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침에 일어나서 집을 나설 때... 얼굴이나 팔에 거미줄이 걸릴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 저 거미가 이만한 줄을 짜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단백질을 배출했을까? 자기 집을 짓기 위해 지금까지 고생해서 한 노력이 다 허사로 돌아간 건 고사하고 앞으로 다시 집을 지을 만한 재료가 몸 속에 남아 있기는 할까? 다시 하면 이번엔 사람이 없는 장소를 찾을 수 있을까? 아무리 마음이 아파도 내일 아침 문앞에 또 줄이 처져 있으면 나로서는 뜯어낼 수 밖에 다른 방법이 없다.

 

2. 전에 이오덕씨가 쓴 소름끼치면서도 현실감 있는 글... '어떤 사람이 재미있는 구경을 보여준다면서 딱정벌레의 한쪽 날개를 뜯어내고 바닥에 내려놓았다. 요란한 소리를 내며 팽이처럼 뱅글뱅글 돌아가는 벌레를 보며 천진하게 웃어대는 그의 한쪽 손에는 여러 마리의 다른 딱정벌레가 들어있는 봉투가 들려 있었다.' 이 글이 사람의 어떤 지점을 자극하는 이유는 뭘까? 자신에게 전혀 해를 안 끼친 생물(예를 들어 모기라면 아무리 잔인하게 죽여도 눈 하나 까딱하지 않을 거다.)을 그냥 재미로(먹기 위한 거라거나 기타 경제적인 이득을 위해서라면 문제가 없거나 덜하겠지) 고통을 준다(그냥 죽이는 것도 아니고)는 점일 게다. 그런데 또 하나 생각할 점은 생물의 크기다. 딱정벌레는 곤충류 중에선 크기가 제법 되는 편이다. 조지 오웰의 '코끼리 죽이기'에서도 나왔듯이 덩치가 큰 동물을 죽이는 것은 뭔가 더 꺼림칙한 느낌이 드는 게 사실이다. 죽어가는 세포의 수가 다르기 때문일까? 하긴 반지의 제왕에서 레골라스가 올리파운트를 죽일 때도 뭔가 찜찜한 느낌이 들기는 했다.

 

3. 옛날부터 '병원 24시'류를 싫어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다른 사람이 고통받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기 때문에... 물론 내가 안 본다 해서 세상에 고통이 없어지지 않는다는 걸 모르는 바 아니다. 그러나 솔직히 말하자면 이런 걸 좋아하는 사람들은 도대체 무엇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괴로워하는 것을 보면서 즐기는 건지 이해가 안된다. (뭐 비난하는 게 아니라 그냥 궁금하다는 이야기다.) 어차피 세상엔 좋은 일보다 나쁜 일이 더 많고 고통은 - 자신에게건 타인에게건 - 아무리 피하려 해도 결국 마주칠 수 밖에 없는 일 아닌가? 굳이 일부러 찾아보려 할 필요까지야...

4. 내가 조선일보나 조갑제 등의 글을 즐겨 읽는 이유... 한겨레나 좌파, 노사모(물론 이들의 입장은 각각 다르지만)의 글만 보다보면 지금 세상은 새누리당 기득권 세력의 음모에 따라 그들의 이익을 위해서만 돌아간다. 만약에 그렇다면 사는게 너무 억울하다. (사실 왜 내가 그래야 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_-) 그런데 조갑제 등의 글을 읽다 보면 이명박이나 현 정권이 이렇게 하는 것에 충분한 이유가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우리나라의 좌파세력도 내가 걱정해줘야 할만큼 미약한 세력은 아닌 것 같이 느껴진다. 하기야 흔히 말하듯이 진실이야 그 중간 어디쯤에 있겠지만.

5. 주사파가 대학생들을 포섭할 때 처음엔 정치 이야기는 전혀 안 하고 친절하게 일상생활을 도와주고 자문해 주며 인간적인 신뢰를 쌓은 후에 학습이나 활동에 참여시키는데 이게 첨부터 논리나 말빨로 밀고 나가는 PD 등 다른 계열에 비해 상당히 효과적이었다고 하더군. 지금 내가 여기에 넘어간 느낌이다. 이곳에 정착할 때 도움을 많이 준 분이 정치적으로 상당히 우파 세력이라 요즘 박근혜 찍으라고 열심히 세뇌교육을 받고 있는데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