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lary Rose & Steven Rose는 진화 심리학이 남자의 바람기 등을 정당화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물론 남자의바람기와 여자의수줍음, 사취자(cheater)를 적발하고, 우리의 유전적 친족을 편애하고, 공격적으로 될 수 있는 우리의 능력을 정당화하는 것과 같은 좀 더 심각한 주장들도 있다.

And of course there are more serious claims, such as those legitimizing men’s ‘philandering’ and women’s ‘coyness’, our capacity to detect cheaters, to favour our genetic kin, to be aggressive.

(Hilary Rose & Steven Rose, Introduction, Alas, Poor Darwin: Arguments Against Evolutionary Psychology, 2)

 

 

 

이런 구절만 보면 이들이바람을 피우도록 진화했다라는 사실 명제에서바람을 피우는 것은 정당하다라는 당위 명제가 도출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이런 식으로 사실 명제에서 당위 명제를 무턱대고 도출하는 것을 보통 자연주의적 오류(naturalistic fallacy)라고 부른다. 예외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진화 심리학자들은 자연주의적 오류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이야기한다.

 

 

 

웃기는 것은 이런 사람들은 자신들이 좋아하는 이론이 어떤 사실을 설명할 때는 결코 정당화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예컨대 마르크스가 “자본가가 착취율을 높이려고 하는 이유는 이윤 압박 때문이다”라는 식으로 이야기 할 때에는 마르크스가 자본가의 행동을 정당화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설명하는 것일 뿐이라고 이야기한다. 또는 급진적 여성주의자가 “남자가 강간을 하는 이유는 여자를 통제하기 위해서이다”라는 식으로 이야기할 때에는 강간을 정당화하는 것이 아니라 설명하는 것일 뿐이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남자가 강간을 하는 이유는 유전자 복제를 위한 것이다”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그것이 곧 강간 정당화라고 발끈한다.

 

 

 

장난하냐? 진짜로 설명이 곧 정당화라고 생각한다면 그렇게 생각한다고 당당하게 밝혀라. 그리고 위에서 제시한 마르크스의 설명과 급진적 여성주의자의 설명도 정당화라고 우겨라. 진짜로 설명은 설명일 뿐이라고 생각한다면 진화 심리학자의 설명을 들을 때에만 정당화라고 우기는 짓을 그만 둬라.

 

 

 

이덕하

2012-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