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안철수는 대통령후보로서 향후 정책방향을 제시하는 정책비전을 발표했습니다.

하나마나한 원론적인 이야기로 아무리 총론이라지만 구체성이 떨어져 현실에서 어떻게 추진해 나갈지 의문이 들더군요. 그리고 현재 여야가 협의중이거나 각자 추진중인 정책과 중첩되거나 박근혜와 문재인이 내세우는 정책(공약)과 유사한 것이 대부분이더군요. 물론 새로운 것을 기대하진 않았으나 무언가 안철수식의 결정적인 한 방이 있을 줄 알았는데 그것이 보이지 않더군요. 한마디로 저 정도의 정책비전이면 저라도 반나절이면 다듬어 발표할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안철수측이 발표한 정책 중에 그래도 눈길을 끈 것은 청와대 이전을 국민의 여론을 수렴하여 추진하겠다는 것과 원전의 폐기와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확대하겠다는 에너지정책이었습니다.

청와대 이전 계획에 대해서는 지금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어 당사자(안철수)가 여론을 수렴한다고 했으니 조만간 폐기할 것 같고, 여기서는 에너지 정책에 대해서만 평가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일전에도 제가 원전폐기와 신재생에너지에 대해 글을 올렸고 안철수가 원전 폐기를 정책으로 들고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만, 한마디로 말하면 안철수의 에너지 정책은 나라 말아먹을 깊이 생각하지 않은 포퓰리즘적 정책입니다.

먼저 안철수측이 발표한  에너지 정책을 그대로 옮겨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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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정책을 공급 위주에서 수요관리 중심으로 전환하고 왜곡된 전기요금체계를 개선한다는 공약이 나왔다.

또 △원전 대체수단을 면밀히 검토한 후 전력공급의 안정성을 해치지 않고 원전을 단계적으로 줄일 수 있는 국가 청사진을 마련하겠다면서 △전체 에너지 공급에서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을 2030년까지 20% 이상(발전비중 30%)이 될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하겠다는 약속도 제시됐다.

안 후보 측은 특히 탈원전 전망과 관련해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 새로운 원전 건설을 중단하고, 노후 원전의 수명을 연장하지 않겠다"며 "가동 중인 원전의 안전성과 경제성을 엄격하게 평가해 국민들께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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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프레시안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40121007133518&Section=01


안철수는 원전건설을 중단하고 노후 원전의 수명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했음으로 현재 기존 수명을 넘긴 고리와 월성 원전은 안철수가 대통령에 취임한다면 바로 가동 중단할 것이고, 현재의 원전 건설 계획도 백지화할 것입니다. 또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로 발전 비중 30%를 충당하겠다고 합니다.

그런데 원전을 폐기하고 원전 건설을 하지 않으면 그 자리를 당장 무엇으로 메꿀까요? 신재생에너지로? 현재 발전량의 31~32%를 원전이 담당하고 있습니다. 안철수 말대로라면 원전의 비중만큼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하겠다는 것인데 2030년까지 태양광, 풍력, 조력, 바이오매스 연료로 발전하여 발전량의 30%를 대체할 수 있는지 자세히 따져 보았는지 궁금합니다.

안철수 캠프의 에너지정책을 추진했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원전폐기는 화석연료 사용 증가로 이어지는데 이에 대한 대책은?

신재생에너지의 개발 속도로 보아 원전을 폐기하면 그것을 당장 대체할 것은 LNG, 유연탄, B/C유 등의 화석연료를 이용한 화력발전이 될 것입니다. 일본이 원전 가동을 중단하자 화석연료 수입이 급격히 늘어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한 것을 우리도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화력발전소를 더 건설해야 하고, 연료 수입도 천문학적으로 늘려야 하겠지요. LNG, 석유는 한 톨도 나오지 않고, 유연탄도 절대량을 해외에서 수입하는 우리의 에너지 환경에서 이 많은 비용을 감당하는 것이 가능할까요? 이것보다 더 심각한 것은 화석연료의 사용으로 Co2 배출이 급격히 증가하게 되어 지구 온난화 방지에 역행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2. 전체 전력 수요 30%를 감당할 만큼의 신재생에너지(태양광, 풍력) 발전이 가능한가

