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의 개혁안을 놓고 말들이 많다. 그러나 개혁안에 비판적인 자들은 자신의 시각이 개혁대상이라는 걸 모른다. 한마디로 지금껏 구태의연한 방식으로 개혁들을 외쳤기에 늘 개혁을 외쳐도 개혁이 안 되는 거였다. 정말 개혁을 하려는 사람의 개혁안은 문법이 다를 수밖에 없는 거다. 


안철수의 개혁안이나 발언들이 최선이라고 옹호하는 게 아니다. 하지만 정계의 신인으로서, 선거의 후발주자로서, 모든 핸디캡을 감안하면 안철수는 아직까지 희망적인 순항을 하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정말 중요한 난관은 앞에 기다리고 있다. 소속의 문제다. 아직까지는 시간이 있으니 무소속으로도 지지율이 유지됐었다. 하지만 단일화란 넘어야할 장애물이 앞에 놓여있는데 그 장애물을 어떻게 넘느냐가 남은 결승점까지의 완주에 중대한 영향을 끼칠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대선후보에 대해 지지의사를 드러낸 내 주변사람들의 동향을 보면 안철수에 고무적인 현상들이 일어나고 있다. 형은 2002년에 노무현을 찍었다가, 2007년에는 노무현을 욕하며 이명박을 찍었는데, 박근혜를 엄청 싫어하는 사람이다. 형은 친노 문재인 보다는 안철수를 찍을 게 확실하다. 친구 중에 교수가 하나 있는데, 그 친구는 과거에 이회창과 이명박을 찍었는데 이번에는 안철수를 지지한다. 캐나다에 사는 매형은 만년 한나라당 지지자답게 이번에도 박근혜 지지다.


내 주변의 통계로만 보면 이처럼 이명박 지지자 중 안철수 지지로 돌아선 사람들이 꽤나 있다. 그런데 그 지지자 중에는 안철수의 소속정당에 관계없이 지지할 사람(형의 경우처럼)도 있지만 안철수가 민주당에 입당하면 지지를 유보할 사람(친구의 경우)도 있다.


여기서 안철수의 딜레마가 나타난다. 무소속으로 갈 것이냐 민주당에 입당할 것이냐의 문제. 무소속을 유지하든 민주당에 입당하든 지지자의 손실은 있을 수밖에 없다. 무소속으로 나가면 조직의 지원을 못 받을 것이고, 민주당에 입당하면 안철수의 순수한 이미지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그래도 무소속보다는 민주당에 입당하는 게 유리할 것이다. 그런데 더 좋은 방법이 있다. 민주당에 입당 안 하고도 조직을 얻을 수 있는 방법말이다.


‘국민연합’ 같은 연합전선을 결성하는 것이다. 민주당도 포함하고 각계각층의 안철수 지지자들을 포함하는 정당보다 더 넓은 범위의 범야권 개혁전선이다. 이 시도는 개혁적 유명인사들과 민주당의 영향력 있는 인사들이 공동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한데, 이것이 성공하면 이번 대선에서 야권의 승리는 더 가까워진다. 그리고 단일화를 위한 볼성사나운 경선보다는 선거가 더 가까워지면 그때까지의 여론의 추세에서 확실히 뒤떨어지는 후보가 자발적으로 양보를 하는 방법이 훨씬 보기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