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이렇게 생각해요. 안정된 사회에서 '특별히 대단한 사람이 아닌 한' (대통령 도전할 정도면 특별하긴 하지만) 공인된 정치인과 정당이 이룰 수 있는 것과 망칠 수 있는 범위가 극히 제한적일 것이라고요.


 

그런 이유로 정치인에 대한 동시대의 칭찬과 비난은 묻지마 반대 세력 외에 지지 세력과 중간 세력에게 통치 스타일을 얼마나 어필했는지 여부에 달려있다고 생각해요. 국민 수준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수준을 떠나 '객관적'인 평가를 위해선 시간이 필요하다는 말이죠.


 

전임 대통령은 됐고 이명박이 조롱의 대상이 된 까닭은 그런 관점에서 통치 스타일이 허접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정책의 적합성을 따지기 이전에 이명박의 통치 스타일이 (묻지마 반대 세력은 당연히 그렇고) 중간층과 지지층의 맘에 들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일반적으로 이명박 정권의 특징을 '불통', '독선', '밀어붙임', '강경 일변도'라고 하죠. 근데 이런 스타일도 일관성 있게 행해지면 지지층과 중간층 상당수는 대통령의 리더십이라고 그걸 판단해주고 일단 호감을 표한다고 생각해요. 어차피 미래의 일은 불확실하니까 일단 밀어붙이는(완전히 100% 잘못된 정책은 없으며 모든 정책에는 장단점이 있으므로) 리더십에 지지를 보내는 거죠.


 

그런데 이명박은 그러지 못했어요. 분명 남의 말 듣기 싫어하고 자기 맘대로 하려고는 하는데 번번이 실패했죠. 촛불시위 때문에 시작부터 사과하면서 핵심 꼴보수 지지층의 신뢰를 잃었죠. 이들은 이명박이(새누리당이) 나라를 북한에 넘긴다고 해도 다 생각이 있어서 그러는 건 아닐까라는 반응을 보일 준비(과장한 거니까 이해를)가 되어있는 분들이라고 봐요. 그런데 전제는 그 정도로 자신들이 믿을 수 있도록 흔들리지 않는 독재자 뺨 칠만한 "추진력"을 보여줘야 하는 건데 이명박은 이 점에서 처음부터 실패했죠. 이들은 이명박이 사과하는 걸 보고서 아마 "내가 남들 눈치 안보고 쟤(이명박)를 옹호해봐야 알아주지도 않겠네 믿을 수 없다"라고 생각했을 거에요.


 

이런 게 한두번이 아니었죠. 세종시도 밀어붙이다가 박근혜에게 완패했구요. 언론'장악'도 확실하게 못해서 수많은 비아냥거리를 양산시켰죠. 사람들이 두려워하지 않고 우스워하는 존재가 되어 버린거에요. 밀어붙이더라도 모양새 있게 할 줄 아는 사람을 언론사 사장으로 앉히든가 해야 하는데 개그 캐릭터를 앉혔잖아요.


 

FTA같은 것도 정권 차원에서 소신을 가지고 국익을 위해 추진한다고 하지 않고 노무현이 한 걸 이명박이 완성시킨다고 비겁하게 발을 빼는 모양을 보여주니까 지지층, 중간층, 반대층 모두에게 신뢰를 잃을 수밖에요.

 

저는 이명박의 이런 통치 스타일의 실패가 지금의 이명박에 대한 평가의 가장 큰 요인이라고 생각해요. 정책에 대한 개별구체적인 옳고 그름은 사실 당장 판단하는 건 오만한 거죠. 저는 그렇게 냄비처럼 쉽게 거시적이거나 복잡한 정책에 대한 입장을 정하는 사람들이 참 신기하거든요. 그렇게 똑똑한가 싶고요.



 


이명박의 스타일 때문에 이명박이 조롱의 대상이 됐고 지지율이 낮다는 건 현재 박근혜와 새누리당의 콘크리트 지지층은 굳건하다는 걸 보면 어느 정도는 증명되는 것 같아요. 특히 새누리 지지율보다 박근혜 지지율이 높다는 건 콘크리트 말고도 중간층들 중 상당수도 이명박이 추진했던 개별구체적인 정책에 대해 "망함"이란 평가를 내리진 않았다는 거죠.


 

오랜만에 뵌 지도교수님이 "박원순은 미친놈"이라고 하시며 "노인 지하철 요금 보조를 국가한테 해달라고 했다던데 실컷 복지 늘리더니 이제와서 왜 국가한테 돈 달라는 거야 완전 미친놈이지(사실 여부 확인 못했습니다),  "안철수는 특징이 없어", "이명박의 방향이 나쁘진 않았지"라고 하시더라고요. 이런 생각 하시는 분들, 블루칼라나 자영업자 아니신 분들 중에서도 이런 생각 하시는 분들 상당합니다. 다만 이명박 캐릭터가 편 들어주기 뭣하게 되어서 잠자코 계실 뿐이죠. 그리고 이런 분들이 사회 지도층이고 여론을 만들 수 있는 힘을 가진 분들이죠.


 

건국 이래 최악의 대통령은 이명박이라고 이명박 퇴임도 안했는데 평가하거나 이명박 평가를 객관적으로 시도해보자는 주장이 비아냥 받거나 상식에서 벗어난 주장은 전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