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문장은 정확히 무슨 뜻인지 파악하기 힘들다.

 

인간 행동이 세포의 신비로운 작용 때문이라고 봄으로써 진화론적 설명은 행동을 사회적 맥락으로부터 떼어 놓으며 인간 행위자(human agency)의 영향을 부인한다.

By attributing human behaviour to the occult operations of the cell, evolutionary explanations lift behaviour out of the social context, denying the influence of human agency.

(Dorothy Nelkin, Less Selfish than Sacred? Genes and the Religious Impulse in Evolutionary Psychology, Alas, Poor Darwin: Arguments Against Evolutionary Psychology, 20)

 

 

 

“인간 행동이 세포의 신비로운 작용 때문이라고 봄으로써(By attributing human behaviour to the occult operations of the cell)”가 무슨 의도로 쓴 구절인지 모르겠다.

 

진화 심리학자들이 “인간의 행동은 근육, 운동 신경, 뇌의 작용으로 이루어지며, 근육, 운동 신경, 뇌의 작용은 근육 세포와 신경 세포들의 상호작용으로 이루어진다”는 식으로 주장한다는 말일까? 진화 심리학자뿐 아니라 대다수 생리학자나 심리학자도 이렇게 생각하는 것 같다. 데카르트의 송과선을 끌어들이는 이원론자나 신이나 영혼을 끌어들이는 관념론자는 현대 과학계에서 거의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신비로운(occult)”이라는 단어는 왜 집어넣은 것일까? 세포론을 옹호하는 사람들이 세포의 작용이 물리 법칙이나 화학 법칙을 초월한 신비로운 힘에 움직인다고 보는 경우는 사실상 없어 보인다. 물론 아직 세포의 작용 중 과학자가 밝혀내지 못한 것이 많긴 하지만 “occult”라는 단어는 “아직 과학자들이 밝혀내지 못했다”라는 뜻으로 쓰이기에는 부적절한 단어다.

 

 

 

진화 심리학자들이 변하지 않는 인간 본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맞다. 자연 선택에 의해 설계되었으며, 특정한 기능을 행하며, 수천 년의 인간 역사 동안 사실상 변하지 않았던 심리 기제들이 있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인간 행동이 사회적 맥락(사회화, 문화, 다른 사람의 행동 등)에 의해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진화 심리학자는 없다. 심리 기제가 작동하려면 보통 입력 값이 필요하다. 그리고 당연히 입력 값에 따라 심리 기제의 출력 값은 다르기 마련이다. 이 때 환경으로부터 오는 온갖 정보들이 심리 기제에 입력될 수 있다. 따라서 심리 기제가 선천적 인간 본성이며 수천 년 동안 변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인간 행동은 환경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이덕하

2012-1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