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의 기원


동물들에게 집이란 거처(shelter)를 의미한다. 풍우와 포식자를 피하며 잠을 자는 공간이다. 인류의 조상이 아프리카에서 수상생활을 할 때는 침팬지처럼 나무 위에다 나뭇가지와 잎으로 간단하게 둥지를 만들어 자면 됐을 것이다. 특별한 거처가 필요하기 시작했을 때는 지상에 내려오고 부터였을 것이다. 그 후 추운 지역으로 이동하면서 점점 더 충실한 집이 필요했을 거다.


수렵채취를 하며 이동생활을 하던 초기 인류는 처음에는 짓는데 노동력이 필요 없는 동굴 같은 자연물을 거처로 이용했을 것이다. 도구와 기술이 조금 발달한 후에는 주변의 재료를 이용해 간단한 요구를 만족시키는 단순한 집을 지어 베이스캠프로 사용했을 것이다. 그 후 정착생활을 시작하면서 집의 내용이 급격히 향상된다. 급기야 집은 단순히 잠만 자는 곳이 아니라 생활공간이 되고 나중에는 신분과 부의 상징이 되었다.


집터


집을 지을 때 가장 중요하고 우선적으로 고려해야할 점은 터를 고르는 일이다. 집터는 한 번 고르면 십년, 백년을 넘어 대대로 이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아무리 신중하게 골라도 지나치지 않다. 


전망: 사람에게 시야는 정서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중요하다. 집 안에서 내다보이는 밖의 풍경이 마음에 들어야 그 집에 오래 머물고 싶게 된다. 반면 답답하면 그 집이 싫어지며 마음과 몸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앞이 트여 시야가 넓을수록 좋고, 뒤는 감싸 푸근하고 외부에 노출이 적어 안정감을 주는 전망이 좋다.


: 배산임수가 좋다고 하는데, 임수까지는 아니더라도 배산만 돼도 좋다. 그런 향이 안정감을 준다. 더 중요한 것은 일조량이 많은 남향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어떤 에너지보다도 태양광이 난방에너지 중 가장 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더워서 문제가 되는 시간은 일년 8760시간 중 10%도 안 되고 추워서 문제가 되는 시간이 60% 이상이 된다. 일조량이 적으면 상대적으로 춥고 습하며 마음이 우울해지고 병이 생긴다. 현대인에게 일조량이 부족해 생기는 병이 적지 않다. 또한 일조량이 적으면 집에 정이 안 간다. 더운 열대 지방에서는 일조량이 적은 북향(남반구에서는 북향)이 좋은 집터가 되기도 한다.


습도: 집터가 습하면 집안에 각종 곰팡이나 균들이 살기 때문에 위생적으로 나쁘고 신체나 정신 건강에도 안 좋다. 골짜기나 분지가 습한 편이다. 지대가 높고 바람이 잘 통할수록 습도가 낮다.


바람: 주거환경에 공기의 흐름은 적당히 필요하다. 바람에 너무 노출되거나 바람이 너무 안 통하는 것은 좋지 않다. 바람이 센 날씨에는 바람을 진정시키고 바람이 없는 날씨에는 바람이 잘 통하는 지형이 좋다. 따라서 사방이 바람에 너무 노출 된 지형이나 바람이 잘 안부는 분지지형은 피해야한다. 분지는 기류가 머무르므로 낮에는 덥고 밤에는 추운 경향이 있다. 적당한 지형은 분지나 평지에서 올라간 산기슭이 좋다. 여름철에는 바람이 잘 불고 겨울철에는 바람이 적은 곳이 이상적이다.


: 아주 중요한 요소다. 집터에서 물을 구하기 쉬워야한다. 마당에 맑은 샘이 나온다면 이상적이다. 조금 멀더라도 맑은 물을 쉽게 끌어올 수 있으면 괜찮다.