1Mw의 태양광을 발전하려면 모듈(판넬)을 설치하기 위한 면적이 1만평이 필요하다고 알려져 있고 2010년 발전량(425,412Gwh)의 10%를 태양광으로 하려면 우리나라 전체 면적(10만 210km2)의 0.64%의 면적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이는 서울시 면적과 비슷합니다. 2010년에 원자력이 전체 전력의 31% 정도를 담당하였으니, 2030년에 태양광이 이에 버금가는 전력량을 생산한다면 이 때에는 우리나라 전체 면적의 약 2%를 태양광 전지판(모듈, 판넬)으로 뒤덮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이게 현실성이 있는 이야기인가요?

풍력도 마찬가지입니다. 전체 발전의 10%만 풍력이 담당하더라도 저 정도를 풍력으로 발전하려면 온 산과 온 바다에 풍력 발전기를 설치해야 하겠지요. 아마 2030년이면 우리나라의 산과 들, 그리고 바다, 도심이 모두 태양 전지판과 풍력 발전기로 뒤덮고 말 것입니다.

3. 더욱 큰 문제는 전력공급의 안정성입니다.

태양광과 풍력은 기상 변화에 따라 발전량 변화가 심하여 전력 공급의 안정성이 매우 불안합니다. 태양광은 비가 오거나 구름이 낄 경우 발전량이 현격하게 떨어지지요. 장마기간에 내리 3일 정도 비가 오거나 구름이 낄 경우 태양광 발전설비 만큼의 전력이 생산이 되지 않습니다. 거의 발전량이 제로에 가깝게 되지요. 그리고 밤에는 햇빛 자체가 없어 발전을 할 수 없구요. 이럴 경우 Black out은 불문가지이고 우리나라는 대 혼란에 빠지게 됩니다. 장마철 뿐 아니라 평일에도 조금만 구름이 끼어도 문제가 발생합니다. 풍력 역시 바람의 세기가 일정치 않기 때문에 기상 환경에 따라 발전량 변화가 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안철수 캠프는 공급 안정성이 없는 자연 에너지(태양광, 풍력 등)를 전체 발전량 전부에 가깝게 의존하게 해서 발생하는 안정성 불안문제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을 하고 있지 않습니다. 안철수 캠프나 원전 폐기론자들의 주장 어디에도 이에 대한 대책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제 생각으로는 자연 에너지에 의존하는 발전량을 전체 발전량의 10%를 넘기게 되면 공급불안성으로 인한 부작용이 발생할 것으로 보입니다. 스마트 그리드의 발전, 대용량 배터리(축전지)의 개발이 된다고 하더라도 자연에너지 발전의 공급 불안정성은 쉽게 해소되지 않으리라 전망됩니다.


4. 현재의 발전설비예비율을 감안할 때 급격한 원전 폐기 정책이 온당할까

지금 우리나라는 전력예비율이 떨어져 관심, 주의 단계까지 가고 있어 자칫 관리를 소홀히 하면 Black Out 상황까지 올 수 있습니다. 이렇게 전력예비율이 떨어져도 반강제적 수요 감축으로 밖에 대응할 수 없는 이유는 우리나라의 발전설비예비율이 바닥이기 때문입니다. 독일이 발전설비예비율이 96.4%인데 반해 우리나라는 4.8%에 불과합니다. 전력 수요가 갑자기 늘어나도 독일은 유휴발전설비를 가동해 대응하면 되지만, 우리나라는 발전설비예비율이 4.8%밖에 되지 않아 추가로 발전할 여력이 없기 때문에 하절기 수요 절정기에는 엄청난 고충을 겪게 되는 것이죠. 발전설비예비율을 독일 수준은 아니더라도 20% 정도까지 끌어올리려면 발전설비의 건설이 대규모로 필요합니다. 20% 발전설비예비율을 위한 추가 발전설비 건설을 자연에너지 발전설비로 한다는 것은 현재의 상황으로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더구나 현존의 원전 설비를 폐쇄하면서 전력 수요의 증가에 대응하고 발전설비예비율 상승시켜야 하는데 자연에너지 발전설비 확충만으로는 가능할 수가 없지요.

