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클래식 (go classic)  김신회님이 올리신 부고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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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5276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제가 공산주의자가 되었던 1932년에 우리는 무엇이라도 할 각오가 되어 있었습니다. 그런 대의를 위해 목숨을 잃었던 동료들, 자본주의 체제만이 아니라 공산주의 체제에서도 투옥되고 고문당했던 친구들을 지금도 기억합니다... 물론 제가 받아들인 대의가 실패했다는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 어쩌면 공산주의를 선택하지 말아야 했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더 나은 세상을 향한 이상을 품지 않는다면... 인류는 언제가 멸종하고 말 것입니다.


 ... 더 나은 세상을 원한다고 문제가 될 것은 없습니다. 오히려 완벽한 유토피아를 꿈꾸는 데 문제가 있습니다. 공산주의를 비롯해 대의를 주장하는 모든 이데올로기가 갖는 최악의 단점은, 너무나 고결해서 자신만이 아니라 타인의 희생까지도 정당하게 여기는 데 있다는 자유주의 사상가들의 지적은 옳습니다... 그러나 저는 원대한 희망과 절대적인 열정이 없다면 인간이 본래의 구실을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버릴 수 없습니다. 비록 그런 시도가 실패하더라도 말입니다."


-<<새로운 세기와의 대화>>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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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미디어 투데이 기사 중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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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BBC와의 인터뷰에서 스탈린이 사망한 직후인 1953년 소련을 방문하고 환멸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도 그 운동을 믿고 있다, 비록 오래 전에 투사이기는 그만뒀지만 말하자면 1956년 이후 나는 조심스럽게 투사로서가 아니라 동조자로서 자신을 개조시켰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부음을 전한 딸은 홉스봄이 지난 주 손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무엇이냐고 묻자 "호기심을 가져라, 호기심은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최대의 자산"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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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성에 대한 믿음이 밑바닥으로 추락하고 체계의 질서가 역사를 배반하는 그 순간, 개인적 삶이 체계의 주변부로 소리없이 밀려나는 냉혹한 그 순간에, 구조화된 반목과 질시로 점철되고 있는 이 무한경쟁의 세계 안에서 공동의 인간적인 전망이 조금이라도 설 자리를 찾을 수 있다면, 그것은 오로지 홉스봄 같은 특별한 의미의 역사가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어느 누가 자신의 미래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가?  그리고 어떤 미래가 자신의 과거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가? 그 미래와 저 과거 사이에서 부유하는 모든 것들, 사건들, 사물들에 인간적인 의미를 건져 올리는 것. 역사가들이 할 수 있는, 그리고 역사가들이 할 수 밖에 없는, 처음이자 마지막 것. 소리없이 사라지는 망각을 최후까지 인간화하는, 그 마지막 것.