소음: 무시할 수 없는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가 소음이다. 물소리, 새소리, 바람소리가 적당히 들리면 이상적이고 차소리, 농기계소리, 생활소음이 많은 곳은 피해야한다. 


이웃: 개인취향이나 사정에 따라 이웃과 거리가 적당히 떨어진 곳이 좋다.


재난: 홍수, 태풍, 산사태, 산불, 가뭄 등의 재난으로부터 자유로운 곳이 이상적 집터다.

 


집짓기 시공


물 좋고 정자 좋은 곳이 드물듯이, 완벽한 집터는 찾기 힘들다. 있더라도 가격이 높아 구입이 불가능할 수 있다. 하지만 같은 조건이라면 위의 고려사항들을 좀 더 만족시킬 수 있는 터를 고른다. 집터를 골랐으면 어떤 형태의 집을 지을 것인지 선택해야한다. 우선 구조적 선택이 필요하다. 여건에 따라 가장 적합한 방식을 선택한다.


시공상 구조에 따른 분류


가구식: 뼈대를 만든 후 살을 붙이는 방식. 부재를 결합하여 골격을 만든 후 골격 사이를 다른 부재로 채워 넣는 공법이다. 골격을 단단하게 결합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수명이 길고 보수가 용이하며 구조변형과 자재 재활용이 가능하다. 지진에 강하다. 골격만 완성돼도 지붕을 먼저 올리고 날씨에 상관없이 후속공사를 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단점은 골격의 재질에 따라 화재나 습기에 약하다는 점이다. 실례로서, 한옥, 통나무집, 가구식 스트로베일 하우스, 철골하우스 등이 있다.    


조적식: 벽돌, 블럭, 돌 등의 부재를 각종 몰탈로 접착시키며 쌓아 올려 짓는 공법. 기둥 등의 골격이 따로 필요 없고 벽채가 모든 하중을 견딘다. 따라서 기둥이나 보로 쓸 자재의 필요성이 크게 줄어든다. 반면 지진이나 진동에 약하며 접합부를 따라 균열이 잘 일어난다. 보수작업이 어렵다. 실례로서, 벽돌집, 돌집, 로드베어링 스트로베일 하우스, 이글루 등이 있다.  


일체식: 쌓아올린다는 점에서 조적식과 유사하지만 이미 만들어진 건식부재로 쌓는 게 아니라 습식자재를 거푸집에 부어 양생시킨다는 점이 틀리다. 접합강도는 조적식보다 크다. 따라서 조적식보다 지진이나 균열에 강하다. 조적식과 마찬가지로 기둥 등의 골격이 따로 필요 없고 벽채가 모든 하중을 견딘다. 따라서 기둥이나 보로 쓸 자재의 필요성이 크게 줄어든다. 시공시 거푸집이 필요하다. 보수작업이 어렵다. 실례로서, 콘크리트집, 담틀집, 어도비 등이 있다.


조립식: 가구식에 조적식을 가미한 공법. 공장에서 대량생산된 부재들을 조립하므로 작업이 용이하고 부재가 값싸고 공기가 짧아 경제적이다. 보수와 자재 재활용이 가장 용이하다. 반면 자재가 친환경적이지 못하고 다양한 설계가 불가능해 모양이 획일적이다. 실례로서, 조립식 판넬하우스 등이 있다.


이동식: 공장에서 완성한 후 운송수단으로 이동시켜 현장에 설치하는 공법. 공장에서 일괄적으로 시공한 후 현장에 설치만 하면 되므로 비교적 저렴하고 공기가 짧다. 다른 곳으로 이동시키기 용이하고 재활용이 가장 쉽다. 하지만 운반상의 문제로 설계상 자재, 구조, 규모에 제한이 따르고, 지역과 현장 조건에 따라 설치에 곤란함이 생길 수 있다. 실례로서, 모빌하우스, 컨테이너 하우스 등이 있다.