안철수 캠프의 시나리오대로 했다가는 매년, 사계절 항상 Black Out 상황을 맞을 것으로 보입니다. 


5. 지구온난화와 원전 중에 어느 쪽이 더 위험한가

앞에서도 살폈듯이 원전의 폐기는 화석연료의 사용 증가로 나타날 수밖에 없습니다. 원전 에너지의 공백을 신재생에너지가 당장 막아 줄 수 없으며, 향후 30년간에도 가능할 것 같지 않습니다. 신재생에너지(자연 에너지)의 발전은 공급 불안정성으로 인해 그 비중이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원전 발전을 줄이면 화석연료의 발전으로 대체하는 것은 불가피합니다.

1kw당 이산화탄소 발생량은 원자력이 22g, 화석연료가 600~700g, 자연에너지가 20~50g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현 상황에서 원전의 폐기는 화석연료 사용 증가를 가져오고 이산화탄소 배출을 늘려 지구온난화를 가속시키게 됩니다.

지구 온난화는 전지구적 문제이고 그 피해에서 누구도 피해갈 수 없습니다. 하지만 원전의 피해는 지역적으로 나타나지 전지구적 문제는 아닙니다. 만약 원전 사고가 나더라도 비용은 막대하게 들 수 있고 그 지역은 심각한 피해를 입게 되겠지만 다른 지역은 비교적 온전할 수 있습니다. 체르노빌, 스리마일,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충격이고 심각한 피해를 주긴 했지만 지구 온난화와 같이 전지구적 문제는 아니지요. 다소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원전을 이용해 지구온난화를 막을 것인가? 아니면 원전 위험을 막는 대신 지구 온난화를 감수할 것인가를 묻는다면 저는 전자를 선택하겠습니다. 물론 자연에너지가 원전을 대체할 정도의 수준까지 올라와 화석연료를 쓰지 않아도 된다면 당연히 저도 이를 택할 것이고 또 이를 위해 노력을 게을리 말아야 하겠지요.


6. 풍력, 조력, 태양광 발전이 온전히 친환경적일까요?

풍력 발전기 1대를 설치하는데 256m2(약 78평)의 면적이 필요하고, 경제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최소 수십 기를 동일 지역에 설치해야 합니다. 이를 설치하기 위해서는 대형 크레인의 진입로 개설이 필요하고 송전탑 및 관리동 등의 시설들도 들어서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산림의 훼손 및 생태계 파괴 등 환경 피해를 피할 수가 없습니다. 풍력 날개가 돌아가면서 내는 소음과 미세한 진동, 터빈이 발생하는 음파도 문제입니다. 이 진동과 음파는 인체에 불면증, 고혈압, 심장부정맥, 이명 현상 등의 부작용을 일으키기 때문입니다. 이런 문제 때문에 WHO는 풍력 설비를 주거지역에서 1.5km 이상 떨어진 곳에 설치할 것을 권고하고 있고, 풍력 발전기를 설치할 때는는 항상 민원과 소송이 발생하고 있지요. 그리고 풍력 발전기는 조류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주고 있습니다. 풍력발전기의 날개에 부딪혀 죽는 새들이 많아 희귀 철새류들이 떼죽음을 당한다고 환경단체들조차 풍력 발전을 반대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면 조력 발전은 어떨까요? 멀리 갈 것도 없이 시화호 조력발전소에 대한 환경단체의 입장만 들어봐도 조력 발전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알 수 있습니다. 조력 발전은 해양 생태계를 파괴하고 선박의 안전 운항도 방해하게 됩니다. 조력 발전은 환경단체도 반대하는 입장이니 더 이상 이야기하지 않겠습니다.

