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은근히 쟁점인데요. 어쨌든 세후보 모두 이거 하자고 하죠. 저도 찬성입니다. 반대할 이유가 없잖아요?
그런데 내부적으로보면 이게 또 단순한 문제가 아닙니다.
제가 아는 정도에서 쟁점들을 짚어볼께요.

1.대학이 너무 많다.
예. 많습니다. 그런데 이게 꼭 나쁜 것만도 아닙니다. 가령 개판이든 뭐든 80년대처럼 20프로만 대학가으면 일정 수준의 지식이 필요한 인력의 수요를 감당못했을 겁니다. 예를 들어 프로그래머나 디자이너 등의 인건비가 그리 높지 않은데요. 유럽이나 미국처럼 대졸자 수가 제한되어있었다면 이들 인건비가 지금 수준보다는 높겠죠. 이게 좋은건지 나쁜 건지는 차치하고 말입니다. 그뿐이 아니예요. 단순 서비스직 종사자들 수준이 꽤 높은 것 또한 이 점을 무시못하죠.

그럼에도 저출산이 본격화되면서 대학의 과다는 이제 넘어갈 수가 없게 됐습니다. 인서울 상당수도 중국 유학생 아니면 어렵다는 말이 나오는 형편입니다. 지금이야 중국 유학생들이 한국으로 몰려들지만 이게 언제까지 갈 지는 아무도 장담 못합니다. 저출산 영향이 본격화될 5-10년 뒤 중국 유학생 시장마저 죽으면 그야말로 쓰나미가 기다립니다. 그래서 얼마전 교과부에선 향후 10년 이내 대학 100개 문닫게 하겠다고 했죠. 그래야 겨우 학령층 감소를 맞출 수 있답니다.

아무튼 대학 구조 조정은 시급해요. 그런데 여기서 이야기가 엇갈립니다. 문재인은 지방 부실 사립대 국유화하겠다고 했죠. 이거 구조조정은 나가리되는 겁니다. 그런데 얼마전 통진당 계열 친구 만나 이 문제 놓고 이야기를 나눴는데 흥미로운 견해를 들었습니다. 그 친구는 강력히 부실 사립대 국유화를 주장하더군요. 그 대신 사립대에 대한 국고보조를 끊자는 겁니다. 즉 사립대는 등록금을 1억을 받든 말든 내버려두고 재원을 국립대에 집중함으로써 재정효율과 국립대 경쟁력을 갖추자는 거죠. 거기에 부실 사립대의 부실 교수들 고용 승계도 단절하자는게 그 친구 주장.

그러면 또 모르겠습니다. 정말로 그럴 수 있다면 저도 국공립대 평준화와 부실 사립대 국유화에 동의할 수 있겠더군요. 그런데 정치적으로 그게 감당이 될까요? 애니웨이.

문재인은 부실 사립대도 국유화하고 거기에 임기내 사립대까지 모두 등록금 반값을 해결하겠다고 합니다. 그 돈 어디서 나오죠? 거기에 다음 대통령 임기내 저출산 쓰나미가 대학 입학 연령대까지 확산될 텐데 그거 뭘로 감당하죠?

2. 국립대는 그렇다 치고 사립대는?
국립대도 등록금이 천차만별이지만 어쨌든 평준화로 일원화한 뒤에 반값한다 칩시다. 사립대는 골치 아픈 문제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등록금이 천차만별이라는 겁니다. 인서울 명문대는 천만원을 가볍게 넘어가지만 지방 사립대는 5-600 수준도 많습니다. 문제는 일률적으로 반값할 경우 졸업후 전망도 밝을 뿐더러 부유층 출신이 더 많은 명문대 학생일 수록 더 혜택을 받는다는 아이러니가 작용합니다.

인서울-지방만 이런게 아닙니다. 이 정책은 사실 참여정부 정책과 정면충돌하는 지점이 있습니다. 바로 로스쿨과 의전이 그렇습니다. 졸업후 고수익이 기다리기에 등록금도 비싼 로스쿨과 의전 학생들이 가장 큰 혜택을 받게 되죠. 아, 그쪽은 대학원이라 다르나요?

예. 다르겠죠. 그런데 그 뒤에 문제가 또 기다립니다. 대개의 사립대는 국가의 통제가 들어올 학부생 등록금을 놔두고 석박사 등록금을 고공비행시킬 겁니다. 그러면? 석박사도 반값? 

무슨 말씀인지 아시겠나요? 일률적 반값 등록금은 학력 인플레를 더 폭발시킬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여기서 우린 미국과 유럽 예를 좀 볼 필요가 있습니다. 프랑스의 경우 메디컬 스쿨은 짤없이 그랑 제콜에서 이행합니다. 이유야 간단하죠. 가급적 교육 비용을 줄이겠다는 겁니다. 미국은? 의전이나 로스쿨은 장학금 혜택 없습니다. 졸업후 전문직으로 돈 벌 애들한테 왜 장학금 주냐는 거죠. 짤없이 시장 논리를 적용합니다. 반면 졸업후 막막한 인문계는 작학금이나 조교, 학부 강의등으로 보조합니다. 의외로 미국은 이렇게 합리적입니다. 여기서 우리가 배울 수 있는게 뭐냐. 일률적 반값 등록금은 오히려 교육의 부익부, 빈익부를 강화시킬 수 있다는 겁니다. 즉, 계층별, 전공별로 섬세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거죠.

3. 그러면 후보별 정책은?
알아서 답을 내십시요. 다만 제가 볼 때 문재인의 정책은 솔직히 실현 가능성이 있기나 한지 의문입니다. 임기내 사립대까지 전부 반값 등록금 구현하겠다, 국공립대는 평준화하겠다, 거기에 지방 부실 사립대는 국유화해서 아무도 걱정없게 하겠다.

마법의 탄환이네요. 문재인은 좋은 사람을 넘어 슈퍼맨인 모양입니다. 그런데 다행인건 아무도 문재인의 공약에 관심이 없다는 것. 이게 정말 다행인지 아닌지는 또 다른 문제입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