접이식: 이동이 자주 필요할 때 천막처럼 간편하게 설치하고 접을 수 있는 방식. 비용이 적게 들고 필요할 때만 설치하면 된다. 그러나 내구성, 편리성, 쾌적성은 떨어짐. 유목민이나 여행객들이 많이 사용. 가건물용으로도 많이 쓰임. 주택용으로 쓰는 경우도 종종 있음.


굴착식: 땅이나 절벽을 파고 짓는 집. 실례로서 움집, 토굴집, 동굴집 등이 있다.


*귀틀집은 공법상 가구식과 조적식을 겸비한 방식이다. 귀틀집은 시공이 쉽고, 집이 안정되어 지진에 강한 장점이 있는 반면 많은 통나무를 필요로 한다. 통나무와 흙을 결합하여 짓는 귀틀집은 시간이 흐르면 통나무와 흙과의 접촉이 벌어져 틈이 생기는 단점이 있다. 이 문제를 기술적으로 해결하고 통나무를 쉽게 구할 수만 있다면 좋은 공법임에 틀림없다. 통나무와 흙을 쉽게 구할 수 있는 산림지역에서 쉽게 지을 수 있는 집이다. 귀틀집은 한국의 산간지방과 서부개척당시 북미에서 유행하였다.


참고사항


집을 지으려면 시간과 비용이 더 들더라도 집터가 아주 중요하므로 터를 정하는데 공을 들인 후 지어야한다. 터가 마음에 드는지 안 드는지는 시간이 흘러봐야 알 수 있으므로 터를 정한 후에도 가능하면 터에 적어도 한 해 동안 자주 가서 겪어 본 후 그래도 마음에 들고 큰 문제가 없으면 시공하는 것이 나중에 후회를 안 하는 요령이다.


집의 시공상 구조는 자기의 취향과 현장에서 자재의 수급의 용이함에 따라 결정해야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집터 주변에서 흔한 천연자재로 짓는 것이다. 통나무가 많으면 통나무집을, 흙이 많으면 흙집을, 돌이 많으면 돌집을 짓는 것이다.


집짓기는 너무 서두르지 말고 오랜 시간 준비, 연구하며 시공한다. 니어링 부부는 집 한 채를 짓기 위해 수년간 설계를 구상하며 자재를 모으며 준비했었다.


생태주택에 대한 몰이해


요즘 새집증후군 등 현대주택의 유해성으로 인해 생태주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생태주택 하면 통나무나 황토 등 자연재료로 집을 짓는 것을 상상하며 주로 주택의 재료 자체에만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외장 재료와 함께 고려해야할 것은 내장 재료이며 재료의 획득과 짓는 양식(mode of construction)도 무시될 수 없는 요소들일 것이다. 다시 말해 생태건축이란 생태적인 방법으로 생태재료를 획득하여 생태계의 파괴를 최소화하면서 생태적으로 짓는 집이어야 한다.


외국에서 통나무를 수입해서 지은 집을 생태주택이라 부를 수 있을까? 운송과정에서 화석연료가 많이 소비됐다면 환경오염을 수반하기 때문에 생태재료라고 부르기 힘들다.


그리고 생체에 유해한 물질은 내장 재료에서 주로 발생하기 때문에 외장만 생태재료를 쓰고 내장에 유해재료를 쓴다면 생태주택 모습을 한 유해주택이 될 것이다. 예를 들면, 벽을 황토로 짓고 내장을 벽지로 바르면 흙의 이점인 원적외선이나 통기성 및 냄새, 습기, 소리의 흡수성을 사라지게 하는 것이며 벽지나 접착제에 함유된 화학물질의 해를 입을 수 있다.


또한 비용도 생태주택에서 고려해야할 점 중의 하나다. 비용이 많이 들면 들수록 이미 그 비용에 자연파괴와 노동력을 전용한 정도가 반영돼있기 때문에 생태건축에서 멀어지게 된다. 다른 야생 동물들의 경우처럼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를 써서 집을 짓는 것이 이상적인 방식이며 생태주택이라 부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