다음은 태양광 발전을 살펴 볼까요? 태양광 발전을 건물의 지붕이나 야외 주차장, 고속도로 노변 등 환경을 훼손하지 않는 곳에만 설치한다면 문제는 크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곳에만 태양광 발전을 하게 되면 그 발전량이 미미하게 됩니다. 안철수 캠프의 시나리오대로 태양광 발전으로 전력 수요의 30%를 충당하겠다고 하면 어떻게 될까요? 산과 바다에 태양광 발전설비를 마구잡이로 설치하게 되어 문제는 아주 심각해지지요. 전력 수요의 10%만 태양광이 감당한다 하더라도 서울시 면적 만큼이 태양광 모듈로 덮어야 합니다. 이 정도만 되어도 자연환경에 미치는 영향과 국민들의 생활에 주는 불편이 심각하겠지요.

태양광 발전을 하기까지 소요되는 에너지 혹은 이산화탄소 배출도 무시하지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태양광 모듈은 SiO2(규석 광산) - 폴리 실리콘 - 잉곳(Ingot) - 웨이퍼(Wafer) - 모듈(Module)의 과정을 거쳐 만들어집니다. 규석을 채굴하여 폴리 실리콘을 만드는데 에너지가 소요되고, 특히 잉곳을 Growing하는데는 전기로가 필요해 막대한 전력이 소모됩니다. 웨이퍼로 가공하고 모듈을 만드는데도 에너지가 필요하겠죠. 물론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하는데도 에너지가 들어가야 합니다. 태양광 발전설비의 수명이 20년 정도라면 태양광 발전설비에 들어가는 총 에너지와 그에 따른 이산화탄소의 배출은 원전에 비해 상당히 높으리라 추정됩니다.

위에서 살펴본대로 자연에너지를 이용한 발전이 온전히 친환경적이고 이산화탄소 배출이 미미하다고 볼 수 없음을 알 수 있지요.


7. 자연에너지는 윤리도덕적이며 에너지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는가

원전 폐기론자(탈핵론자)들의 원전 폐기를 주장하는 이유 중에 하나가 에너지 민주주의가 있더군요. 즉, 전력을 소비하는 지역(사람)에 발전도 함께 해야 한다는 수혜자 책임(부담)의 원칙이지요. 원전으로 전력을 얻어 소비하겠다면 다른 지역(가난한 지역)에 원전을 짓지 말고 자기 지역에 지어야 하며, 그 잠재된 위험을 타 지역으로 전가하지 말라는 것이죠. 그리고 발전(생산) 지역과 소비 지역의 거리 차로 인해 발생하는 송배전 손실과 피해도 강조합니다.

그런데 자연에너지로 발전을 하게 되면 이런 문제들이 해소되나요? 대량의 태양광 발전을 한다면 전력 소비지인 도심에 태양광 전지판을 까는게 나을까요? 아니면 태양광 효율이 높고 토지가격이 저렴한 지역에 설비를 놓는 것이 좋을까요? 지금 태양광발전을 대규모로 하는 지역이 어디입니까? 전력 소비가 가장 많은 수도권에 집중해야 한다고 원전 폐기론자들은 주장하고 있나요? 조력 발전을 한다면 동해나 남해에 조력발전소를 건설하는 것이 바람직할까요? 서해에 조력발전을 한다고 하더라도 지리적 여건을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수도권 인근에 해야 할까요? 풍력은 어떤가요? 수도권에 풍력발전기를 곳곳에 설치하는 것이 나을까요? 아니면 바람이 많고 풍력발전의 부작용이 적은 장소에 설치하는 것이 나을까요?

어차피 태양광, 조력, 풍력 등 자연에너지도 원전 입지 선정과 마찬가지로 경제성, 안전성 등을 고려하여 가장 최적지에 설비하는 것이 바람직하죠.

