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년도 더 전에 제가 에로비디오 업계 사람들과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정확하게는 프로젝트의 일환이었는데요. 구체적으론 밝힐 순 없습니다. - -;;;


그때 들은 재밌는 이야기들이 꽤 많았는데...아, 제가 재밌다는 건 바로 사람 사는 측면에서 이야기구요, 님들이 기대하는 그런 섹시한 이야기라면...글쎄요.ㅎㅎ


제가 얻은 가장 큰 결론이라면 그건 '사람 사는 곳 어디나 똑같다'입니다. 이건 정말 그렇습니다. 


가령 일부 남자들이 갖고 있는 판타지가 있죠. 에로 연기는 참 흥분될거야. 이게 그렇지 않습니다. 이건 촬영 장면을 상상해보시면 됩니다. 남자든, 여자든 옷 다 벗고 남들 다 보는 앞에서 해야죠.(진짜 하는건 절대로 아닙니다. 이건 뒤에 설명) 여러분 같으면 흥분될 것 같습니까, 아니면 곤혹스러울 것 같습니까? 직업으로 하다보니 곤혹스러움이야 탈피한다지만 그렇다고 특별히 흥분하지도 않거니와 즐긴다는 건 더욱 거리가 멉니다. 오히려 그들의 머릿 속에 있는 생각은 이런 거죠. '제대로 잘해서 빨리 끝내고 쉬자.' 


그 다음 그들도 다른 직업인처럼 직업병에 시달립니다. 대표적으로 보는 사람들의 눈을 혹하게 하기 위해 온갖 희귀한 체위들을 선보이는데요. 이게 보는 사람 눈은 휘둥그레하겠지만 하는 사람 입장에선 '노동'입니다. 그러다보니 온갖 관절염과 신경통에 시달리죠. 그래서 어떤 배우들은 헬스를 열심히 하죠. 그렇지만 솔직히 말씀드려 자기 관리하는 경우가 드뭅니다.


왜? 


이게 불안정한 직업이거든요. 상당수, 아니 대부분의 종사자들이 '돈' 때문에 합니다. 그래서 최대한 빨리 벌고 뜨자란 생각이 많죠. 남자 배우들의 경우 호기심으로 시작하는 경우도 있지만 실상을 알고 100이면 100 떠납니다. 여배우들의 경우 연예계 진출의 꿈을 이루기 위해 임시방편으로 시작했다가 눌러 앉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만...어쨌든 본질은 돈입니다. 연예계 진출이 뜻대로 안되니 생활고에 잠깐 하자고 시작했든, 순수하게 돈 때문이든 어쨌든 남아있는 궁극적 이유는 다른 일보다는 괜찮은 수입 덕택이죠. 90년대 후반 아이엠에프가 오기전 에로 배우들 수입은 정말 괜찮았습니다. 다만 남녀 배우별로 차이가 큰데...남자 배우들은 여배우의 1/4 정도로 생각하면 됩니다. ㅎㅎ


너무나 당연히 원래 연예계 진출을 꿈꿨던 배우들은 이른바 메이저 쪽에 출연하고 싶어합니다만...벽이 두텁습니다. 거의 바늘구멍, 아니 불가능합니다. 제가 알기로 거의 없습니다. 오히려 그 욕망을 이용당하거나 하는 경우가 많아서 메이저 쪽에 대한 불신도 많습니다. 뭐 쉽게 말해 자기들이 접해본 메이저들, 여기 업계보다 도덕적으로 나을 것 하나 없더라는 거죠. 여가부에 걸릴 까봐 구체적인 이야기는 하기 그렇습니다만...ㅎㅎ


에로 업게 내부 문화는 어떤가? 여러분이 흔히 아는 마이너한 분야를 생각하시면 됩니다. 좋은 인간, 나쁜 인간 섞여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하위문화의 특성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대체로 불우한 처지의 사람들이 많고 그러다보니 정이 끈끈하기도 하지만 등쳐먹는 인간도 많고... 온갖 우여곡절을 겪으며 살다보니 그걸 이겨낸 사람은 정말 좋고 안 그런 사람은 안 그렇고. 외부에 대한 피해의식이나 불신도 많고 그렇습니다. 제가 만난 어느 여배우는 당시 조명기사와 동거 중이었죠. 고생을 많이 해서인지 뭐랄까 인간적으로 성숙하고 삶에 대한 어떤 달관 같은 것도 보이더군요. 성적으로 문란할 거라는 선입견들이 많은데, 그런 사람은 그렇고 안 그런 사람은 안 그렇습니다. 전체적으로는...모르겠습니다. - -;;;


