가 도입될 시 상당히 안정적으로 자유민주주의를 유지합니다. 그 이유는 헌정적 자유주의를 위한 권력 분산화가 제도적으로 개인의 자유를 보장하고 민주화로 인해 국가로부터 내려오는 권력을 수행할만한 튼튼한 중산층의 존재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국가들은 비자유적 민주주의 체제를 가지며 이들은 곧 붕괴되어 독재로 바뀐다고 자카리아는 주장합니다. 


4. 박정희는 헌정적 자유주의의 기틀을 마련했는가?

사실 제가 다루고 싶은 주제는 이것이었습니다 ^^. 우선 자카리아의 평가를 살펴봅시다. '한국, 대만, 타이, 말레이시아 모두는 수십 년간 군사 정권이나 일당 체제에 의해 지배되었다. 이들 체제는 경제, 사법, 종교와 여행의 권리를 자유화했으며 이후 10년 뒤에 자유 선거를 치렀다. 이들 국가는 아마도 우연한 결과로 제임스 메디슨이 정의한 좋은 정부의 두가지 본질적 특징들 첫째로 정부는 피지배자들을 통제할 수 있어야 하며 둘째로 스스로를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 질서와 자유 이 두 개의 힘은 결국 정통성 있는 정부, 번영, 그리고 자유민주주의를 잉태한다. 물론 실천보다 말하기는 쉽다 ^^.' 즉 군사독재정권들이 질서와 자유를 확립함으로써 자유민주주의 기틀을 마련했다라는 게 핵심입니다. 모두 아시다시피 제2공화국은 혼란의 시기였으며 박정희가 쿠데타로 정권을 수립한 뒤 가장 먼저 한 것은 치안 확립과 경제개발계획 수립입니다. 이는 좋은 정부의 특성과 자유민주주의를 잉태하기 위한 후자의 조건을 충족하지만 위의 자카리아가 서술한 자유를 자세히 바라보면 헌정적 자유주의라고 하기에는 부족하다고 생각하지 않으시나요? 헌정적 자유주의에 핵심인 권력 분산화에 의한 국가 견제는 박정희가 손쉽게 국민투표로 유신헌법을 통과시킨 것을 보면 권력이 상당히 행정부에 집중되어있다는 것을 알수 있으며 국민투표를 이용하여 개인의 언론과 집회결성의 자유를 침해하는 체제를 자카리아식으로는 비자유주의적 민주주의라고 볼 수있습니다. 박정희는 비자유주의적 민주주의의 전형적인 예일 뿐입니다.


5. 헌정적 자유의 수호자는 김영삼, 김대중 등과 같은 민주세력들

김영삼, 김대중을 필두로 한 민주화세력들이 군사독재와 싸운 이유는 자카리아식 정의인 '민주주의'를 위해 싸운게 아닙니다. 이들은 자유가 보장된 엄연한 '자유민주주의'를 획득하기 위해 투쟁했으며 이들의 활약으로 개인의 정치적 자유를 크게 침해했던 독재세력들은 종말하였으며 이들은 순서대로 대통령이 됨으로써 3권분립과 시민사회 확립에 큰 공을 세웁니다. 헌정적 자유의 기틀을 마련하였고 발전시킨 사람들은 오히려 이들이며 이것의 공은 이들에게 돌려야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6. 싱가포르, 러시아

제가 아까 잘못 설명했는데 자카리아는 싱가포르는 자유민주주의를 위한 두번째 전제는 만족하였지만 개인의 자유는 어느정도 만족하되 헌정적 자유부분에선 부실합니다. 위의 군사정부에 대한 평가랑 동일하죠. 그렇지만 자카리아는 이들이 자유민주주의를 위한 기틀을 충분히 다졌으며 일정시기 뒤에 반드시 자유민주주의가 도래할 거라고 보고있습니다. 이는 싱가포르가 개인의 자유를 보장하는 체제로 변하고 있다는 기사입니다.(http://blog.ohmynews.com/solneum/153354)

러시아 부분은 조금 혼동되는 게 있어서 명확히 생각해본 뒤에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ㅡ.ㅡ.

p.s. 이 서평은 전반부입니다. 후반부가 사실 자카리아가 하고싶은 주장인데 내용의 동일성을 위해서 나중에 써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