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앎과 이해, 그 머나먼 차이

주제: 대한민국 깊이 생각해 보기 - 무개념의 대한민국 


 

내가 아직도 이해는 할 수 있지만 알지 못하는 것이 산고(産苦)이다. 남자이기 때문이다. (안다는 말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사유거리가 되고, 논쟁이 있을 줄 알지만 여기서는 내 나름대로 규정하여 이야기를 이어나가고 싶다.)

 

산고가 어떨 것이라고 미루어 추측은 할 수 있지만, 나는 실제 어느 정도의 고통인지를 알지 못 한다. 여자들이 애 낳는 고통이 살이 찢어지고 하늘이 꺼지는 느낌 이 또한 추측이다 - 이라고 해도 나는 여전히 미루어 짐작만 할 뿐이다. 많이 아프고 고통스러웠을 것이라고 머리로 대~충 이해는 해도 정확히 어떤 것인지 알지 못한다.

 

이럴 때 나는 과연 여자들의 산고를 제대로 안다고 할 수 있을까. 아니다. 모든 것이 직접 경험 해보지 않는 한 그저 말뿐인 앎이 되고 만다. 그래서 아내와 아이를 하나 더 두자는 대화를 할 때, 아내가 애 낳는 고통을 몰라서 그렇게 쉽게 얘기한다고 해도 남편들은 쉽게 수긍할 부모님의 강권에 의해 하나를 더 낳으려고 할 경우 - 수 없을 것이다. 여기에서는 제대로 대화가 될 수가 없다. 왜냐하면 아내는 체험을 기준으로 말하고 남자는 관념적으로 이해를 한 것을 토대로 이야기 하기 때문이다. 만약, 사태가 중대하다면 절대 매끄러운 대화가 이어질 수 없다.

 

오늘, 오마담님과 음방에서 채팅을 하면서 이성과 감성의 만남이 이루어져야 최대한의 인간성이 발현될 수 있다는 논지의 짧은 이야기를 나눴다. 아니 일방적으로 이야기를 했다.^^ 이 이야기는 깊이 들어가면, 과학적으로 살펴보면 좌뇌, 우뇌의 활용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 좌뇌가 철저하게 따지고 분석하고 사유하는 뇌라면, 우뇌는 오감으로 느끼는 뇌라는 것이다. 보통 서양 사람들이 좌뇌가 발달되었다면, 동양적인 우리나라 사람들은 우뇌가 발달되었을 것이다 (과학적인 연구 결과가 없어 추론을 하는 것이다.). 사실 그런 면은 많은 곳에서 발견된다.

 

한국인들이 미국에 가서 살면 어떻게 될까. 처음에는 많은 혼란이 있을 것이라 예측된다. 문화, 관습, 전통 뭐 이런 것 다 제쳐놓고 사고방식이 다를 것이리라. 생각하는 방식이 구체적으로 다르기 보다는 - 물론 그런 것도 있겠지만 - 미국인들이 이성적인 반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보다 감정적이라는 점이다. 이러한 면에서의 차이가 사회.문화적 전체적인 면에서의 차이보다도 더 크리라 추측해 본다.^^ 우리는 이성적으로 대화하는 환경 속에서 살지 않았기 때문에, 체험하고 느끼고 하는 감정적인 측면이 강하다는 것이다. 실제 정규 교육 과정에서 대화하고 토론하는 훈련을 전혀 받지 않았기 때문에 토론할 줄 모른다. 이런 토론 싸이트에서 이성적으로 글을 쓰고 토론을 하는 사람들은 소수에 지나지 않을 것이리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냥 두리뭉실하게 생각하고 감정적으로 교감하는 삶을 영위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생활했던 사람들이 사리가 분별한 그네들의 소통방식에 쉽게 동화될 수는 없을 것이다. .서양의 분명한 차이를 느껴보고 싶으시다면 다음 책을 참고해 보시길 바란다. 인식의 지평이 달라질 것이다. 생각의 지도 동양과 서양 세상을 바라보는 서로 다른 시선 / 리처드 니스벳 저, 최 인철 / 김영사

 

[그림을 못 넣겠군요!]

 

감정.감성적인 삶의 당연한 결과로 우리는 이성적인 토론에 전혀 익숙하지 않다. 이런 토론 싸이트에서조차도 토론이 싸움으로 변질되는 것은 토론의 규칙을 모르기 때문이다. 아니 어쩌면 공유된 토론의 룰 게임의 규칙 같은 것 - 이 처음부터 없었을 것이다. 결국 토론을 하다가 보면, 토론 자체에 대한 논쟁으로 귀결되는 경우도 있으니깐 말이다. 토론이라 함은 논리의 다툼이다. 체계적이고, 포괄적이고, 통합적인 면으로 확장되어야겠지만 단순히 논리에 근거를 둔 토론이 기본일 것이다. 논리가 맞으면 우리는 승복을 하고, 상대의 논리를 받아 들여야만 한다. 그런데 우리는 서로의 주장만 일방적으로 펼친다. 그러다 보니 부딪힐 도리 밖에 없다. 예를 들면, 한쪽은 내용을 이야기 하는데 다른 쪽은 형식 대해 주장을 한다. 이것은 배와 배를 띄우는 강과의 차이처럼 가깝지만 멀다. 또 논리의 비약이 심해진다. 그래서 서로 다른 지방 사람들이 만나서 화투를 칠 때 원칙을 정하는 것처럼, 우리는 기본적으로 토론의 룰 먼저 공부를 해야만 한다.

