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에 민주당의 신당 창당 가능성을 언급하는 기사가 떴군요.
<관련 기사>

어제 퇴근길에 KBS열린토론이라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들었는데
거기 나온 중앙일보 김진 논설위원이 야권 단일화 관련하여 뭔가 얘기를 늘어놓으면서
'57년 전통의 정통야당 민주당'이라는 표현을 쓰더군요.
 
지금 민주당의 역사를 57년전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것이 맞는지는 모르겠으나
투표권이 생긴 이후로 '늘, 언제나, 한결같이' 민주당 주변만 어슬렁거리며 투표를 해온 저로서도
그 표현이 되게 생경하고 나도 모르게 헛웃음이 나오더군요.

92년 대통령 선거 때 투표용지에 찍힌 김대중과 백기완의 이름을 놓고 한참 고민하다가
백기완에 한표 꾹 찍어주고 나와서는 혹시라도 나 같은 놈 때문에 간발의 차이로 김대중이 떨어지면 아까워서 어떡하나 하고
조마조마하게 개표방송을 지켜보다가 꽤 널널한 차이로 지는 것을 보고 안심(?)했던 때 말고는
민주당 주변을 벗어난 투표를 해본 적이 없었죠.

근데 요 근래 하도 민주당이 자주 바뀌어서 도대체 내가 지지했던 그 민주당이 이 민주당이 맞는지 여부도 헷갈리는 판인데, 
잘하면 조만간 또다른 민주신당이 하나 생길 수도 있다고 하니 이젠 좀 어이가 없어집니다.

민주화의 역사가 짧다보니 아직 정당정치 시스템이 제대로 자리잡지 못한 과도기의 현상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이게 정당 내부에서의 자발적인 개혁과 변신이 아니라
맨날 정당 밖 특정 세력의 요구에 이리저리 휘둘리면서 진행되는 개혁과 창당이다보니 좀 해도해도 너무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더욱이 노(老) 시인에게 '깡통' 소리나 듣는 일개 정치인에게 휘둘리면서 간이고 쓸개고 다 빼줄 것처럼 호들갑 떠는 
최근의 모습을 지켜보는 마음은 더 좋지 않구 말이죠. 제가 친노 세력에 꽤 비판적이긴 하지만 그건 그거고,
재창당한다면서 지도부 다시 꾸린지가 얼마나 되었다고 또다시 새로운 정당을 만들 수 있다고 하니
말 그대로 황당하기가 그지 없습니다.
 
어떻게 된 정당이 유능한 인재를 내 사람으로 영입은 하지 못하고 맨날 그 사람들 영입하기 위해
간판부터 내부 인테리어까지 그때그때마다 매번 다 바꾸어야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20년 넘은 지지자들을 이렇게 허무하게 만드는 정당이 또 있을까 싶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