원전 폐기론자들은 에너지 민주주의 운운하면서 원전 폐기를 주장하지만 정작 자연에너지도 원전이 갖고 있는 이런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은 간과합니다.  


8. 전기요금 급등에 대한 대책은?

에너지원별 발전단가는 원자력이 39원/kw, 석유가 188원, LNG가 127원, 태양광이 567원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태양광이나 풍력의 효율이 개선되어 발전단가가 떨어진다 하더라도 자연 에너지(태양광, 태양열, 조력, 풍력)의 발전단가는 원전 발전단가보다 5~10배 비싼 형편이고 Grid Parity에 도달하는데도 아직 시간을 많이 필요로 합니다. 설사 Grid Parity에 도달한다고 하더라도 전기요금은 지금보다 3~5배가 올라가야 태양광 발전원가를 맞출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경제구조에서 이 정도의 전력요금을 지불하고 견딜 수 있는 산업이 얼마나 될까요? 전력요금 급등으로 물가가 상승하고 우리나라 상품의 국제경쟁력이 떨어질 경우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할 것인데 이에 대한 대책은 있습니까? 그리고 국민들이 저런 요금을 지불을 수용할 수 있을까요? 안철수 캠프는 국민들이 저항할 때 어떤 대국민 설득 방법이 있는지요?


9. 전력요금체계에 대한 오해

안철수는 왜곡된 전력요금체계도 개선하겠다고 합니다. 산업용 전력요금이 가정용보다 상대적으로 싸고 또 가정용은 누진제를 적용하는 것을 두고 이를 개선하겠다고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현행요금체계는 다소 문제가 있긴 하지만, 근본적인 체계는 잘못된 것이 없다고 저는 봅니다. 자칫 요금체계를 잘못 건드리면 개악이 될 확률이 높습니다.

2011년 기준 전력요금 수준을 보면, 가정용이 120.84원/kwh, 산업용이 81.88원/kwh이고 평균은 90.03원/kwh입니다. 평균을 100으로 놓았을 때, 가정용이 134.2, 산업용이 90.9가 됩니다. 이를 두고 시민단체 등에서 산업용 전력을 가정용보다 현저히 싸게 공급해 기업에 특혜를 준다고 비난하지만, 이는 전력산업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데 기인한 오해입니다. 발전설비는 수요가 많으면 가동하고, 없으면 가동을 중단할 수 있는 시설이 아닙니다. 원전이나 화력발전소는 한번 가동하면 계속 가동해야지 전력 수요가 많은 낮에는 가동하고 전력 수요가 적은 밤에는 가동을 멈출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한전 입장에서는 전력 수요가 최대치인 낮의 peak 전력에 맞춰 발전설비를 가동하고, 밤에는 가동을 중단할 수 있는 수력발전을 제외하고는 낮에 가동하던 발전설비를 그대로 운전하게 됩니다. 따라서 야간 전력은 공급 과잉이 되어 전력예비율이 급격하게 올라가게 되지요. 한마디로 전력 생산은 하지만 야간 수요 전력 외의 나머지는 버리게 되는 꼴이죠. 이런 상황에서 한전은 야간에 전력요금을 대폭 깍아주어 야간 수요를 늘려 조금이라도 돈을 받을 수 있으면 이익이 됩니다. 그래서 한전은 야간과 공휴일, 토,일요일의 산업용 전력요금을 할인해 주게 되는 것이죠. 산업용 주간 전력단가는 가정용의 주간 전력단가와 비슷하고, 야간과 공,토,일요일 요금은 저렴해서 평균을 하게 되면 산업용은 가정용보다 전력단가가 상대적으로 싸게 되는 것이죠.

