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노빠와 닝구~

제목을 그냥 생각나는데로 노빠와 닝구라고 썼다. 특별한 뜻은 없고, 그냥 이 제목을 읽을 때, 개콘의 "아빠와 아들" 코너 인트로 처럼 귀엽게 읽으면 재밌겠다는 생각을 해 봤다.

자칭, 타칭 닝구로 자리 매김한지가 7,8년 되지 싶다. 닝구~라는 레이블을 내 이마에 붙히고 댕기겠노라고 호기롭게 외쳤던 때가 아마도 노무현이 특검 받아 주면서 실실 쪼개는 웃음을 뉴스를 통해 보여 줄 그 당시 였을까? 아니면 그 뒤 였을까? 이젠 기억도 가물가물 하지만, 그 후로 쭈욱 나는 지금까지 '닝구'로 살고 있다. 자랑스럽게~

닝구도 다 똑같은 닝구가 아니다. 날 같은 아무 생각없는 닝구가 있는가 하면, 탈레반 닝구도 있고, 리버럴 닝구도 있고, 보수적 닝구도 있다. 그래서 예전에 추미애를 지지한다는 내용, 아니 꼭 지지한다는 내용이 아니라 추미애의 진정성을 이해한다는 정도의 글을 남프에 올렸다가 원리주의 닝구들한테 다구리?를 당한 적도 있다. 무슨 얘긴가 하면, 닝구의 개념은 노빠에 대한 대립적 개념으로 탄생한 것이지 무슨 자랑스런 '이념'이나 '주의주장'으로 무장한 개념이 아니라는 얘기다.

이제 닝구 생활 보태서 어언 10여년, 왠만한 닝구들은 그냥 스치듯 겉 옷만 봐도 빨간 닝구인지, 파란 닝구인지, 찢어진 닝구인지 척 아는 수준에 올라왔다고 본다. 믿거나 말거나.

2. 초컬릿 상자

영화 포레스트 검프에서 검프가 한 유명한 대사가 있다. 

"Life is like a box of chocolates. You never know what you gonna get."

나는 이 대사를 들으면서, 그래봤자 니가 선택할 수 있는 건 초컬릿 뿐이다 라는 생각을 했다. 삶은 검프의 바램처럼 여러 종류의 달콤함만 있는게 아니라는게 내 생각이기 때문이다.

안철수의 EMBA 논란?을 보면서 나는 초컬릿 상자가 떠 올랐다. 똑같은 아름다운 포장 상자를 가지고 있더라도 그 내용물이 다르면 '다른 것'이라는 사실을 한국사람들은 종종 잊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오히려 포장물만 같아 보이게 만들려고 기를 쓰고는 있는게 아닌지...

지금은 잘 모르겠지만, 내가 한국에 있던 시절에만 하더라도 '조려대' '원세대' 농담을 하고는 했었다. 당시에는 서울에 있는 것과 똑같은 학과가 지방 분교에 있었는데, 조치원 캠퍼스와 서울 캠퍼스의 차이가 무었인가?하고 학교에 묻는다면 과연 학교측에서는 어떤 답을 할 것인가?
이런 질문을 서울 캠퍼스 학생에게 한다면 과연 서울 캠퍼스 학생들은 여기에 맞대서 핏대 세우면서 어떻게 고려대와 조려대가 같을 수 있냐는 주장'을 펼칠 것인가? 아니면 그냥 '웃고' 넘길 것인가?

이 문제에 대한 정답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 바로 '조려대'를 다니는 학생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EMBA를 MBA로 표기하는 문제가 어떤 것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안철수가 그 표기를 바꿔치고 그것을 같은 것이라고 조악하게 우기는 주장에서 나는 안철수의 '치사스러움'을 보았고 거기에 연민을 느끼는 것이다.

EMBA에서 공부하는 학생들과 MBA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의 '품질'이 다르다는 것을 인정못한다는 것은, 그래서 둘이 다르지 않다고 믿고 있다는 것은, 어찌보면 '상자' 또는 '껍데기'에 집착하는 대한민국의 슬픈 현실의 다른 모습 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한가지 더, 안철수가 EMBA 시작한 이유는 그가 비지니스 오너로서 경력을 쌓기 위함이 아니었다. 그는 대주주 였지만 비지니스 운영에는 손을 때고 '학자'로 돌아가고자 했고 실제로도 그랬다. 그는 언론에다 모든 부를 '초연'하게 집어 던지고 홀연히 유학길에 오른 사람으로 자기를 포장했었고 그런 포장에는 1억 오천을 내고 주말에만 호텔에서 '공부'하는  EMBA는 어울리지 않았기 때문에 자신의 경력에 "E"를 삭재한 것이라고 나는 짐작하고 있다. 평생을 '갑'으로만 살아 온 인생에서 어쩌면 이런 정도의 행위는 그저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치부할 수 있겠지만, 그의 이러한 기본적인 교육에 대한 사고방식이 대한민국의 미래 교육의 최고 결정권자의 위치에 오를 사람의 것이라 생각하면 아찔해 진다. 나만 그런건가?

3. 전투방위

6개월 전투방위에 대한 언급이 있었는데, 오해가 있었다. 대한민국의 모든 전투방위 여러분께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하지만 6개월 전투방위 출신들 스스로도 잘 안다. 아무리 똑 같은 훈련을 받았어도 6개월 전투방위와 3년 현역병은 같지 않다는 사실을. 물론, 전투력같은 외적인 것만 비교한다면 6개월 전투방위들이 훨씬 우세할 수도 있다.
하지만, 군대는 '내무생활'이라는게 내 지론이고 보면, 둘이 같다라는 주장에는 동의 할 수가 없다.

그러므로 나는 머리박으라는 벌칙을 점잖게 사양하는 바이다. 물론 기회가 된다면 벌주를 낼 수는 있겠다.

4. 다시 추미애

나는 박근혜를 지지하는 흔치 않은? 닝구다. 문재인보다는 안철수가 백배 쯤은 낫고 안철수보다는 박근혜가 또 열배쯤은 낫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추미애에 대한 아쉬움은 여전하다.

내가 아는 추미애는 '노빠'의 삶을 살지 않았다. 노빠들 처럼, 지 새끼들은 해외에 외국인 학교에 보내면서 대한민국 교육에 문제 있다고 침 튀기지 않았고, 노빠들 처럼 청담동에서 머리만지면서 대한민국의 패미니즘을 논하지 않았다. 

추미애는 날 같은 사람처럼 꿋꿋이 '닝구'의 삶을 살았다고 믿는다. 경상도의 딸이 아닌 전라도의 어머니로서, 치창할 줄 모르고, 또 무릎이 까지는 삼보일배로 마다 하지 않았다. 쇼를 해도 강기갑처럼 이틀간의 건강단식하는 짓거리는 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대통령의 딸과 세탁소집 딸이라는 출신 성분자체가 그 둘의 차이를 극명하게 설명한다. 이름에서 조차 '미애'와 '근혜'는 전혀 상반된 느낌을 주지 않는가? 박영선인가 처럼 자식새끼들은 외국인 학교 보내놓고서 대한민국의 미래는 혼자 짊어진 것처럼 쇼를 하는 '노빠류' (박영선이 노빠라는 얘기는 아니다.)의 인간들보다 우리 누이같이 평범한 추미애를 날 같은 닝구들이 제대로 이해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과연 올까?


스틸고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