 

얘기가 길어졌다. 이성적으로 대화할 때는 이성적으로 대화를 하고 감성적으로 만날 때는 감성적으로 부딪혀야 한다. 그래야 소통이 잘 되고 매끄러운 대화가 된다. 조금 더 나아가 보자. 이성적인 대화에 앞서, 대한민국을 조금 더 깊이 생각해 보자.

 

대한민국은, 모든 제도가 형식은 있으나 내용이 없다. 어떻게든 형식은 취하고 있는 꼴이지만 내용물이 전혀 다르거나 없다는 것이다. 즉 가짜라는 얘기다. 기업제도, 정치제도, 법률 모든 것이 그렇다. 이런 제도나 시스템은 이론이나 원칙, 철학을 바탕으로 두고 태어난 것이다. 또한 피드백이나 반성을 거치는 과정이 포함되어 있어야 마땅하다.

 

우리나라 주식회사는 껍데기는 주식회사라고 하지만 진짜 주식회사가 아닌 셈이다. 개인기업의 내용을 갖고 있다. 회사 돈이 내 돈인 것이다. 한마디로 주머니 돈인 것이다. 그래서 기업의 돈으로 비자금을 만들고 차용을 하고 함부로 이용을 하려고 한다. 주식회사 대표이사가 개인기업의 사장의 마인드를 갖고 있다. 어쩌면 출발부터가 개인기업의 형태로 시작해서 나중에 법인으로 전환된 것이 많기 때문에 그럴지도 모른다. 미국의 주식회사가 처음 출발부터 여러명의 주주들의 참여로 주식회사가 만들어졌겠지만 우리는 형식만 그렇게 취한 것이다. 주식회사를 만들 때 혼자 힘으로 안 되니까, 투자할 사람들을 모집해서 공동 출자를 해서 출발하는 것이다. 주식회사는 이해관계가 분명해야 하니까 공정하게 서류를 작성, 보관해야만 한다. 그리고 철저하게 장부를 작성한다. 투자비율에 따라 이익을 나눠야 하니까 회계 기준을 마련하고 그에 따르고 결산을 해서 공표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감사를 받고, 상장되었을 경우 공인된 외부 회계감사기관에 회계 감사를 의뢰해야만 하는 것이다. 이런 과정에서 얼마나 시행 착오를 겪었겠는가. 수정하고 보완되어 오늘날에 이르게 되었을 것이다.

 

반면 우리는 어떤가? 흔히들 작은 회사들이 주식회사로 전환을 할 때, 어떤 게 세금을 적게 내느냐에 따라 법인으로 전환할까 말까를 고려한다. 개인기업과 주식회사는 형식과 내용이 판이하게 다른데, 어떻게 세금을 기준으로 결정을 하는가 말이다. 개인사업자나 법인이나 다 내 회사라는 개념이다. 이게 무슨 주식회사이고, 법인인가. 그러니까 더 커져서 일반인에게 공개가 되든 말든 개인회사처럼 회사 돈 사용하고 비자금 조정하고 어떻게든 빼돌릴 생각을 하는 것이다. 정말 엉성해도 너무 엉성한 생각, 개념이다. 여기에 무슨 사고가 있고, 원칙이 있고, 철학이 있겠는가. 그러니까,,, 기업들이 무조건 이익만 생각하는 것이다. 내용이 쫙 빠지고 형식만 존재하는 것이다. 그런데 기업제도만 그럴까?

 

한마디로 체험이 없는, 경험이 없는 앎은 앎이 아닌 것이다. 이해라도 제대로 했을까? 우리가 언제 학교 과정에서 기업의 의미이며, 회계장부 작성의 필요성이며, 이딴 개념들을 배웠는가. 그냥 장사하는 것이지. 그냥 돈만 벌면 되는 것이지. 그리고 나중에 법에 적용되어야 하니까, 법이나 제도가 문제될 뿐인 것이다. 법이나 제도는 사는 과정 중에 거추장스러운 장애물일 뿐이다. 한마디로 논리적으로, 지식적으로도 충분하게 이해하고 있지 못한 것이다. 직접 경험을 해서 충분히 알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머리로나마 최소한으로라도 이해를 하고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도 못한 것이다. 그런데 그런 사람들이 진짜 이성적이고 합리적이고 제대로 공부한 사람들과 토론을 하고 대화를 할 수 있을까? 애초부터 불가능하다. 팁 하나, 우리가 서양 사람들과 대화하고 협상할 때는 적어도 논리적이고 이성적으로 해야만 한다.

 

대한민국에선 죽은 개념들만 태어났다. 서양의 합리적, 이성적 개념이 임신되었지만 죽어서 태어났다. 민주주의, 기업제도, 주식회사, 자유시장경제제도 등의 모든 개념과 제도들이 아무런 내용 없이 태어난 것이다. 사산아가 잘 자랄 수 있을까.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하거나, 철저한 사유를 거치거나 하지 않은 지식은 아무런 소용이 없다. 그것은 바른 앎이 아니다. 우리는 이제 겨우 배우고 있을 뿐이다. 일부 사람들이 학습을 하고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에서, 민주주의? 개가 물어갈 개념이다!   다음 기회에


 

살면서, 대화하고, 함께 하면서 물어볼 일이다.

나는 참으로 제대로 사유하며, 아름답게 느끼는가를

 

 

 

2009. 7. 3.     20:17

 

이성적으로 생각하고 감성적으로 느끼고 싶은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