만약 한전이 야간에도 전력요금을 주간과 똑같이 받게 된다면 기업은 야간이나 공,토,일요일에 기계를 가동하는 대신, 평일의 주간만 운전하는 쪽으로 선회하게 되고, 이는 주간 peak 전력을 더 높게 만들어 발전설비를 증설하게 하는 요인이 되어 결과적으로 가정용과 산업용 모두 전력요금 상승을 가져오게 만듭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야간이나 공,토,일요일 근로를 하는 경우 1.5~2배의 임금을 지급해야 하고 각종 운영비 상승이 있어 야간 운전을 기피하게 되겠지요. 어느 쪽이 합리적인 전력요금 체계라 생각하세요? 산업용 전력이 그래도 터무니 없이 싸다고 생각하십니까?

요금체계에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한다면 가정용도 야간 사용분에 대해서는 단가를 할인해 주고 누진제에서 제외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가정용을 주간, 야간으로 구분해서 관리할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10. 전력산업체계 전반의 재정비 필요

전력요금을 얼마 올리지 않을 방법이 있습니다. 전력요금체계가 문제가 아니라 전력산업 전체의 시스템의 재정비에서 찾아야 한다고 봅니다. 지금은 발전(민간 발전회사 및 한전 발전 자회사) , 송배전(한전), 전력수급통제(전력거래소), 판매(한전)가 각각 분리, 독립하여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를 예전같이 일원화하는 방향으로 하되 보다 개선되고 종합적 운영관리가 되도록 전력산업 전반의 시스템을 변화가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스마트 그리드도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고 합리적 전력수급 계획도 가능하며, 불필요한 투자도 줄일 수 있습니다.

2010년 한전의 경상이익(세전순이익)은 3,696억, 발전 자회사는 2조3978억, 민간 발전회사는 4,241억의 흑자를 내었고, 2011년에는 한전이 2조4731억의 적자를 낸 반면, 발전 자회사는 1조 4248억의 흑자, 민간 발전회사는 6006억의 흑자를 내었지요. 전체 전력산업 측면에서 본다면 2011년에도 그렇게 많은 적자를 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납니다.

한전은 작년말에 약 6%, 올해 8월에 5%의 전력단가를 인상한 것을 감안하면, 2012년에는 적자가 전체적으로 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전의 2011년 매출이 43조5323억인 것을 감안 할때, 작년말부터 올해까지 11%의 전력단가 인상이 있었으니 올해 매출이 3조 이상은 늘어날 것이고, 이는 고소란히 수익으로 연결될 것입니다. 이 정도면 전력산업 전체의 수익(경상이익)은 흑자로 충분히 돌아설 수 있습니다. 내년에는 2011년보다 한전이 적어도 5조 이상의 매출 증가-> 수익 증가가 일어날 것으로 보여 한전만 보더라도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참고로 전력요금(2010년 기준)을 다른 선진국과 비교해 보겠습니다.

한국이 86.80원/kwh(지수 100), 일본 222.14원(256), 미국 112.87원(130), 영국 163.82원(189)로 우리나라가 대단히 낮은 수준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우리나라가 발전단가가 싼 원전 비중이 높은 것과  전력산업이 선진화되었기 때문입니다. 만약 원전을 폐기하고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급격히 늘릴 때 전력요금이 얼마나 오를지 생각해 보시고, 국가 경쟁력과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우리가 감내해 낼 수 있을지 상상해 보세요.


저는 원전 폐기를 근본적으로 반대하는 것이 아닙니다. 현실적이고 실제적인 대안만 있다면 원전 폐기를 환영할 것입니다.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하고, 전력 소비를 줄이는데 온 국민이 동참해야 하며, 합리적 에너지 관리를 위한 스마트 그리드에도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것에 어느 국민이 반대하겠습니까?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안타깝게도 자연에너지의 이용수준은 우리 기대를 따라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재의 수준에서는 안철수 캠프의 시나리오처럼 원전 폐기를 했다가는 더 큰 재앙을 부를 수 있다고 봅니다. 자연에너지의 발전 수준에 맞추고, 우리나라의 에너지 환경도 고려하여 에너지 정책을 수립하여야지 듣기 좋은  친환경이나 에너지 민주주의를 내세워 현실과 괴리된 주장을 하는 것은 자제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