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에 대한 원성이 드높습니다. 특히나 이명박에 대한 야권진영 지지자들의 증오는 불구대천의 원수를 묘사하는 것을 방불케하죠.

국민들이 자신의 팍팍한 삶을 돌아보며 국정의 최고책임자를 비난하는 현상은 언제나 있어왔고, 얼마든지 그럴 수 있습니다. 그것은 국민의 권리이니까요.

그러나 좀 더 객관적인 입장에서, 이명박은 대체 무슨 잘못을 크게 했길래 야권지지자들로부터 저렇게 욕을 먹고 있을까라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습니다.

1. 주변 관리
친인척의 전횡이나 내곡동 사저같은 이런 저런 추문들은 김대중이나 노무현정부에서도 있었고, 따라서 이명박을 '민주정부의 대통령들'과 비교해가며 까는 것은 뭔가 병맛스러운 점이 있는게 사실이죠. 독특한 부분은 '민간인 사찰' 인 것 같은데, 이건 백번 까여야 마땅한 작태라고 봅니다. 또한 몇몇 미운털 박힌 놈들을 손 봐주려고 꼼수부리는게 뻔히 보여서, 쪼잔하다는 비난도 그럴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2. 대북 관계
저 역시 이명박의 대북 정책에 대해서 매우 비판적인 입장이지만, 막상 국민들의 살림살이와는 그리 큰 관계가 없죠.

3. 경제
대기업중심, 감세, 양극화방치, 복지 짜증내기 등등은 비난당해 마땅한 바이죠. 그러나 이명박의 그런 정책기조는 당선 이전에 이미 기정사실처럼 예측가능한 바였고, 또한 IMF 이후 줄곧 이어져온 한국경제의 기본 패러다임이기도 했죠. 그런 패러다임을 다른 것으로 뒤집는 어마어마한 뭔가를 시도하지 못하는 이상, 설사 박노자가 대통령을 했더라도 용빼는 재주가 없었을겁니다. (저는 진보정당 소속의 구청장들이 해당 지역에서 뭔가 특별한 것을 보여줬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역으로 생각해보면, 2008년 이후 지속돼온 세계경제 위기 상황에서 나름 선방한 측면도 있는 것 아닐까요? 물론 이명박이 기대한만큼의 탁월한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며 깔 수는 있겠지만, 그건 애초에 '이명박에게 기대를 건 적이 없었노라' 라고 이야기하는 분들에게는 해당사항이 없는거겠죠.  

저는 오히려 더 이상 감당하기 어렵도록 불어난 가계부채를 적절하게 관리하지 못한 책임이 가장 커보입니다. 물론 이 문제에 이명박정부의 책임이 어느만큼인지는 좀 더 따져봐야 하겠죠.

4. 민주주의
이명박더러 독재자니 소통부족이니하는 공격이 난무하지만, 어쨌든 대통령부인이 특검에 소환돼니 마니 하는 뉴스가 흘러나오는걸 보면 딱히 민주적 절차 같은 것들을 개무시했다고 비난하는 것은 어렵다고 봅니다. 이 부분 역시 체감적으로 전직대통령들과 큰 차이는 없는 것으로 느껴집니다.

제가 열거한 것 말고, 딱히 이명박이 '민주정부의 대통령'들과 비교해 조져야만 하는 특별한 실책이나 이유가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