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아크로를 오랫동안 눈팅했었는데요. 

아크로가 트위터나 다른 커뮤니티에서 나오는 여론의 선행지표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어요.

너무 빨라서 타이밍이 맞지 않았을 때도 많았는데 시간이 지나고 나면 그 때 아크로에서 수없이 논쟁했던 사안들이 뒤늦게 트위터나 다른 커뮤니티에서 나오는 거 보고 좀 신기하기도 했어요.

저는 안철수 현상과 안철수를 구분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제가 2007년에 이명박 현상과 이명박을 분리해야 한다고 생각한 것처럼요.

저는 2002년에는 노무현을 찍었고 2007년에는 투표를 포기했는데 2012년에도 투표를 포기할 가능성이 클 것 같아요.

안철수가 억울한가요?

정말요?

왜요?

저는 정말 진지하게 묻고 싶어요.

속으로 안철수를 지지하기 위한 이유를 꺼내려고 정말 애썼는데 도저히 그 이유를 찾을 수가 없었어요.

이명박도 대통령을 했는데 안철수라고 대통령 못할 이유가 있을까? 이렇게까지도 생각해봤어요.

그런데 이명박은 안철수처럼 도덕성을 이미지 전면에 내세운 적이 없어요.

오히려 이명박은 도덕성 부분에서는 때가 좀 많이 묻었지만 일종의 부동산과 경제성장 신화를 이명박의 전면에 내세워 경제대통령과 국민성공 이미지로 포장했어요.

2007년에 이명박을 찍어준 사람들도 이명박이 성자라던가 도덕군자라고는 아무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을 거예요.

이명박의 도덕성보단 이명박이 만들어줄 수 있는 개개인의 욕망에 대한 기대심리로 이명박을 선택했죠.

그런데 안철수는 뭔가요?

처음부터 안철수는 철저하게 무릎팍도사나 힐링캠프처럼 예능의 영역에서 자신을 성자나 도덕군자 이미지로 포장해서 그걸 안철수 이미지의 전면에 내세웠어요.

그런데 이미 밝혀진 것만 해도 안철수의 도덕성은 이명박과 큰 차이가 없어요.

그리고 이명박은 안철수처럼 도덕성을 이미지 전면에 내세워 도덕성으로 남을 그렇게 질타하고 훈계한 적도 없어요.

안철수의 안철수 연구소 경영과 이명박의 현대건설 경영과 비교해보면 이명박이 이라크에서 큰 실패를 남겼다고 해도 최소한 무노조 경영과 비정규직 경영, 조달청과 대기업 위주의 쉬운 장사와 수백억의 정부사업지원, 업계 최하위의 급여와 업계 최상위의 안철수 연봉과 배당금, 그리고 안철수 연구소의 이자놀이까지 이명박과는 비교할 수도 없을 정도로 안철수의 안철수 연구소 경영은 초라하고 형편없어요.

그런데 안철수는 뻔뻔하게 소위 안철수의 상식이라는 기준을 만들어서 사회의 각종 부조리에 대해 책이나 강연, 청춘콘서트를 통해 질타를 하고 청춘들의 환호를 받았어요.

그러다가 말과 행동이 다른 안철수의 진짜 진실이 드러나자 이제와서 안철수의 그 추상같던 상식이 시대의 관행과 관례에 갈음하는 수준으로 후퇴해버리네요.

정말 안철수에게 마지막 양심이 있다면 이게 정말 말이 되는 이야기인가요? 

어떻게 안철수는 그렇게 뻔뻔할 수가 있을까요?

지금 거론하는 그 기준은 바로 안철수 스스로 자신이 강조하고 말해왔던 그 기준선에서 말하는 거예요.

전 정말 요즘의 안철수를 보면 2007년에 저렇게 사람이 뻔뻔할 수도 있구나 생각했던 이명박을 이미 능가한 것 같아요.

안철수를 보고 누가 착한 이명박이라고 했는데 이명박은 안철수처럼 착한 척은 안 했어요.

무릎팍도사와 힐링캠프를 보면 안철수를 알 수가 있다구요?

그렇게 잘 만들어진 예능프로에서의 인기로 대통령의 자질을 판단해야 한다면 차라리 귀여니 인터넷 이모티콘 소설을 통해 한국 문학의 수준을 판단하는 게 더 낫겠네요.

적어도 귀여니 소설은 우리나라의 10대를 뛰어넘어 중국시장에서도 10-20대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고 하니까요.

그 스토리라인이 전형적인 일본 로맨스만화의 스토리를 고스란히 차용한거라고 해도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