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관례라든지, 관행이라든지 확실히 이런게 있기는 한 것 같습니다. 가령 소프트웨어 말이죠. 관례적으로 불법제품 사용하는 경우가 많이 있었죠. 지금도 많이 그런 것 같고.(참고로 저희 회사는 딱 필요한 부문만큼만 정품을 보유하고 나머지는 모두 리눅스 운영체제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사실 좀 많이 불편하지만, 그래야 한다는 생각에서요.) 지금 당장은 모르겠지만 조금만 더 시간이 지나면, 불법 소프트웨어의 사용경력이 있는 공직 후보자는 아마 자질 검증에 걸릴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럴 때는 그런 생각이 들겠죠. '원래 다 그러지 않았었나?'

2. 다운계약서가 관행이었던 적이 있었던 것 같기는 해요. 특히 아파트의 경우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부동산에서 그렇게 해야 한다고 하니까... 관청에서도 관례적으로 용인해주니까... 뭐 그런 이유들로요. 안철수씨도 별 생각 없이 관행에 따랐을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3. 논문 표절여부는 아직 확실치 않으니까, 좀 그런데... 그런데 제가 학교에 다니던 80년대라면 아마 석사논문을 짜집기 한다든지 하는 그런 일들이 관행적으로 이루어지고 교수들도 이를 어느 정도까지 관례적으로 용인하는 그런 일들이 많이 있었을 것 같아요. 박사논문까지는 모르겠지만, 여튼 전 가방줄이 짧아서 확실한 것 까지는 모르겠고. 게다가 어학이 전공이라 학부조차도 논문없이 졸업시험으로 대신하는 바람에... ㅋ, 하지만 뭐 논문 써본 이력이 무슨 훈장같은 것은 아니겠죠.

4. 어쨋든 당시까지는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특히 '이것은 불법이야'라고 누구 한명 주지시켜주는 사람 없었던 것인데, 지금에 와서 갑자기 도덕적 잣대를 들이대니 당사자들은 좀 황당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좀 극단적으로는 '문대성'같은 사람도 억울한 측면이 있을 수 있다고 봐요.

5. 그런데 유독 안철수에게만 엄밀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안철수측으로서는 상당히 억울한 측면이 있을 수 있다고 봐요. 그저 관습에 따라 딱지를 사서 아파트를 구입한 것 뿐이고, 관행에 따라 다운계약서를 작성한 것 뿐인데, 여기저기서 떼거지로 비난하는 것으로밖에 생각되지 않을 수 있다고 봐요.

6. 그럼에도 불구, 안철수가 유독 비난을 많이 받는 것은 자기 스스로가 그리 만든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확실히 사람들은 10년 이상 전의 관행에 대해 좀 관대한 경향이 있죠. 다운계약서나 심지어 논문 베껴쓰기, 이런 것들에 대해서까지도요.(논문은 좀 조심스럽지만...) 딱지에 대해서도 암묵적으로 관대한 사람들이 많이 있을 수 있다고 봐요.

7. 하지만 자신은 절대 그런 일을 할 사람이 아니고, 곰보빵과 빨간 신호등 위반이 평생 마음에 걸리는 그런 순백색의 인간이라고 떠들고 난 이상, 도저히 안철수가 자기 자신으로부터 자유로와지기는 어려운거죠. 속된 말로 정말 재수없는 인간이 되어버린거죠. 뭐 그런 것까지는 그사람 취향이랄수도 있고, 혹은 그런가부다 하고 그냥 속은채로 살아갈수도 있는데, 하필이면 이걸 무기로 대통령 먹겠다고 나오니까, 갑자기 기분이 나빠지는 거죠.

8. 인간이 생각하는 상식이라는 선이 있는데, 보통사람들의 관행은 그저 상식이려니 하지만 순백색 인간의 관행은 상식이 될 수 없는 거죠. 그런데 상식을 이탈한 사람이 상식을 운운하니까 몇몇 사람들은 완전 빡치는거죠.

9. 사건이 터져 나올때마다, 박근혜하고 비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건 좀 잘못된거죠. 왜냐면 박근혜는 자기 자신을 무결점 인간이라고 떠든 적이 없거든요. 박근혜는 박근혜대로 분리해서 비난해야 하는 거죠. 박근혜 오물이 안철수의 땟국물을 정당화시켜주거나 깨끗하게 보이도록 만들어 줄 수는 없는거죠. 안철수는 자기가 원래 그런 인간이 아니라고 떠들고 다녔으니까, 자기 자신의 언어와 비교해야 하는 거죠. 박근혜 끌어들일 필요는 없는 거 맞죠.(오해 있을까봐, 미리 말씀드려요. 저는 원래 새누리당 인간들에게는 표 안줘요. 이번에도 마찬가지일 거구요.)


10. 소위 사람들이 말하는 '안철수 현상'이란 안철수 개인에 대한 열망이 아니라 기성정치의 혐오감과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국민들의 자발적인 '안철수 만들기'현상이라고 누가 그러던데, 왜 하필 안철수라는거죠. 그냥 자기 입으로 성인 운운하지 않는  그저 보통사람 정도만 됐더라도 이리 황당하지는 않았을텐데... 이 점에서 안철수도 억울한 측면이 있겠지만, 안철수같은 최악의 인간을 견뎌야하는 저같은 사람도 상당히 억울한 측면이 있는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