아참, 상당히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는 것, 진짜 하냐. 이거 안합니다. 해야할 필요도 하나 없구요. 당시 에로 비디오는 합법입니다. 검열 통화해야 하는데 진짜로 했다간 돈만 왕창 깨지지, 실익이 하나도 없습니다. 심지어 노출되지 않아야할 부위도 많아서 그거 가리느라 고생합니다. 이건 여러분이 제작 상황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에로비디오는 철저히 저예산입니다. 짧은 시간에 많은 분량을 만들어야 하거든요. 괜히 검열에 저항한다, 예술성 추구한다 이런 거 했다가는 풍비박살납니다. (검열기준에 맞춰진) 정해진 시나리오와 촬영 대로 일사천리로 진행됩니다. 그래야 돈을 남깁니다.


그 와중에도 팬덤을 형성했던 에로 비디오 감독들도 나왔죠. 이름은 기억나지 않는데 어떤 감독은 에로 업계의 강우석이라 불렸고 또 자신만의 독특한 스타일을 선보였던 어떤 감독은 에로 비디오의 왕가위라 칭송받기도 했습니다. 후자의 감독은 운좋게도 메이저 업계 데뷔도 했습니다.


이 에로 비디오가 어떻게 위기를 맞았냐. 사회 전체적으로 성도덕 수준이 올라갔다거나 그런거와는 전혀 무관합니다. 다 아시겠지만 그건 바로 '인터넷'.


한마디로 표현 수위에서 인터넷에 범람하고 있는 에로물의 상대가 안됐죠. 여기엔 정부 당국의 강한 검열도 작용했습니다. 검열 기준 맞추다보니 도저히 경쟁력을 갖출 수 없었던 겁니다. 아주 일부에서 어차피 인터넷에서 볼 거 다보는 상황에서 차라리 세미 포르노 수준까지 허용하여 업계도 살리고 센 포르노 범람에 대응하자 주장했지만 한마디로 '뭔 소리? 지금 성도덕 문란을 조장하자는 건가?'에 묻혀버렸습니다. 그리하여 21세기 들어와 한국 에로 비디오 업계는 거의 멸종 단계에 접어듭니다.


아무튼 당시 에로 배우들 만나며 이런저런 생각할 거리가 있었는데...제가 포르노나 성매매 합법화를 주장하게된 가장 큰 계기이기도 합니다. 또 성문화에 대해 개방적인 태도를 취하는게 오히려 성을 건전하게 한다는 생각도 갖게 됐죠. 대표적으로 그런게 있습니다. 당시 꽤 유명한 에로 배우도 만나봤는데요, 자세히 보면 자기 관리안한 티가 많이 납니다. 사회적 편견 혹은 업계 부조리 탓에 이런저런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니 술을 애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일본 에로배우들은 자기 관리를 한 티가 나죠. 제가 보기에 일본 에로 배우들은 한국보다 더 나은 대우를 받으니 그런게 아닐까란 생각을 해봅니다. 얼마전 뉴스보니 일본의 유명 스포츠 스타가 포르노 스타와 연애한다고해서 또 이런 저런 생각도 해봅니다만...솔직히 말해 저도 제 자식이 프르노는 그만두고 에로 배우와 결혼, 아니 연애한다고 해도 담담할 자신이 별로 없긴 합니다.


이상 여가부의 최근 조치에 대해 글쓰다 생각난 에로 업계와의 추억담입니다. 아참, 혹시 아는 에로 배우를 길거리에서 마주치걸랑 못본척하고 지나가시길. 알아주면 반갑긴 한데 돌아서니 슬프더라란 어느 여배우의 말이 아직도 귀에 남아있어서. 혹시라도 술집에서 다른 테이블에 앉아있다면 옆 사람에게도 말씀 안하시는게 좋습니다. 그런 곳에서 이런 저런 시비 붙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ps - 크로스 카운터를 궁금하시는 분들이 많을 텐데 이런 겁니다. 짖궂게 침바르거나 카메라에 안나오는 부위를 터치하는 남자 배우들이 있죠. 여배우들 사이에 그런 남자 배우 리스트가 돕니다. 그러면 어떻게 대응하냐, 침 바르는 곳에 물 파스를 잔뜩 발라둡니다. 그리고 터치하는 곳, 그 부위는 대체로 공사라 부르는 작업을 해두는데요. 쉽게 말해 천으로 가립니다. 그 천에다가 몰래 압정을 꽂아 둡니다. 그 결과는 여러분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